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초등학교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친구들아
살아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아름다움이며 행복이야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해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32년만에
그리운 동창생들을 이제서야 만났잖아
전날밤은 잠마저도 쉬 오지 않더군
좀더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근래 건강이 좀 좋지 않아서
얼굴이 말이 아니었지
눈병은 2개월이나 지속되었어
마치 남북으로 갈린
이산가족을 만나는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이
얼마나 멀게 느껴지던지
가슴은 또 얼마나 콩콩 뛰던지
그러나 세월의 벽을 넘어
잡아본 손결들은 여전히 따스하더군
과외공부를 끝마치고 함께
무시무시한 지름땅고개 밤길을
걸어다녔던 우리 마을의 김경라
목소리는 여전하더라
우리학교 바로앞에 살며
핸드볼선수였던 권태일
핸드볼 골키퍼였던
멀리 진천에서 달려온
고향에 대한 사랑과 관심
학교에 대한 애교심이 대단한 권영수
예나 지금이나 욕심장이였으며
얼굴이 빵빵했던 김상엽의 유모어
새침떼기 우리 학교 선생님 딸 이윤심
함께 태일이네집에서 하숙을 했던
마치 모범생을 보는 것 같은 지무한
정말이지 다정하고 자상한
선생님 표정의 이재억
그리고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 박숙자, 권인숙
노래방에서 노래를 아주 맛깔스럽게 부르던 강석자까지
**국민학교 33회 동창생
모두들 반갑다
어렸을적 동무란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금새 옛날로 돌아가 다정한 말씨며
격식없는 그 반말이 훨씬 좋은 이유다
다음번 모임엔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테지
이마에 주름 몇 개
성성한 머리카락
드문드문 흰머리
투박한 손
몸매들은 조금씩 변했어도 멋지고 이쁘다
그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도
변하지 않는 소년 소녀시절의 모습이며
억센 고향의 사투리가 정겨운
그 밤이 나에겐 너무나도 짧았다
초등학교 6내내 소풍갔었던
절집 아랫동네 개울의 기억까지도
절골의 이시규와
서갓태의 권선생님
그리고 우리 담임 남정치 선생님은
또 얼마나 보고 싶었었는데
**에서 중학교를 3개월만 다니고 나서
너무 일찍 고향을 등진 나에겐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며 즐거운 시간이었던지
박숙자를 먼저 집에 보내고
새벽에 귀가에 늦게까지 밤을 밝히며
와이프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은 출근해서
어제의 즐거운 만남을 되새기며
산다는 것은 참 기쁨이며
살아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아름다움이며
신이 준 축복이라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웃어본다.
삶의 계산을 따지지 않고
순수와 정성의 모습으로 만난
우리 동창생들에게 앞으로도
모든 일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동무들아
반갑고 여러모로 고맙다
우리 동창생들 모두 사랑한다
이제 서울 이땅에 함께 살고 있으니
자주 만날 수 있을테지
늘 건강하고 행복해라
가족 모두
우리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허락해 주신 부군과 부인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