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이 책으로 [동양윤리사상] 수업에서 공부를 하며 책을 정독해보았다. 참으로 ‘중국철학회’ 선생님들이 정성들여 논문 하나하나 써내려간 흔적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벌써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표지를 장식하고, 대륙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앞 표지의 그림은 문화대혁명 중 홍위병들이 공릉의 비석을 쓰러뜨리는 장면이다. 아지아적 가치(Asia Values)라 하여, 동아시아의 급속한 경제발달의 원동력을 유교문화권에서 찾곤 하였다. 그러다가 20세기 말이 되어, 동아시아 즉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이 경제위기에 빠지자 다시금 아시아의 가치들을 경시하게 되었고,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과 같이 유교적 가치를 무시하는 운동도 일어났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다시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을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며 다시금 전통윤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중국에서도 공자의 의미를 다시 찾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도 퇴계학, 한국학 등 유교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학문적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저서에는 그동안 중국철학회 회원들이 쌓아 온 학문적 결실들을 정성들여 엮어놓았다. 먼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사라는 커다란 흐름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철학의 의미들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내가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읽어 왔던 중국 역사책과도, 철학책과도 확실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둘러싸고 있는 시공간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철학적 입장들을 되살려 내고자 하였다.” 선진유가부터 시작하여, 먼저 제국시대의 제자백가 사상들을 나열하여, 책을 들어감에 있어 중국철학사상의 초석이 되는 유가, 묵가, 도가, 법가 등을 살필 수 있다. 선진 유가로 시작한 유학의 흐름은 한대 경학, 북송 성리학, 남송 성리학, 명대 양명학, 청대 철학, 현대 신유가.. 이렇게 역사 속의 시간을 따라 철학사상이 전개되고 변형, 발전하는 것을 연대기적으로 쉽게 살필 수 있다. 도가의 경우는 선진 도가, 진한대 도가, 위진 현학... 개인적으로는 중국에 불교가 전래되는 시점에 대한 논의들로 시작하여 불교가 중국화 되어가는 과정과, 중국이 불교화 되어가는 과정을 다룬 위진 남북조 불고, 수당 불고 부분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어느 학문이나 사상, 철학, 혹은 종교가 새로운 지역에 토착화된다는 것은 정말 매우 거대한 역사의 변화이다. 인도에서 이미 자기 나름의 체계적인 철학을 형성해버린 불교가, 오만하리만큼 자존심 강한 중국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도가적 가치와 개념’들이 매우 유용하게 이용되었다는 사실, 즉 격의불교의 시대는 학문적 관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주제였다. 또한 남송과 북송의 지역적 차이로부터 생겨난 정치적인 차이점들이 불교에도 영향을 주어 남과 북이 전혀 다른 양상의 불교가 자리 잡게 된 것도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역사를 시대 순으로 열거한 것도 아니고, 다양한 철학을 백과사전처럼 번잡하게 나열하지도 않는다. 독자들의 학문적 관심들을 자극하며 거대한 황하 강과 같은 역사의 흐름 속에 위치하는 중국 대륙 철학의 변화 발전들을 매우 재미있게 써내려가고 있다. 요즘에도 중국 철학이나 윤리사상을 공부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하고 참고하는 책이다. 중국 역사와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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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국 철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가장 많이 아는 것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발전시킨 '유가(儒家)'일 것이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나올 만큼 우리나라에도 중국의 철학은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
그러나, 그 철학과 당시의 사회 상황과의 관계성, 또, 오늘날에 미치는 현재성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히 철학만을 논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오랫동안 중국의 역사와 철학을 연구해 온 중국철학회에서 '순수 철학사의 추상성이나 유물론적 철학사 이해의 단순함과 경직성을 넘어서 삶을 둘러싸고 있는 시공간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철학적 입장들을 되살려 내고자' 펴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쯤되니 너무 어려워진다.
철학과 그 시대의 역사까지 아우르려다보니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조금 벅차게 느껴질 수도 있다. 분량도 430여 페이지에 달하는 데다가 선진 유가에서 시작해서 선진 묵가, 선진 도가......성리학,양명학, 청대 철학, 변법 운동,신유가, 모택동주의까지... 자칫 지루해질 우려도 있다.
나는 학교에서 동양사상사 시간에 교재로 이 책을 읽었다.
전공이었지만 조금은 지루했고, 철학과 그 시대의 역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조금 힘겨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중국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 보아도 좋을듯 싶다. 관심이 없다면 애초에 이 책을 집어 들지도 않겠지만.... [인상깊은구절] 폐불의 군주가 '천하가 왕토'라는 전통적 중국의 세계관에 빗대어 종교의 배타적 권위를 용납하지 않고 현실의 국가에 적응할 것을 강요했을 때, 중국 불교도는 고통받고 살아가는 개인의 현실적 삶에 주목하여'지금''여기'에서 해탈의 진리를 발견하려고 했다. 해탈이란 '지금''여기'에 주어진 모든 조건으로부터 벗어난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조건에 맞서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바로 그 조건 속에 해탈과 해탈의 제약이 공존해 있다는 것이다. 정신에 내재하는 대립성을 극복하는 데 중심을 두는 인도 불교가 중국에 와서는 외재하는 현실과 그 속에 살아가는 개체의 정신 사이에 존재하는 대립성을 극복하는 문제로 바뀐 것이다. 이것은 확실히 중국의 전통적 현세주의에 부응하게 된 중국다운 불교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