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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와 가스파르는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게 생각이 났다. 그도 그럴 것이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였으니까. 상점마다 가득 가득 쌓여 있는 건 크리스마스용 선물들. 리자와 가스파르는 그 선물을 보면서 선생님께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리자와 가스파르는 곰곰히 생각했다. 선생님께 어떤 선물을 드리면 기뻐하실까. 가스파르는 장난감 권총이 두개니까 하나는 선생님께 선물하면 어떨까, 아니면 작년에 받은 롤러스케이트를 선물하면 어떨까, 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리자 생각에 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듯 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리자와 가스파르는... 문득 선생님이 비옷이 없어 비가 오는 날 자전거를 타고 오실때 옷이 흠뻑 젖는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둘은 비옷을 만들기로 결정! 비옷 재료는 바로 욕실 커튼이었다. 욕실 커튼은 방수천 재질이니까, 재료로 딱이야! 리자와 가스파르는 욕조안에 의자를 놓고 욕실 커튼을 주르르륵 잡아 당겼다. 어이쿠야. 너무 세게 잡아 당겼나? 그래도 뜯어내는 것에 성공한 리자와 가스파르. 자, 그럼 이제부터 만들기 시작해 볼까나? 리자는 가스파르에게 의자위로 올라가 선생님 키가 되도록 올라가라고 하고 열심히 옷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어쩌지? 실과 바늘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는데... 할 수 없지, 결국 리자는 접착제를 이용해서 옷을 만들기로 했다. 접착제를 쭉쭉 짜서 열심히 열심히 붙였더니...
리자는 가위로 옷을 잘라 다시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싹둑싹둑. 여전히 멋있는걸. 옷은 무사히 가위로 잘라냈지만 한가지 문제가 더 남았다. 엄마아빠가 이 옷이 욕실 커튼으로 만들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 가스파르와 리자는 노란색으로 물들이기로 하고 세탁기 안에 옷을 넣고 노란색 물감을 넣고 돌렸다. 자, 어떤 옷이 탄생할까나. 이윽고 세탁기가 멈추고, 둘은 옷을 꺼냈다. 그러나 옷은 노란색으로 물들지도 않았고, 옷크기가 확 줄어 버린 상태가 되었다. 이걸 어쩌나. 리자는 선생님에게 맞지는 않겠지만 선생님이 키우는 강아지인 장클로드에겐 딱 맞을 거란 생각을 하고 머리가 나올 구멍을 만들었다. 쓱싹쓱싹. 다행히 선생님은 리자와 가스파르가 만든 선물이 무척 마음에 드신 모양이다. 짜잔, 멋쟁이 장클로드 탄생. 장클로드는 이제 눈이 와도 비가 와도 괜찮을거야. 이렇게 근사한 비옷이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나도 어린 시절에 뭔가를 만든다고 뚝딱뚝딱거린 적이 무척 많았다. 비록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고사리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건 힘들었다. 비록 어설픈 선물이라도 받는 사람이 기뻐하면 제일일 테지만, 사실 나이가 들고서는 직접 뭔가를 만들어서 선물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받는 사람이 마음에 안들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었고. 그래서 결국 급하게 선물을 사거나 상품권을 사는 것으로 대체했는데, 어찌 보면 정성이라곤 하나도 없는 선물이 바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리자와 가스파르가 자신의 손으로 선생님의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던 크리스마스 선물. 돈을 주고 무언가를 사기 보다는 손으로 만든 선물의 귀중함을 아는 것 같아서 기특하기도 했지만, 엄마 아빠 몰래 욕실 커튼을 뜯어 쓰고, 게다가 들키지 않으려고 노란색 물감으로 염색한다고 노란색 물감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둘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의 천진함이랄까. 어쩄거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결국 근사한 선물이 탄생하긴 했지만, 참 곡절 많은 선물이다. 그래도 돈을 주고 뭔가를 사는 것보다 자기들 손으로 근사한 선물을, 그것도 선생님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드리려 했다는 마음은 정말 기특하다. 글을 쓴 안느 구트망과 그림을 그린 게오르그 할렌스레벤은 부부 작가이다. 리자와 가스파르의 엉뚱한 선물 대작전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지만, 그림도 참 예쁘다. 유화 느낌의 그림인데, 단순한듯 하면서도 이야기의 내용을 모두 품고 있달까. 글을 못읽는 아이가 봐도 그림으로 모두 이해가 될 듯 싶은 책이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
| 아이가 커가면서 부쩍 크리스마스에 관심을 갖고 기대를 많이 하게 되네요. 그래서 싼타 할아버지, 크리스마스 트리, 눈, 크리스마스 선물 등에 관련된 책들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그중에 한가지에요. 성인남자 손바닥보다 조금 클까 할 정도의 정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고 빨간색 겉표지에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크리스마스 트리, 선물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의 두마리 강아지들이 그려져 있어서 따뜻한 느낌을 전달해주네요.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선물이라는 것은 곧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라는 등식이 성립하는데 이 책은 그런 어른들의 고정관념에 신선한 충격을 주네요. 두마리의 강아지 주인공들이 선생님께 드릴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민하는데 가게에 가서 무엇을 살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장난감 총, 롤러스케이트 등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중에서 고르고 있네요. 그러다가 놀랍게도 욕실 커튼을 찢어서 선생님 우비를 만들기로 결정하는데요. 개구장이 강아지들이 좌충우돌 실수를 계속해서 보기에는 형편없지만 정성만은 갸륵한 우비를 드디어 완성해서 선생님께 선물한다는 것이 주된 줄거리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선물을 펼쳐 보는 선생님 얼굴이 별로 놀라거나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무표정하거든요. 물론 내용상으로는 선생님이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다는 설명이 있지만요. 어쨌든 아이들에게 어느 것이 더욱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인지 일깨워 주기에는 적당한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