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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리고 천리를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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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 책의 쪽수임. 나의 고향에 도산서원이 있음에도 퇴계선생에 대해서 잘 모른다. 요즘 EBS에서 퇴계선생에 대한 내용이 밤 시간에 강의되고 있다. 어떤 전문적인 책에서는 퇴계선생에 대한 어려운 내용도 쓴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1945년 봉화출신으로 오랫동안 은거하며 심성수련을 한 바 있으며, 1989년부터 퇴계학연구원에서 고전번역에 전념하고 있는 저자가 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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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 책의 쪽수임. 나의 고향에 도산서원이 있음에도 퇴계선생에 대해서 잘 모른다. 요즘 EBS에서 퇴계선생에 대한 내용이 밤 시간에 강의되고 있다. 어떤 전문적인 책에서는 퇴계선생에 대한 어려운 내용도 쓴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1945년 봉화출신으로 오랫동안 은거하며 심성수련을 한 바 있으며, 1989년부터 퇴계학연구원에서 고전번역에 전념하고 있는 저자가 퇴계선생의 5백 주년을 맞아 선생의 생애와 가르침에서 현대인들이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뜻에서 엮은 책이라고 한다(9). 퇴계선생의 지혜를 책 한 권으로 얻을 수는 없으리라. 그렇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하는 말도 있으니 늦었지만 시작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좋은 말씀들이 많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옮겨 보고자 한다. 지식과 실천 두 가지는 수레의 두 바퀴나 새의 두 날개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성현은 지식을 먼저 말하고 실천을 뒤에 말한 경우도 있고 실천을 먼저 말하고 지식을 뒤에 말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을 먼저 말한 경우라 할지라도 지식을 다한 뒤에 비로소 실천하라는 뜻이 아니고 실천을 먼저 말한 경우일지라도 실천을 다 끝낸 다음에 비로소 지식을 얻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힘을 입으면서 서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189). 이 내용은 주자학과 양명학 어느 쪽에도 기울지지 않은 퇴계선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일게 한다. 어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잘 알아서 그 옳은 것을 배운다는 것은 아는 것을 통하여 몸소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옳다고 한 것은 착함과 같으며 배운다고 하는 한 것은 실천하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옳은 것을 배우는데 아직 옳은 데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것은 한 가지 착함을 얻으면 그것을 정성스레 가슴에 새기려 하지만 아직 지극히 착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뜻입니다(204). 오늘날의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출세할 자는 과거에 뜻을 빼앗기고 출세를 한 자는 이권에 빠져있는 형편이긴 하지만 그들과 달리 공통된 근심을 뚫고 나갈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209). 이 말씀을 듣는 우리는 어떤 형편인지. 아마도 지금도 그 때와 같은지도 모른다. 누가 역사를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였던가. 고요함을 지킴 몸을 지킴에는 흔들리지 않음을 귀히 여기고 마음을 기름에는 싹트기 전을 따라서 진실로 고요함을 지키는 공부로 근본삼지 아니하면 움직일 때에는 길 벗어난 수레와 같이 되네. 나의 타고난 성품이 산에 숨기 좋아하여 티끌 세속 먼지를 털어버린 지 오래건만 하루 아침 여기 와서 세상 일을 맛보니 이미 정신이 흩어졌음 느끼겠는데 어찌 하물며 도시 가운데에서 욕심의 바다에 앞다투며 뒹굴 것인가(이하 생략 220). 스스로의 인격을 위한 공부는 우주의 진리와 인간의 윤리도덕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으로 삼고, 덕을 베푸는 행실을 마땅히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여긴다. (생략) 남의 이목을 생각하여 하는 공부는 마음으로 깨달아 얻는 일이나 몸으로 실천하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243). 이러한 이야기들의 예를 미루어 볼 것 같으면, 수양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의 마음을 거두어 들여서 그것을 자기가 닦고 기르려고 하는 스스로의 몸 속에 있는 마음의 제자리에 보존하여 놓고 스스로를 주재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260). 마음을 공부하려면 인간적인 욕심을 막아내고 우주의 진리를 보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가장 기본적이고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서 우주의 진리와 하나 되도록 오로지 한결같이 지켜나가야 합니다(273).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한 동아리가 되어 우주 속에 함께 있으면서 제각각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287). 퇴계선생이 말씀하신 욕심을 버리고 천리를 따르는 것에 우리도 한 발 다가서야 한다. 그 시대에 과거를 본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지만, 요즘의 배운 사람들은 소위 사회지도층의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항상 반성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나부터 반성을 해야겠다. 손봉호 교수는 고상한 이기주의를 말하지만 나는 개인주의를 인정하고 항상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하는 원칙으로 살고 싶다. 너무 소극적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해 볼만한 일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한다.
7*****0 2001.1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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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지학의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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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는 세상의 학문을 爲人之學(위인지학)과 爲己之學(위기지학) 이 두 가지로 나누었다. 전자는 남을 위하는 학문이며 후자는 자기자신을 위한 학문이다. 언뜻 들으면 남을 위하는 학문이 좀더 인간적이고 바람직해 보일 테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위한다는 개념은 보이기 위함 이라는 뜻에 더 가깝다. 그러니까 爲人之學(위인지학)이란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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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는 세상의 학문을 爲人之學(위인지학)과 爲己之學(위기지학) 이 두 가지로 나누었다. 전자는 남을 위하는 학문이며 후자는 자기자신을 위한 학문이다. 언뜻 들으면 남을 위하는 학문이 좀더 인간적이고 바람직해 보일 테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위한다는 개념은 보이기 위함 이라는 뜻에 더 가깝다. 그러니까 爲人之學(위인지학)이란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爲己之學(위기지학)의 학문은 자기개발에 가치를 두고 자아 수련을 통한 자아 확립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이것도 언뜻 들으면 자기만족만을 도모하는 이기적인 성격을 지닌 학문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유교가 사회의 집권 이념이었던 조선시대와 현대 사회는 너무나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유교적인 구분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유교의 인간관 대한 개괄적인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퇴계선생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손에 쥐게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퇴계선생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의 저자는 서문에서 퇴계 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맞아 선생의 생애와 가르침에서 현대인들이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뜻에서 이 책을 엮게 되었다고 밝혀두었다. 독자들에게 퇴계선생의 삶과 그의 삶을 붙들고 있던 정신과 세계관을 소개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교훈을 얻게 하려는 목적에서 쓰여진 책이어서 퇴계선생이 이룩해 놓은 학문적 성과나 그의 인간관 같은 것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최소화 한 것처럼 보였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퇴계선생의 생애에 대해 나이별로 소개해 두었고 2부에서는 퇴계선생이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서신이나 남긴 글들을 통해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삶의 모습과 그가 남긴 가르침 등을 소개하였다. 爲己之學者(위기지학자), 퇴계선생의 삶과 그가 우리에게 남긴 가르침에 대해 살피기 전 유교의 인간관에 대해 공부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읽기에 아주 편하고 내용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읽어도 나름대로 다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퇴계 선생께서 이룩하신 학문적인 성과나 그의 심오한 사고체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그의 삶을 ‘구경’하고 그의 가르침을 ‘들어보게’ 하는 목적의 책이어서 읽기에는 아주 수월했다. 이 책을 읽고 큰 울림을 받은 사람들은 능동적으로 다른 책들을 찾아보면서 퇴계 선생의 삶과 학문적 성과에 좀더 심취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저자가 독자에게 맡겨버리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다. 학문적으로 연구한 전문 서적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이어서 그랬겠지만, 그렇더라도 책의 내내 저자의 목소리가 너무나 없었다. 퇴계 선생의 삶과 가르침에 대해 단지 소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퇴계 선생의 삶과 가르침에 대한 ‘소개’로서 지닐 수 있는 가치도 있지만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나에게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나에게 하루에 시계를 백번은 쳐다보면서 사는 것 같은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마음에 이끌려 다녔기에 그렇게나 바쁘고 종종거리는 생활을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나의 생활과 나의 마음가짐이 한꺼번에 확 바뀌진 않을 것 이다. 하지만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니, 그리고 바람직한 삶의 모델까지 제시해 주었으니 마음만은 뿌듯해 진다.
p******n 2002.12.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