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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병원 침대에 누워 있어요. 홍역이라는 전염병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다른 아이들에게 이 병을 옮길수 있기 때문에 입원한 것이죠. 침대 옆에는 창문이 있어요. 창문 밖으로 병원의 앞마당이 보이네요. ................... 창문 너머로 세일러복을 입은 오빠와 하얀 양산을 받쳐 든 엄마가 보이네요.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구멍 같은 문에서 나오고 있어요. 마침내 오빠와 엄마는 문 안으로 들어왔어요.(12쪽)
'아, 오빠.' '나 홍역에 걸렸어.' '부러워하.' 오빠가 유리창에 이마를 딱 붙인 채 이쪽을 보고 있네요.(18쪽)
........ 하얀 잠옷을 입은 오빠는 혼자 있어서 아주 외로워 보여요. 하지만 난 알아요. 오빠는 홍역에 걸렸다는 걸 자랑하고 있어요. 병원의 밝은 방 안에서 특별한 사람인 척 자랑하고 있는 거예요.(19쪽)
이 책은 작가 사노 요코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동화형식으로 풀어놓았다고 한다. 아마도 열한살에 오빠가 세상을 떠난 것일까? 제목에서 [열한 살 우리 오빠]라고 쓰여진 것이 오빠가 그 때쯤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 무렵의 오빠와 노는 작가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보통의 어린아이들 책과는 좀 다른 감성을 지니고 있다. [100만번 산 고양이]에서도 그렇고 독특한 그만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그림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차분하다못해 창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어렸을적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다.
씨를 삼키면 몸속에서 씨가 자라서 내 몸을 뚫고 나가지 않을까? 라는 다소 섬뜩한 듯하지만 아이이기에 상상할수 있는 그런 이야기. 오빠와의 어린시절을 같이 놀던 시절을 추억하는 목욕하는 시간. 그리고 엄마, 아빠가 없을때 엄마, 아빠 물건을 가지고 놀던 이야기.
엄마의 예쁜 여우목도리와 가방등을 가지고 놀다가 코피를 흘리고 들어온 오빠를 위해 애쓰다가 여우목도리에 피가 묻게 된다. 그러고 나서 또 그 여우목도리가 마치 살아있는 동물처럼 상상하면서 아빠가 아끼는 절대 손대면 안되는 총을 가지고 여우를 사냥하기도 한다. 글을 읽다보니 어렸을때 친구네 집에서 장농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갖은 장난을 하다가 그아이 엄마가 아끼는 화장품을 깨버린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올케가 뜨는 대바늘과 실이 어찌나 어린 마음에 탐이 나던지 그것을 가지고 열심히 놀았던 기억도 난다.
어린시절의 추억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오빠를 기리는 이야기가 작가만의 개성 가득한 시각으로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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