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은 실용적이어야 한다. 흔히 생각하는 철학의 난해함은 결국 철학이 근본적인 목적을 상실했다는 사실이 현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삶의 문제를 해결할 때 사람을 쓰거나 돈을 쓰는 방식은 손쉽지만 단수가 낮다.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문제라면 그렇게 해결할 수 있지만 더 어려운, 근본적인 문제에도 그렇게 대응할 수는 없다. 그때야말로 철학의 유용함이 빛을 발한다. 사유를 무기로 삼아온 서양철학이 관념론으로 지나치게 흘러 철학을 위한 철학이 되었다면, 그보다 더 모호하고 관념적인 듯한 동양철학은 면면이 그 실용성을 계승해왔다.크게 말해 철학이라고 하기엔 좀 뭣하지만, 아무튼 저자 조용헌은 그런 동양의 정수를 찾아다니며 책을 쓴 사람이다. 그가 조선일보에 기고했던 '조용헌 살롱'이 같은 제목으로 묶인 책이 나와서 읽어봤다. 이전의 책들이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파고들었다면, 이 책은 칼럼이라서 저자의 사적인 해석이 많이 개입되었다.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다른 책에 나온 고수들의 이야기가 하도 수준 높아서 오히려 이 책은 격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천하를 주유하며 기인달사를 만나는데 벤츠 한대 값은 쓸어넣었다는 조용헌씨의 내력이 이미 보통사람이 넘었음은 인정한다. 그의 책에 빠지지 않는 풍수, 사주, 족보는 이번에도 주요한 해석 도구로 들어가 있음은 물론이다.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제서야 조용헌의 책이 나온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책에 나온 맨 마지막 문장에서 그가 수행과도 같은 이 길을 걷는지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다른 고수에 비해 격이 좀 떨어질지언정 진정한 자신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 책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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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책을 받아들면 일단 뿌듯하다. 내가 도달하지 못한 세상에 나를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그가 저명한 컬럼리스트가 될 수 있을만큼 축적한 지식과 정보의 양은 참으로 방대하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건져냈을까. 대부분 고서와 학자들을 통한 것들이겠지만 그의 지적인 욕심은 따라갈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전국팔도를 누비고 다니면서 세상잡다한 것들을 들여다보는 그가 자동차면허증이 없다니 참으로 의외였다. 하긴 남의 차 타고 다니는게 얼마나 편한 일인지 실제로 운전을 해보면 알일이다. 그런 그에게도 요즘은 슬슬 면허증을 따야할지를 궁리중이라니 남의 발품을 빌리는 일도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특히 그는 조선의 명가나 부자들에 대한 정보가 많은데 그의 다른책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는 것 같아 그의 부에 대한 단단한 사고가 늘 반갑다. 신교는 물론 구교, 민간신앙에 이르는 그의 종교관도 놀랍기만 하다. 오히려 많이 알기때문에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악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산들이 사실 '기'가 충만하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다. 그저 흙산에 비해 관절에 무리가 갈까싶어 등산을 주저했는데 그의 말처럼 좋은 정기가 많다면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반드시 산을 타야할 모양이다. 책표지에 나온 사진을 보노라면 꽤나 부지런해보이긴 한다. 저 조그만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어찌나 밝은지 그의 심중에 있는 그릇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의 인격이나 지적이 수준등등이 그의 곁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일런지 모른다. 아니면 운전도 못하는 사람이 기차타고 버스타고 하면서 방방곡곡을 헤집고 다니니 어찌 지인이 많지 않을까. 이렇게 욕심 충만해 보이는 그가 의외로 소박하고 담백한 삶을 소망한다니 의외이다. 하긴 손안에 쥔 돈보다 더 많은 재산이 있으니 어디인들 가난할 것인가. 출간한지 오랜 책이지만 언제 읽어도 신선하다. 아마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망설임없이 집어들 수 있는 책이 아닐까싶다. 좋아하는 등산 열심히하고 자동차면허도 따서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전해주었으면 싶다. 어차피 내능력으로는 그가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하나만 얹는 수밖에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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