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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 자켓에는 바르게 표기되어 있으나, 원제목인 hard corps는 '하드 콥스'라는 잘못된 제목으로 한국에서 통하는 것 같다. 이 어구는 일종의 말장난인데, 기성의 관용구 hard core의 비슷한 발음을 이용해서 '빡센 팀'이라는 의미를 환기시키려는 의도이다. 사실 corps와 core는 의미와 철자가 다를 뿐 완전히 같은 발음이다. p와 s가 동시에 묵음이 되는 특이한 성질 때문에 과거 본고사 시절 입시에 자주 출제된 항목이다(지금 애들은 아마 모를 듯).
그를 넘어, 사실 제목과 내용이 서로 맞지 않기까지 하다. 이 작품 중 '해병대 출신'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고, 해당 사항 있는 캐릭터는 모두 미 육군 예비역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corps에는 '해병대'란 뜻만 있는 건 아니고, 육군의 군단을 가리키거나, 심지어 느슨하게 '그저 팀'이란 뜻도 빈번히 표시한다. 하지만 아무 부가 설명 없이 corps라고 하면 당연 평균적인 미국 남성 관객이'해병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부심 높기로 유명한 저들 제대군인(육군 알기를 뭣처럼 아는)들이 이 작품 제목에 corps가 쓰이고, 등장 인물들이 그 단어를 입에 올리는 걸 듣는다면 코웃음 한번 요란하게 칠 모습이 눈에 선히 그려지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중반까지는 (비디오용 영화치곤) 각본이 괜찮게 굴러가고 있었다. 사실 반담 오빠가 저처럼 노티가 완연해지고 나서는, 대체 어떻게 해야 반담의 브랜드성을 살리는 동시에 늙은 육체의 무기력함을 최대한 은폐하는 쪽으로 극을 진행시킬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각본이 보통 요령 가지고선 감당이 안 된다는 애로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면서도 이런 비디오물 팬들의 일차원적 두뇌 작동(상품 수요의 근본 동력)을 고려하자면 너무 고급의 각본도 곤란하고, 무엇보다 그런 고급 인력이 '반담 비어클'에 합류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좀 심했나?). 이상하게 알바비 입금이 덜 되었는지, 종반에 가서 갑자기 진행이 엉망진창이 된다.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놓인 주인공들이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목숨을 건지는가 하면 (스포일러 생략), 그래서 아 지금 보고 있던 게 반담물이었지 하고 새삼 현실의 자각을 하게 돕는 게 어쩌면 사려 깊은 각본가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고급의 두뇌가 일차원물을 보는 것도 제 건강을 위해 합당한 선택은 아니고, 반대로 이런 極단순 진행 플롯의 소화도 숨이 넘어갈 듯 힘든 모집인의 썩은 두뇌가 고전을 이해한답시고 여기저기서 베낀 단문들의 앞뒤 안 맞는 절망적 조합을 시도하는 것도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짓이다. 입만 벌리면 사기를 치려고 안달인 범죄자의 DNA가 사람의 탈을 쓰고 헛발질을 할 때는 비록 늙은 모습이나 반담오빠의 화끈한 주먹질도 요긴한 약이 될 수 있겠다. 죄 없는 고전 작품이 언제까지 폭력적 몰지각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겠는가. 사회와 쇼핑몰을 위한 정당방위가 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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