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는 못하면서, 아니 잘 안 하면서, 요리 관련 책을 보는 일은 좋아한다. 이 무슨 배반적인 노릇인지. 못하니까 더 자주 보게 되는 건가? 책만 보고 있으면 요리가 하고 싶어지는 것도 아니면서, 맛있겠다 해 먹어 봐야지 하는 것도 아니면서 나는 왜 종종 이렇게 음식 사진을 앞에 놓고 설레는 것일까. 어쩌면 이게 내 방식의 힐링 방법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 오늘 처음으로 해 본다. 음식 사진 보고 있으면 흐뭇하다.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하다. 맛있겠다, 먹어 보고 싶다까지 식욕이 생기는 건 아니라 나도 내가 의아하기는 하지만 윤기 흐르면서 빛나는 음식 사진을 보고 있으면 다른 일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가 된다. 이제까지는 음식을 만들지도 않으면서 사진만 보고 그치는 것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이제부터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내 기분이 좋아진다면, 먹어서 소화불량이 된다거나 살이 찐다거나 건강을 해치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는 보고 즐겨도 괜찮지 않겠는가 말이다. 내 취미에 이걸 넣어야겠다. 좀 쑥스럽기는 하지만 맛있는 음식 사진 들여다보기. 지금으로서는 큰 가능성이 없지만 이렇게 대놓고 자꾸 보다 보면 나도 뭔가 만들어 먹어 보려고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작년에 한참 도시락을 싸 다닐 때 구입한 책이다. 뭔가 새로운 반찬이 있나 하고. 그런 건 없었다. 그냥 나는 늘 먹던 것을 만들어서 도시락으로 쌌고 이 책은 구경 용도로만 쓴 셈이다. 이제는 도시락을 쌀 일도 없고, 앞으로도 도시락을 싸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저 일상의 반찬을 만들 때 참고로 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요리책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효과적일까? 요즘은 폰만 열어도 쉽게 요리법을 알 수 있기는 한데. 관심 있는 요리법만 뜯어서 따로 파일을 만드는 것은 너무 구식인가?(어이없게도 나는 지금 또 무얼 궁리 중인가? 요리가 아니라 책 정리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