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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이야기]혼자만 숨겨두고 읽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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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다. 이 책, 리뷰 안 쓰려고 했다. 혼자만 숨겨두고 몰래 읽고, 내 글에 인용하면서 잘난척 하고 싶었다. 과민성 대장증세가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아랫배가 아팠다. 왜냐고? 이런 글을 쓰는 저자에게 질투가 나서!   아아, 이 책 멋지다. 오랫만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서 몰입했다. 나는 8세기의 둔황 문서를 넋놓고 보고 있다가 내려야할 역을 지나칠까봐 얼른 2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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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다. 이 책, 리뷰 안 쓰려고 했다. 혼자만 숨겨두고 몰래 읽고, 내 글에 인용하면서 잘난척 하고 싶었다. 과민성 대장증세가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아랫배가 아팠다. 왜냐고? 이런 글을 쓰는 저자에게 질투가 나서!

 

아아, 이 책 멋지다. 오랫만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서 몰입했다. 나는 8세기의 둔황 문서를 넋놓고 보고 있다가 내려야할 역을 지나칠까봐 얼른 21세기로 돌아와야했다. 내가 문자로 만나 흠뻑 빠진 이 세계는 현실인가, 꿈인가. 내 입 속에는 모래가 서걱거리는데. 역사서인듯 소설인듯 이렇게 디테일도 강하고 문장도 멋지다니!

 

영국 역사학자인 저자의 전공은 둔황학이다. 저자는 11세기 이전 둔황 문서를 통해 사마르칸트, 티베트, 위구르, 중국, 카슈미르, 쿠차, 둔황 등 실크로드 각지에서 살던 위인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다. 이들은 전쟁 등 큰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면서 개인사와 거대역사가 씨실 날실로 직조되는 과정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원제인 <Llfe Along the Silk Road>그대로,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인간 삶에대해 은근 성찰하게 해 준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인생에 달관한 인생 선배를 만나 이야기 듣고 한뼘 성장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이하는 출판사의 책 소개글에서 가져온 목차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느니 이편이 나을듯.


1. 사마르칸트와 당나라 수도 장안을 오가며 장사하는 상인 나나이반다크(730-751)
2. (적군의 장수인) 고선지 장군의 무용담을 후배 병사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티베트 병사 세그 라톤(747-790)
3. 중국에 팔 조랑말 떼를 몰고 다니는 목부(牧夫)였으나 티베트와의 전쟁에 징집되었다가 전사한 위구르인 쿰투그(790-792)
4. 정략결혼의 제물이 되어 투르크(돌궐) 카간에게 시집가는 당나라 목종(穆宗)의 누이 태화공주(821-843)
5. 중국 우타이(五臺) 산으로 순례여행을 떠나 천신만고 끝에 장안에 도착하는 카슈미르의 승려 춧다(855-870)
6. 기생이 되어 군대를 따라 전전하다가 장안에서 생활하던 중 그만 황차오(黃巢)의 난에 휘말려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고향 쿠차로 돌아간 금발의 기생 라리슈카(839-890)
7. 어린 나이에 불가에 귀의하여 승방 주지로 생을 마감하는 둔황의 비구니 먀오푸(880-961)
8. 독실한 불교신자이며, 묵묵히 인생의 고통을 감내하는 둔황의 과부 아룽(888-947)
9. 역법(曆法)에 조예가 깊고 불심이 돈독해 뭇사람들로부터 칭송을 얻은 둔황의 관리 자이펑다(883-966)
10. 둔황 석굴을 장식하는 데 평생을 바친 화가 둥바오더(965)

 

한참 <서유기>에 빠져있다보니 자연스레 현장이 지나간 길에 관심이 가서 찾아 읽은 책인데, 예상 외로 기존 역사서에 없는 미시사를 읽은 것 같다. <서유기>와 <대당서역기>에 언뜻 언급된 중앙아시아 지역의 풍습 중에 이 책에 자세히 나와있는 내용이 꽤 많으니 말이다. 심지어, <서유기>가 환상소설이기에 허구일 거라고 생각한 내용까지 이 책에 사실로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예를 들어, <서유기> 제 8권에 보면 비구국에 간 손오공이 도사로 변신해서 간을 달라는 비구국 국왕 앞에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는 대목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실제로 실크로드를 떠도는 유랑극단의 차력사나 도사들이 눈속임으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보이는 쇼를 공연했다고 한다. 또 삼장을 태우는 용마 같은 경우도 근거가 있다. 용과 암말이 관계해서 태어난 용마에 대한 전설이 실크로드에 흔하다고 한다. 어쩜 생각보다 <서유기>는 사실적인 소설일 수도 있겠다.  

 

이런 세세한 사실을 저자는 어떻게 알고 썼냐고? 당근 출토된 문서다. 둔황 막고굴을 제외하고도 모래에 묻힌 옛 도시나 요새의 방에서 발견한 문서들이다. 그동안 실크로드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렇게 방에 문서들이 쌓여 있었는지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답을 찾았다. 이하, 이 글을 읽는 친구분들도 이 책의 특징을 맛보시라고 길게 인용한다.

 

세그 라톤은 관측소나 봉화대에 파견 근무하지 않을 때는 미란 요새 동쪽 끝에 마련된 숙소에서 지냈다. 한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방이지만, 그는 여기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잤다. 이 전초기지에는 쓰레기나 하수를 처리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걸 어디로 가져가겠는가? 병사들은 방구석에 그냥 던져두었다가, 방이 너무 지저분하고 악취가 나서 도저히 숙소로 쓸 수 없는 지경이 되면 그 방을 변소로 이용했다. 이윽고 인간의 배설물과 그 밖의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차면 그 방을 버리고, 성벽 안쪽을 따라 방들을 새로 지어서 숙소로 사용했다. 오물로 채워진 방들의 틈새로 잠식해 들어온 모래는 사막의 건조한 기후화 함께 악취를 억제하는 역할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쓰레기가 썩는 것을 막아 주는 보존제 구실도 했다. 이는 1천년 뒤에 그곳을 발굴한 고고학자들에게는 고맙기도 하고 달갑지 않기도 한 상황이었다.

- 본문 86쪽에서 인용

 

이렇게 이 책은 열 명의 사람들의 열전 식 구성에서 인생을 읽을 수도, 당시의 생활문화사를 읽을 수도 있는 멋진 책이다. 문장도 격조있고 품위있다. 강추.

 

번역은 안록산을 안루산이라 하는등, 현지 중국발음으로 인명과 지명을 표기했다. 중원을 중위안이라 하기도 한다. 표기법쪽은 좀 심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출판사의 다른 중국사 책들을 봐도 다 현재 중국어발음으로 표기하고 있으니 원칙은 있는 것 같다. 표기가 오락가락하지는 않는다. )  책 뒤편에 참고 문헌과 화보 출처, 동시대 지배자 연표까지 잘 실려 있다. (샤를마뉴와 하룬 알 라시드, 당 현종이 거의 동시대 인물이라니, 하고 즐겁게 읽게 해 주시는 센스!) 중간중간에도 본문 내용과 관련있는 둔황 벽화 사진이 실려 있다. 성의있게 잘 만든 책이다. 여튼, 이산 출판사의 책은 다 신뢰가 간다.

 

책을 다 읽고 리뷰까지 썼지만 여전히 아랫배가 아프다. 이번에는 아프다기보다 설렌다. 내 아랫배에는 대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궁도 있다. 그러기에 이 책처럼 멋진 책을 낳고 싶어서 지금 나는 몹시 설렌다. 일단은, 이 책의 기를 쏙쏙 흡수해 버리겠다. 원양이 따로 있나. 하하.


 

m******n 2015.02.25. 신고 공감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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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에서 장안까지의 여행
"사마르칸트에서 장안까지의 여행" 내용보기
정말 오랜만의 만족스런 책읽기였습니다. 연거푸 몇번, 독선과 오류에 가득찬 책을 선택하여 읽는 바람에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하여 막 회의의 마음이 들어서려는 순간 우연히 선택하였던 이 책은 저에게 많은 만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책은 한마디로 말하면 반은 소설이고 반은 역사 에세이 같은 독특한 형식의 글입니다. 저자가 쓴 대부분의 내용은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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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의 만족스런 책읽기였습니다. 연거푸 몇번, 독선과 오류에 가득찬 책을 선택하여 읽는 바람에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하여 막 회의의 마음이 들어서려는 순간 우연히 선택하였던 이 책은 저에게 많은 만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책은 한마디로 말하면 반은 소설이고 반은 역사 에세이 같은 독특한 형식의 글입니다. 저자가 쓴 대부분의 내용은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는 점(아마 상당수는 유명한 둔황문서에 기초한 것으로 보입니다)은 역사에세이로서의 성질을 가집니다만, 그러한 사실들은 필자가 만든 가공의 인물을 중심으로 인공적인 재결집과정을 거쳤다는 점(이러한 관점에서는 둔황문서상의 사실들은 소설의 소재가 되겠습니다만..)에서는 소설입니다. 이 책의 매력은 저자가 둔황을 중심으로 한 실크로드의 역사와 삶에 정통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엔가 정통한 사람은 간단하고 쉬운 문장과 평이한 내용속에도 생동감, 현실성, 깊은 통찰력 등을 담기 마련이며, 바로 이 글이 그러한 글의 적절한 예가 될 것입니다. 사실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세계역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많은 민족들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져 있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중앙아시아 내륙의 역사가 분명하지 아니한 것이 세계사의 연구에서 발생하는 여러 미스테리의 원인이라고 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의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글은 그러한 역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입니다. 저자는 이글에서 고비와 타클라마칸 사막의 모래 속에 묻힌 승려, 상인, 기생, 군인 등을 21세기에 살려내는 마법을 부리고 있습니다.
f******9 2001.11.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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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역사에서, 중심부의 역사로!
"주변의 역사에서, 중심부의 역사로!" 내용보기
중앙아시아의 역사가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단지 보잘 것 없는 "떠돌이 유목민들의 역사" 정도로만 알려져 왔던 중앙아시아는 단지 황량한 사막의 모래먼지만을 연상시킬 뿐이었다. 그러나 그 모래속에 감춰져 있던 거대한 도시들이 발견되면서 비로소 그곳에 고고학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1900년대 둔황에 위치한 밀폐된 석굴사원이 발굴되면서 엄청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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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의 역사가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단지 보잘 것 없는 "떠돌이 유목민들의 역사" 정도로만 알려져 왔던 중앙아시아는 단지 황량한 사막의 모래먼지만을 연상시킬 뿐이었다. 그러나 그 모래속에 감춰져 있던 거대한 도시들이 발견되면서 비로소 그곳에 고고학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1900년대 둔황에 위치한 밀폐된 석굴사원이 발굴되면서 엄청난 유물이 쏟아졌고, 그 유물들에 근거해 역사는 새롭게 씌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중국으로부터 중앙아시아 서역을 거쳐 아랍을 지나 로마에 까지 이르는 경로에 "실크로드(비단길)"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둔황의 유적에 근거해 연구하는 학문에는 "둔황학"이란 고유의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둔황학이 바로 실크로드에 관련된 분야를 연구하는 학문이며 사막속에 묻혀있던 중앙아시아의 찬란한 문명을 복구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중앙아시아에 관한 연구는 그 주변을 둘러싼 중국, 아랍, 티벳, 위구르족의 각축장 정도로만 익식되어 왔다. 때문에 그곳은 역사의 변방에 다름아니었고, 단지 상인이나 수도승들의 행선지로 인식될 정도였다. 그러나 그곳이야말로 동양과 서양을 잇는 가교였으며, 동서의 문명이 교류하는 혈관이었다는 사실이 둔황의 자료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무려 수천년 전부터 로마의 상인들이 중국의 비단을 구하기 위해 그 머나먼 행로를 여행했고, 중국과 신라의 유명한 수도승들이 인도의 경전을 구하기 위해 수년 간의 여행을 거쳐 서로간의 문명을 전파했던 곳이기도 했다. 이책은 주변부의 역사로만 인식돼 왔던 실크로드의 이야기가 저자 수잔휫필드에 의해 생생히 재현해 주고 있다. 그녀는 소설의 형식과 역사학의 형식을 결합시킴으로써 당시의 정보를 사실 그대로 제공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흥미진진함마저 놓치지 않고 있다. 즉 기록의 파편들을 짜맞추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세세히 묘사해준다. 관리 비구니 승려 과부 기생 공주 화가 상인 병사 목부 등 최하층으로부터 최상층 인물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생활상과 세계관을 묘사함으로써 현대인들의 궁금증을 깨끗이 해소해주고 있다.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 1000년 전의 일들을 꿸 수 있기 되었다는 사실에 대하여 우리는 고고학자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해야 할 것 같다.
k*****l 2002.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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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따라 이야기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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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의 열전 같다. 과부, 승려, 관리, 화가, 기생, 비구니, 상인, 병사, 공주 등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8~10세기까지의 얘기를 옛날 얘기처럼, 그렇지만 철저한 고증을 바탕에 두고서 실사 얘기처럼 풀어나가는 게... 때문에 당시 실크로드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했던 사람들의 생활을 정말 실제로 살아본 것처럼 느껴진다. 당시의 자연환경, 갖가지 제도, 의식주 등등... 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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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의 열전 같다. 과부, 승려, 관리, 화가, 기생, 비구니, 상인, 병사, 공주 등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8~10세기까지의 얘기를 옛날 얘기처럼, 그렇지만 철저한 고증을 바탕에 두고서 실사 얘기처럼 풀어나가는 게... 때문에 당시 실크로드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했던 사람들의 생활을 정말 실제로 살아본 것처럼 느껴진다. 당시의 자연환경, 갖가지 제도, 의식주 등등... 고구려 출신의 장군 고선지도 등장하고 안록산의 난 얘기도 나오고 양귀비 얘기도 등장한다. 특히 여성들에 관한 얘기가 많이 등장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광활한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있었던 문화들의 융합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족 이외의 주변민족에 대한 편견 비슷한 걸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투르크족, 위구르족 등의 민족들은 실제로 한족의 나라는 위협할 정도로 강성했고 또한 원, 청 등의 국가를 건설하기도 했으며 어쩜 중국문화의 다양성 및 성숙을 위한 기반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들 나름의 독특한 문화가 당시 당나라에 이런저런 영향을 미쳤으니깐.... 옛날 얘기 듣는 것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g*****k 2001.10.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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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과 교과서의 간극을 메우는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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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에 관한 책에는, 몇년전부터 우리 작가들이나 학자들이 현장을 다녀와서 쓴 여행기형태의 글, 감상문들을 흔히 접할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과서 형태의 역사서들을 만나는 것도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감상기 형태의 글이나 여행기는 어디까지나 객관적 서술에다 작가의 주관을 더했을 뿐이며 텍스트의 역사서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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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에 관한 책에는, 몇년전부터 우리 작가들이나 학자들이 현장을 다녀와서 쓴 여행기형태의 글, 감상문들을 흔히 접할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과서 형태의 역사서들을 만나는 것도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감상기 형태의 글이나 여행기는 어디까지나 객관적 서술에다 작가의 주관을 더했을 뿐이며 텍스트의 역사서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다. 수잔 휘트필드의 이 책은 필자의 전문성을 살려, 바로 그 중간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농부, 병사, 상인, 기생, 공주등 흥미있는 가상인물을 내세워, 실크로드의 역사와 정황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말하자면, 이 책은 목차에 나와있는 정도의 재미라든가 일반성을 갖춘 책은 아니다. 실크로드와 유목민족들, 그리고 당시의 사회상과 삶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기본지식을 갖고 있지 않거나 그저 흥미로 읽을목적이라면 생각보다 지루하고 따분하다. 대부분의 화자들이 당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에 강제로(?)출연하면서 역사의 한 수레바퀴로서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실크로드의 사람들에 대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진지한 독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진지한 흥미거리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입과 행동을 빌어 당시의 생활상들을 실감나게 느껴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실크로드에 대해서도 피상적인 감상기에서 벗어나 진지한 수준으로 독서의 수준과 폭을 넓혀볼 좋은 기회라고 여겨진다. 실크로드에 진지한 흥미가 있다면, 또는 중국 중심의 교과서적 역사관에서 벗어나기에는 이만한 입문서이자 재미나는 책은 또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시오노 나나미의 이탈리아-그리스 책들과 어느 정도 비교할 수 있을까? - 그보다는 물론 좀 더 전문적인 성격이 짙다. 몇 가지 지적하자면, 흥미로 읽을 사람들에게는 따분할 수 있는 책이지만, 학문적 성과를 기대하고 보기에도 새로운 것은 없다. 말하자면 독자층이 애매하다는 것이 된다. 그 다음, 옛 지명과 지도들이 중간중간에 나와 있는데, 현재의 지도나 국경등을 상세히 비교할수 있는 지도를 추가해 주는 출판자의 서비스가 아쉽다. 그저 막막한 지도에 있는 도시의 이름만 가지고 상상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물론, 성의있는 <찾아보기>라든가 편집 상태에 대해서는 책 만들기의 대단한 꼼꼼함이 느껴지는 성과이다.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과 같이 읽는다면 더욱 실감나는 여행을 떠날수 있을 것이다.
a*****e 2001.08.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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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살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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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실크로드는 한없이 펼쳐진 사막길이다. 모래를 담은 건조한 바람을 맞아가면서 낙타를 끈 사람들이 걸어간다. 그들은 상인, 혹은 여행자일 수도 있고, 순례를 떠나는 승려가 한 명 동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뜨거운 태양아래 한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오아시스가 나오고, 그들은 참았던 갈증을 풀고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다시 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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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실크로드는 한없이 펼쳐진 사막길이다. 모래를 담은 건조한 바람을 맞아가면서 낙타를 끈 사람들이 걸어간다. 그들은 상인, 혹은 여행자일 수도 있고, 순례를 떠나는 승려가 한 명 동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뜨거운 태양아래 한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오아시스가 나오고, 그들은 참았던 갈증을 풀고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다시 그 끝이 없어 보이는 모래 사막을 걷는다. 저마다 마음에 품은 목적을 위해. 이러한 그림을 안은 채로 읽은 책이고, 책속에서 내가 만난 열 명의 사람들은 이 그림 속의 실크로드를 걸었다. 그러니까 내가 느끼는 실크로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갔던 기억이 담긴 곳, 위험하기도 하지만 매력이 가득한 -마치 사막의 열풍과도 같은 매력이- 곳이다. 실체가 어떤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포괄적인 역사서가 아니고, 몇 가지 사건들에 맞추어 실크로드를 통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이다. 그래, 중요한건 이 사람들의 이야기 아니겠는가. 그들이 실크로드를 거쳐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런 이야기. 제목인 'Life along the SILK ROAD'처럼, 실크로드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그것은 마음으로 느껴야할 부분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10세기, 실크로드의 왕성했던 역사를 새겨놓은 박물관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책을 덮은 지금,이제는 폐관시간이다. 박물관의 문이 닫히면 깨어났던 천년 전의 시간들은 다시 시계를 멈추고 잠이 들고, 활발하게 움직이던 모든 것들은 그 빛을 잃은 채 모래에 잠긴다. 그러나 그 많은 이야기들은 그때도 또 지금도 불어오는 모래 바람에 섞여 언제까지고 귓가에 맴돌 것이다. 그들이 남긴 것은 비록 풍화되어 흐려지지만, 역사는, 그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는다.
YES마니아 : 골드 s****w 2003.01.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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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무엇인가?
"역사는 무엇인가?" 내용보기
역사를 배우면서 가끔씩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나처럼 평범한 민중들은 그 옛날에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점이다. 항상 왕과 제후, 그리고 유력가들..이렇게 소수의 사람들만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역사책들은 내 맘에 들지 않았다. 얼마전에 장이모감독의 '인생'을 보았는데 역사적 사건에 휩쓸려 살아가는 민중들의 슬프면서도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이 책역시 그랬다.그저 이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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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우면서 가끔씩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나처럼 평범한 민중들은 그 옛날에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점이다. 항상 왕과 제후, 그리고 유력가들..이렇게 소수의 사람들만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역사책들은 내 맘에 들지 않았다. 얼마전에 장이모감독의 '인생'을 보았는데 역사적 사건에 휩쓸려 살아가는 민중들의 슬프면서도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이 책역시 그랬다.그저 이름없이 살다간 사람들을 복원시키며, 반란군과 정부군의 전투에 끼여서 죽어간 장안사람들의 슬픈 모습이며, 기생과 과부처럼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사람이 서양인이라 보니, 글 곧곧에서 약간은 어색한 역사적 설명(서양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들이 있었다. 또 둔황의 약탈자들이 었던 서유럽의 펠리오같은 고고학자들에 대해 평가를 유보하면서도 그들때문에 지금의 연구가 큰 발전을 이루었다는 식의 서구중심의 가치관이 엿보여서 거북하기도 했다. 또 결국은 이책의 주인공들 역시 문헌을 발굴해서 구성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또다른 상류층을 보여준것 아닌가?하는 이 책의 근본적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다른 책에서는 볼수 없는 새로운역사가 들어있기에 이책을 산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b*****5 2002.05.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