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휴가를 가기 위해 소설책 몇 권을 골랐다. 부담없이 읽으면서 메시지가 있는 책을 고르다 보니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최근에 읽은 연애소설이 실망감만 안겨주어 책읽는 재미를 반감시켰는데, 이 소설은 분명 달랐다.
실화나 다름없는 이 전설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분노했으며 때로는 가슴이 답답하여 계속 소설을 읽을 수가 없었다.
온갖 향응접대를 받아가며 단숨에 700억원을 거머쥔 27세 재미교포 펀드매니저가 밤마다 여자를 농락하고 특권층을 상대로 검은 거래를 한다는 내용에서 비위가 상하다가 "나는 한국에서 왕처럼 살았노"라고 고생없이 자란 젊은 친구가 보란듯이 떠벌이는 대목에서는 책을 집어던졌다. 풍문으로 나돌던 어느 정치인, 재벌 총수, 기업인, 연예인 들의 밀약관계가 소설에서는 이름만 달리하여 여과없이 드러나는데, 이 소설의 모델이 된 인물들이 두세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존해 있다니 그 미로를 탐험해 보는 재미도 만만찮았다. 나는 일부 특권층이 지배하는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조롱한 이 소설을 통해 서민들을 울리고 때로는 비웃게 만드는 이 현실 앞에 답답함을 느꼈지만 우리 사회와 경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역설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이 더럽고 추잡한 특권층, 기득권층들의 커넥션이 나는 적어도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교훈을 새삼 일깨웠기 때문이다.
비자금 조성, 돈세탁, 뇌물 수수, 벤처기업을 통한 사기행각, 정경유착, 외화 도피와 주가 시세 조작 등 그 어느 누구도 소설에서 쓸 수 없었던 것을 저자는 24년간 4대그룹 재무관리책임자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밀도있게 그려내고 있어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여름 휴가갈 때 가방에 넣고 가면 참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적극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