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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독해 문제집을 채점해 주다가 조금 특이한 이름을 보았다. 춘기! 독해 문제집 속 지문의 엄마가 딸을 "야, 춘기야." 라고 부르는 것이다. 마침 똑같이 사춘기 딸을 키우고 있는지라 웃음이 났다. 아이가 풀어 놓은 문제집을 채점하다 말고 지문을 계속 읽어 나갔다. 제목이 야, 춘기야라는 글이었는데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사춘기 딸과 엄마의 이야기가 나와 내딸과 비슷해서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그러다 지문으로만 읽기에는 너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궁금하고 더 읽어보고 싶어져서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 보니 야, 춘기야는 [청소녀 백과사전] 이라는 김옥 작가의 단편집중 한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문을 하고 책이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야, 춘기야를 시작으로 일곱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모두 초등 6학년 소녀들이 주인공인 청소녀들의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였다. 13살 사춘기를 겪고 있는 소녀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들 처럼 내딸아이도 이렇겠구나 이해하게 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내 어린시절과 그 시절 엄마와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엄마는 그래 놓고 나한테는 그렇게 거짓말을 했단 말야?" 자는 엄마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도 화가 나기보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엄마에게도 나와 같은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집나가는 것은 잠깐 뒤로 미뤄야겠다. 할머니랑 할머니 속에서 나온 엄마랑, 엄마 속에서 나온 나는 나란히 누워 그렇게 잠이 들었다. 28~29p [청소녀 백과사전]의 단편들중 <야, 춘기야>속 소녀 춘기는 친구와 머리를 빨갛게 염색한다. 그런 딸을 보고 엄마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모녀는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엉엉 울면서 춘기는 가출을 결심하지만 무한한 사랑을 주는 할머니에게 엄마의 사춘기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를 조금 은 이해하게 된다. 청소녀 백과사전 속 일곱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사춘기 딸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나도 어렸을 때는 그랬으면서 딸한테는 왜 그렇게 모질게 굴고 이해해 주지 못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반대로 딸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도무지 알 수 없는 힘들고 어지러운 태풍같은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 자신만 알고있는 비밀스러운 마음들을 만나게 되면 사춘기를 겪고있는 아이도 성장통을 지켜보는 엄마도 한발짝 물러나서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을 다 알아 버린 것 같다가도 한 없이 바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즈음 나는 갑자기 시력도 좋아졌다. 초록 풀 이파리를 건드리고 지나가는 바람의 장난도 눈에 들어왔고, 붉은 노을에 젖어 버린 나뭇가지도 다 보였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고 모든 것이 슬펐다. 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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