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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번역서를 볼때마다 도대체 누가 제목을 이렇게 지은 것이야? 하는 의문이 생길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 때 중에 하나이다. 책 원제는 Who Contorls the Internet?: Illusion of a Borderless World 이다. Yes 24는 오늘 현재, 원제도 of 를 df 로 쓰는 오류를 범했다. 하하..
아무튼,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정확한 원제는 "누가 인터넷을 통제하는가? : 국경없는 세계의 환상"이라고 번역해야 맞다. 그리고 이 제목이 책의 핵심을 관통한다. 인터넷 권력 전쟁이라고 하는 건 틀린 이야기이다. 인터넷를 두고 국가가 권력을 잡기 위해 움직인다는 이야기인지, 인터넷이 권력전쟁을 일으킨다는 이야기인지 알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인터넷 연구에 관심있는 사람,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언급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구입한 다음에 언급하는 걸 듣게 되었지만 말이다. 더불어 나는 원서로 읽어서 번역이 어떨런지 모른다.
이 책의 핵심은 자유롭고, 통제불가능해보였던 인터넷을 두고 각 '국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인터넷을 '국가'아래 통제하는 지를 인터넷 처음 초창기의 예를 들어 설명하는 책이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현재에도 매우 유효하다. 유튜브에 대해 본인확인제를 실시하라고 한국 정부가 강요할 수 있는가? 만약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불가능하다면 왜? 이런 문제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할때에도 살펴볼 책이다. 이런 고찰없이 무작정 국가의 제도를 다국적 기업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런 걸 두고 국가의 정책적 지렛대(leverage)라 부르는 것이다. 방통위 공무원들은 한번씩 읽고 고민해야 한다.
사실 이것외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의식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닷컴(.com) 도메인을 구매하고 co.kr이 세계적 대표 도메인이 아닌 관계로 구매안 할 수도 있지만, 닷컴 도메인을 구매하는 순간 이 도메인에 대한 수익은 미국의 연방정부 통제 아래 있는 민간기업에게 간다. 즉, 왜 세계적 대표 도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닷컴을 갖는데, 그 수익이 전 세계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 기업으로 가는지, 인터넷 전체의 통제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인지 등등 고민할 거리가 수백가지가 담겨 있다. 물론, 책에서는 인터넷 개발자 한명이 도메인을 개인의 손 아래 두었던 사례로 돌려 이야기 하지만..
사실 이런 식의 좋은 책들이 우리나라에 나와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과 관련된 좋은 연구 책들은 대개 법학 아니면 경제/경영학에서 나왔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매우 앞선 풍토를 보였지만 - 인프라와 연결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 컨텐츠에서도 그렇다 - 대개 미국이 처음인 것처럼, 미국이 이끄는 것처럼 알려져 있다. 이 책처럼, 내용을 가지고 한국의 것을 제대로 쓰는 연구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 |
| 인터넷은 세계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자유의 꿈에 도취된 사람들이 격정에 찬 목소리로 ‘인터넷 독립선언문’을 열정적으로 낭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은 선 하나만으로 세계의 이쪽 끝과 저쪽 끝을 연결하고, 사람들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인류를 자유로운 존재로 만들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은 과연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오늘날 인터넷이 없는 삶을 생각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초기의 희망과는 달리 인터넷이 우리에게 자유를 안겨주지는 못하였다.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인터넷은 모든 장벽을 허물지는 못했다. 바로 언어의 장벽이다. 영어를 자유로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컨텐츠가 지역간의 언어적 장벽으로 같혀 있는 세상이 되었던 것이다. 인터넷에는 더 많은 장벽들이 있다. 바로 사용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생겨난 장벽이다.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물건의 교환을 감시자가 없이는 신뢰를 구축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인터넷은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을 위해 다른 기관에 권위를 위탁하게 되었다. 인터넷에 장벽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 도메인 설정에도 장벽이 생긴다. 각 나라별로 도메인을 달리 설정하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각 나라의 실정법 사이의 충돌도 결국은 각국의 실정법이 인터넷에 대한 관할권을 갖는 것으로 추세가 굳어지게 되었다. 인터넷이 창출할 것 같은 자유로운 반권력적인 권력은 이제 신기루가 된 것인가. 해커들이 각종 범죄를 저지름에도 불구하고 용인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을 추구하던 사람들의 정신적인 후예로서 인정받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해커는 점점 확실한 범죄자로 여겨지게 되었다, 역시 법 권력이 우위에 서기 때문이다. 이제 해킹은 인터넷 자유선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취업의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 인터넷은 이제 권위에 의해 제한된 자유를 누리는 공간이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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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를 '인터넷 강국'이라고 하죠. 하지만 과연 그런가요. 인터넷선의 보급률은 높고, 왠만한 일은 죄다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걸 보면, 확실히 인터넷이 생활 속으로 파고 든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확실히 답을 하고 넘어왔다고는 말하기 힘든 것 같아요. 그것도 인터넷으로 사람들이 연결되는 것은 어떤 철학적 의미가 있나, 이런 추상적인 질문이 아니라, 현실 세계와 인터넷이 어떻게 접합되어 있나, 이런 부분에 대한 실제적인 질문을 거의 무시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온 느낌입니다.
그건 아무래도 80년대부터 인터넷이 만들어져온 미국에서의 기반과, 90년대 후반 급작스럽게 통신 수요가 폭발하여 인터넷이 확산된 한국에서의 짧은 역사의 차이이긴 하겠지요.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전자 정부'라든가, 정부 통제에서 벗어난 자유 인터넷 등의 개념은, 우리로서는 (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받아들였을 일부 선각자를 제외하고는) 그저 책으로만 알 수 있는 피상적인 과거일 뿐이거든요.
그래도 온라인 세계가 오프라인 세계와 어떻게 연관되어 왔고, 어떻게 멀어지고 또 어떻게 가까워져왔는지를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바로 이 책의 의미가 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 몰랐던 만큼 진작 읽었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책은 크게 모든 현실 세계에서의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인터넷 혁명기, 정부가 인터넷에 영향을 발휘하기 시작하던 정부 관여기, 그리고 상생적인 단계로 나아간 상호이용의 단계까지 크게 세 단계로 인터넷 시대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 하는 것은 인터넷에 관련된 법문제의 전문가인 저자들의 법적인 방법론이지요.
지금 주변에서, 오프라인의 세계를 온라인의 세계와 구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아니, 온라인 세계만에 빠져 사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프라인의 한국이라는 범주와 온라인에서의 한국이라는 범주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의미에요. 아무래도 한글 사용 국가가 한국 밖에 없다보니, 둘의 구분은 너무 당연한게 되어버렸죠.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던 기존의 인터넷에서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인터넷으로 새로운 전자정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터넷 선각자들의 용기가 부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경험조차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억울한 감도 없지 않은데요.
하지만 명백하게, 정부의 손은 인터넷 세계에도 덥쳐 왔던 것이고 이 책은 다양하게 그런 법을 이용하려는 개인과 인터넷에도 현실세계처럼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영토기반 정부들의 움직임을 잘 잡아내고 있습니다. 결론은? 결론이랄께 있나요 애당초 우리가 인터넷에서의 일탈을 꾀하던 혁명 세력도 아닌데요. 그래도 책 내용은, 무엇보다 실무적인 예시들이 재미 있고, 읽을 만하다는 점은 밝혀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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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자들이 쓴 책이라 그런가. 지금까지 나온 인터넷에 대한 책 중 가장 현실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는 책. 인터넷이 열어준 미래의 공간, 시대에도 현재의 법과 정치의 논리가 그대로 관철된다는 것을 보여준 아주 흥미로운 책. 이베이, 야후등 인터넷 기업들과 관련된 여러 흥미로운 사례들이 들어있다. 이에 비할 수 있는 국내 저서로는 서울대학교 홍성욱 교수의 [네트워크 혁명, 그 열림과 닫힘] , 들녁 출판사, 의 책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이 현실주의적 접근에 있어서 훨씬 더 정교하다. 아마 과학사학자와 법학 교수의 차이이리라. 다만 출판사가 번역을 하면서 원서에 있던 각주를 모두 삭제하는 만행을 저지렀다. 그럼으로써 이 책이 갖고 있는 정보 제공적 요소가 상당히 반감되었다. 왜 그랬을까... 출판사의 성의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상태평점을 별 2개를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