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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터키)의 역사를 알고 읽었으면 책읽기의 즐거움이 배가되었을 것을
"이슬람 (터키)의 역사를 알고 읽었으면 책읽기의 즐거움이 배가되었을 것을" 내용보기
이 책은 2006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터키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작품이다. 노벨문학상이 아무한테나 주는 게 아니므로 이 작품의 문학성은 일단 검증되었다고 봐도 된다는 뜻이다.   내 모교인 외대에는 단과대로 서양어대학<서대>과 동양어대학<동대>이 있었는데 터키어과는 동대에 속하였기 때문에 내게 터키는 그냥 동양의 한 나라로 인식되었다. 지금 학교 홈피에 가서 확인
"이슬람 (터키)의 역사를 알고 읽었으면 책읽기의 즐거움이 배가되었을 것을" 내용보기

이 책은 2006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터키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작품이다. 노벨문학상이 아무한테나 주는 게 아니므로 이 작품의 문학성은 일단 검증되었다고 봐도 된다는 뜻이다.

 

내 모교인 외대에는 단과대로 서양어대학<서대>과 동양어대학<동대>이 있었는데 터키어과는 동대에 속하였기 때문에 내게 터키는 그냥 동양의 한 나라로 인식되었다. 지금 학교 홈피에 가서 확인해보니 터키어과는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로 개편되었고,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언어 등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지역의 국가의 언어는 터키어의 방언"이라는 설명이 터키가 한 때 광대한 지역을 장악했던 오스만투르쿠제국의 후예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역사와 지리에 취약한 나이기에 - 무엇에는 취약하지 않더라마는 - 타임지를 정기구독할 때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과 쿠르드족 구박을 연계하여 왈가왈부하는 기사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동양의 나라가 왜 유럽에... 무 자르듯 싹둑 잘라 동서양을 나누는 건 어디까지나 이해의 편의를 위해서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내 고향 양평읍에 행정구역상 여주군민이 와서 장을 보고, 행정구역상 광주군에 사는 애들이 나와 함께 중학교를 다녔고, 충남 천안에 사시는 작은엄마는 경기도 평택으로 일하러 가시기도 한다는데.. 행정구역이 생활반경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

 

터키는 아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나라로 지중해를 접하고 있고 행정구역상(?) 아시아에 속할지라도 마음은 유럽을 지향하는 나라인 것 같다.

 

이탈리아와 터키는 축구할 때, 한 때 영화롭고 광대한 영토의 로마제국과 오스만투르크제국에의 향수를 축구로 달래는 것이 아닐까?

 

이슬람의 역사와 이슬람권에서 전설같은 사랑이야기의 주인공들 등이 언급될 때 이슬람에 대한 나의 무지에서 한 번, 수입되는 외부의 화풍에 맞서 고유의 화풍을 지키려는 자와의 갈등에서 도대체 왜 그림 그리는 방식이 뭐 그리 중요해서 2건의 살인을 불러야 하는지 미술적 무식에서 또 한 번, 나의 독서는 장애물을 만났다.

 

물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에서 거기여서 사람을 다루는 문학은 보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예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터키와 이슬람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읽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으리라.

 

두 아들을 키우며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여인 Shekure와 어린시절부터 그녀를 사랑한 남자 Black의 사랑이야기와, 살인범을 찾아나가는 이야기가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있고, 그 사이에 살해되어 우물바닥에 던져진 송장, 형수를 사랑하여 형이 죽었다면 Shekure가 자기 아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동생 하산 (성경에 의하면 이스라엘에도 형사취수제가 있었고 고구려에도 형사취수가 있었다고 하는데 터키에도 있던 모양이다), 살인자, 주변사람들 각자, 심지어 동전, 그림속의 개, 빨간색 (작품 제목과 동일하다) 등의 화자가 등장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내 주목을 받은 인물은 방물장수 Esther인데 옷파는 것이 주업인지 부업인지, Shekure와 블랙, 하산 등의 편지를 약간의 수고비와 함께 몰래몰래 전달한다. 에스더는 성경에서 '죽으면 죽으리라 (If I perish, I perish)'라며 죽음을 각오하고 왕앞에 당당히 나선 아름다운 여성인데, 터키 소설에서 그 이름을 발견하니 좀 뜻밖이었다.

 

심하게 잘 생긴 관계로 아가씨들이 따라다녀 언니 속을 태운 내 조카 대학생 이용기가 한국에 있고, 며느리인 양귀비를 사랑한 당헌종 이용기(이융기)가 중국 당나라에 있었고, 장개석 마누라 '송미령'이 중국(대만)에 있었고 한국에도 내 친구 '미령'이가 있듯이, 터키의 종교는 이슬람이라더도 성경에 언급된 많은 지명이 터키에 있고 기독교 성지순례 코스이다. 즉, 이 지역에서 옛날부터 이스라엘민족과 아랍민족과 투르크족이 서로 이웃하며 싸우고 화해하고 많은 문화를 주고받았다는 얘기다.

 

책을 읽으면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나의 무지와 함께 그동안 나의 독서가 얼마나 영미유럽에 치우쳤는가, 영어권을 통하여 그들을 바라보았나를 함께 반성하였다.

 

오르한 파묵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 노벨상위원회는 우리보다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으로도 다투기도 했기 때문에 터키와 이스람에 대한 이해가 높을 것이다.

 

그러면서 드는 또 다른 생각은 남북한 인구와 한국어를 이해하는 해외교포 모두 합쳐야 1억이 될까말까 하는 세계언어의 변방일 수 밖에 없는 한국문학이 노벨문학상을 받기가 정말 어렵겠구나 하는 절망감이었다. 노벨상위원회가 있는 스칸디나비아는 우리와 지리적, 역사적으로 얽히지 않았고, 최근 들어 조선(바이킹의 후예들이므로 배가 필요해), 휴대폰(노키아) 등의 경제적 분야에서 협력 또는 경쟁하긴 하지만 서로를 역사적, 문화적으로 이해하기는 아직도 멀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의 외국어로 번역(반드시 번역의 질이 좋아야 한다)을 꾸준히 하여 한국문학을 외국에 알리는 동시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작업이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 이것은 노벨문학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수행해야 할 작업인 동시에, 그렇지 책을 안 읽는 우리나라의 사람들의 독서행태를 고려할 때 한국문학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한국문학의 건투를 빈다.

p***9 2010.04.06. 신고 공감 2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My name is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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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1년의 터키, 슐탄(무랏3세)은 궁정화가 에니쉬테에게 오토만 제국의 영광을 기리기 위한 책을 유럽풍으로 제작해줄 것을 비밀리에 부탁한다. 에니쉬테는 자신의 공방의 4명의 수석 도제 미술사들에게 (Butterfly, Olive, Stork, 그리고 Elegant) 그것이 유럽풍으로 제작될 것임을 알리지 않은 채, 일을 시킨다. 어느날 Elegant가 행방불명이 되는 한편, 지난 12년간 이스탄불을 떠나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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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1년의 터키, 슐탄(무랏3세)은 궁정화가 에니쉬테에게 오토만 제국의 영광을 기리기 위한 책을 유럽풍으로 제작해줄 것을 비밀리에 부탁한다. 에니쉬테는 자신의 공방의 4명의 수석 도제 미술사들에게 (Butterfly, Olive, Stork, 그리고 Elegant) 그것이 유럽풍으로 제작될 것임을 알리지 않은 채, 일을 시킨다. 


어느날 Elegant가 행방불명이 되는 한편, 지난 12년간 이스탄불을 떠나있던 에니시테의 조카 블랙 (Black)이 이스탄불로 돌아온다. 12년전 에니시테의 딸 세큐레에게 연정을 품었던 그는 아직도 세큐레를 잊지 못하고 있었으나, 세큐레는 이미 결혼하며 (Black은 세큐레보다 12살이 더 많다.) 두명의 아이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세큐레의 남편은 전쟁에 나간후 4년째 행방불명인 상태이다. 이슬람법에 의하여, 사실 세큐레의 남편이 사망한 것이 밝혀지면, 그의 동생, 하산이 세큐레와 다시 결혼할수 있었고, 하산 또한 원했으나, 세큐레는 하산을 피해 아버지 집에 머물고 있었다.


행방불명이 되었던 Elegant가 몇일후 우물 밑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그를 누가 왜 죽였을까? 

-- 소설의 도입부는 죽은 Elegant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이 소설도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의 시작을  가진 책중에 한권이 되지 않을까 한다. 책은 각 챕터마다 화자를 바꿀뿐만 아니나, 화자가 인물에서 인물, 그리고 인물에서 사물, (동전, 색깔, 나무, 죽음) 등으로 옮겨가며, 전지적 작가 시점을 구성할 뿐 아니라,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해결하기 힘든, 사물의 관점에서 얘기를 함으로써, 오히려 더 구체적인 역사적 정보, 묘사를 이루어 내고 있다. 단점은 소설의 극적 진행이 다소 느려지고, 어떤 부분은 약간 반복되는 느낌을 주어서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지루해지는 면이 없지 않다. 


에니시테가 블랙에게 책의 미완성부분을 완성해 주기를 바라여, 블랙은 에니시테의 집에 자주 가게 되는데, 갈수록 세큐레에 대한 블랙의 연정은 깊어만 간다. 어느날 밤, 블랙과 세큐레가 남몰래 만나던 때, 에니시테마저 그의 집에서 살해된다. 누가 죽인 것일까? 같은 범인이 죽였을까? 그렇다면 왜 에니시테도 죽인것일까? 범인은 책의 맨 마지막 챕터 전에 밝혀지고, 그가 왜 죽였는지는 책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이슬람 미술사와 종교와의 갈등을 밝혀내면서 서서히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미술이라는 것이, 서양도 종교미술에서 발전하였다. 책값이 비쌌던 르네상스 이전에, 글은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쓰여졌을때, 그림이 성경을 대신하였다. 여러 성당들의 안과 밖은, 성경관련한 그림과 동상들로 채워졌고, 가난한 이들은 그 그림과 동상을 통해, 성경을 배웠고 믿음을 지켰다. 

르네상스 이전에 아기 예수를 그린 그림을 보면, 이상하게 생긴 아주 키작은 남자를 대개 그렸다. 아기 예수를 아기로 표현하기엔 종교적 이유로 그러지 못했고, 아기를 표현하기 위해, 남자를 아기 크기만큼 그렸기 때문이다. 르네상스에 와서 드디어 천사도 아기 예수도 아기로 그리기 시작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인간을 스스로를 닮게 만들었는데, 어느덧, 인간이 자신을 닮은 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성경속의 이야기에 관한 그림이라도, 어느 화가, 어느 조각가가 표현하는 가에 따라 달랐다. 다빈치는 원근법을 적용했고, 카바라조는 리얼리즘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미켈란젤로는 24살에 피에타를 조각하고 그의 이름을 성모마리아의 가슴의 옷깃에 새겼다. 나중에 인간세상의 왕과 귀족의 권력이 더 커지면서, 미술은 종교에서 점점 벗어나, 권력과 돈이 많은 인간을 그렸고, 마침내, 순수한 자연을 그리기도 했다. 


소설에서 파묵의 소개로 알수 있는 이슬람 미술은, 종교적, 역사적 이야기의 중요도에 따라 인물의 크기를 결정했고, 그림의 가운데 두었다. 원근법은 인간의 눈으로 보고 인간적인 관점에서 그린것이라 배제했고, 사물과 인물은 신의 관점에서 보고 그린것일수 있도록 정해진 바에 따라 그렸으며, 화가의 개개인의 스타일은 발전 시킬수 없었고, 화가의 싸인은 남길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슬람문화는 우상숭배를 금지하여, 모스크에는 신을 형상화하거나 우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것도 금지하였기에, 미술 또한 그러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니, 이러한 것을 어기는 것, 결국은 서양의 미술기법은 신성모독이며, 이단이였다. 한데, 젊었을적 슐탄을 따라 베니스를 여행했던 에니스테는 이런 서양미술에 감탄하였으며, 슐탄 또한 그런 기법으로 책을 완성해줄 것을 부탁하였던 것이다. 


파묵은 이 책에서 신에게 어떠한 의심도 허락하지 않는 절대복종을 받아들이는 이슬람종교와 문명이 르네상스에서 꽃피는 인간중심의 서양문명과의 충돌과 갈등을 보여준다. 사실, 책에서 나오는 이슬람 종교과 문명속의 전설과 이야기들에 좀 더 익숙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았고,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인도, 이란, 그리고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엉킨, 터키도 엄청나게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  


되돌아 보면, 르네상스 이후, 서구의 역사는 신의 권력이 인간 이성에 의해 서서히 무너지고, 그 권력의 진공상태를 오랜 기간 동안 인간중심으로 채워나간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로얄 o******4 2019.08.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