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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동물도 좋아하는 빵
"사람도 동물도 좋아하는 빵" 내용보기
제빵사인 구루미는 빵집을 그만두고 할머니의 집이었던 농가에 와서 빵집을 열었다. ‘초승달 빵집’은 정식 가게는 아니었다. 초가지붕 농가의 부엌에서 빵을 만들어서 배달을 전문으로 했다. 구루미는 언젠가 마을 역 앞에 가게는 내는 게 꿈이다. 초승달 빵집을 열고 주문이 많았던 것은 한주뿐이었다. 구루미는 누군가가 주문을 해주었으면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산들바람이 산 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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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인 구루미는 빵집을 그만두고 할머니의 집이었던 농가에 와서 빵집을 열었다. ‘초승달 빵집’은 정식 가게는 아니었다. 초가지붕 농가의 부엌에서 빵을 만들어서 배달을 전문으로 했다. 구루미는 언젠가 마을 역 앞에 가게는 내는 게 꿈이다. 초승달 빵집을 열고 주문이 많았던 것은 한주뿐이었다. 구루미는 누군가가 주문을 해주었으면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산들바람이 산 쪽으로 전했다. 그날 밤 누군가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구루미가 문을 열어보니 낡은 축음기와 작은 단지가 있었다. 편지에는 빵을 만들 때 축음기를 틀어주고 단지 안에 있는 민들레꿀을 넣어달라고 써 있었다. 구루미는 다음 날 빵을 찾으러 온다는 사람한테 갓 구운 빵을 주려고 오후가 되어서야 빵을 만들었다. 민들레꿀을 넣고 반죽할 때, 발효시킬 때 축음기를 틀었다. 그 안에서는 풀피리 소리가 들렸다. 봄이 찾아온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빵 굽는 냄새에 구루미도 놀랐다. 빵을 찾으러 온 것은 커다란 곰이었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 먹을 빵을 주문한 거였다. 겨울잠을 자면서 꿀빵을 먹으면 봄꿈을 꿀 수 있다고. 곰이 준 빵값은 축음기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음악의 레코드였다. 그리고 빵 주문도 들어왔다.

비가 많이 내릴 때도 구루미는 빵을 배달했다. 비가 갠 하늘을 둘러보는데 한번도 맡은 적이 없는 빵 냄새가 풍겨왔다. 구루미는 빵 냄새가 나는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그런데 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빵 냄새가 나는 집을 찾아서 길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울창한 숲 속에 작은 집이 있었다. 오븐에서 오븐판을 꺼낸 것은 여우였다. 구루미는 문을 두드리고 집 안에 들어갔다. 그런데 여우가 구루미한테 사람으로 잘 둔갑했다고 하는 거였다. 그곳에서는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들이 차 모임이 열렸다. 구루미는 빵을 먹어봤다. 빵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른 손님들이 빵을 먹으며 ‘깃페이 씨가 만든 도토리빵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는 말을 했다. 구루미는 빵 안에 도토리가 들어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루미도 도토리의 떫은 맛을 없애서 빵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을 날 오후, 배달을 다녀왔더니 부재중 전화에 메시지가 있었다. 플로라 호텔이라면서 초승달빵 삼십 개를 다음 날 아침 여섯 시까지 만들어달라고 했다. 구루미는 호텔이 있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빵을 만들어서 새벽에 배달을 나갔다. 이정표는 초롱꽃에 불이 밝혀진 거였다. 그것을 따라가다가 구루미는 물가에서 빨래를 하는 갈색 토끼를 만났다. 갈색 토끼가 빵을 주문했다고 했다. 갈색 토끼가 빨고 있는 것이 왠지 이상하게 보였다. 나중에 빵값으로 받은 호텔 안내서와 하룻밤 숙박권으로 그게 무엇인지 알았다. 마음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좋은 정보를 얻었다. 그것은 플로라 호텔에서는 빵을 밤 이슬과 아침 이슬로 만든다는 거였다. 구루미도 이슬을 모아서 빵을 만들어 보려고 했다. 그 빵을 먹은 사람이 건강해지고 상냥해지기를 바라다며. 예전에 봤던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장금이의 꿈》이다. 승급시험에 나온 것이 이슬이었을 것이다. 드라마에도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구루미는 역 앞에서 빵을 팔았다. 빵을 팔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누군가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청년은 별을 닦고 있었다는 말을 했다. 구루미한테 근처에 꿀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없느냐고 했다. 피곤할 때는 꿀을 먹으면 괜찮아진다면서. 구루미는 자기 집에 꿀이 있다고 했다. 청년은 자신이 북풍으로 겨울에는 별을 닦는 게 일이라고 했다. 구루미는 청년한테 초승달빵과 꿀을 주었다. 몸이 무거워지면 안 된다면서 청년은 아주 조금만 떼어 먹었다. 그렇게 먹고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구루미가 준 초승달빵을 다 먹어버렸다. 청년은 빵이 아주 맛있다고 말했다. 뭔가 답례를 하고 싶다면서 전나무를 별로 채워주겠다고 했다. 청년이 하늘로 날아오르자 별이 떨어져서 전나무 가지에 내려앉았다. 별이 달린 전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다. 구루미는 자기 혼자만 그것을 보는 게 아쉽다는 마음이 들어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얼룩무늬 고양이한테 팥빵을 만들어주어서 얼룩무늬 고양이는 구루미네 빵집 고양이가 되었다. 피리새들이 꽃눈을 먹어서 봄꽃이 조금밖에 피지 않았다. 초승달 산의 신선한테 피리새들한테서 꽃눈을 되찾기 위한 빵을 만드는 법을 배운 요정이 구루미네 부엌을 빌려서 잼빵을 만들었다. 여러가지 꽃잼이 들어간 거였다. 구루미는 그것을 보고 덩굴장미잼을 만들어서 잼빵을 만들었다. 피리새한테 잼빵을 주면 꽃눈을 먹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구루미는 덩굴장미가 필 때면 이 잼빵을 만들기로 했다. 구루미가 만든 빵 정말 맛있겠다. 빵 만드는 거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언젠가 정말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희선


이달의 사락 n***8 2011.05.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