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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소설이다. 쉽게 빠르게 읽을 생각으로 접근하였는데 생각 이상으로 무거운 주제와 내용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를 새롭게 해석하여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기에 어린 시절 본 영화 등을 떠올리며 가벼운 판타지를 예상하였던 것이다. 책의 시작과 마지막은 ‘오즈의 마법사’를 그대로 따랐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내용과 주제들은 결코 어린이 소설로 보기 어려운 무거운 주제들이 가득하다.
서쪽 나라 마녀의 생애와 그의 시대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마녀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탄생부터 범상하지 않은 마녀는 그 삶 전체가 평탄하지 않았다. 마녀의 생애를 서술하는 그 중심엔 작가가 있겠지만 글을 읽다 느낀 것이지만 마녀의 시각이 많이 없다는 점이다. 마녀 자신의 이야기보다 마녀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마녀가 원하는 것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말하는 ‘영혼’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소설의 내용이나 주제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 소설 속엔 단순한 한 마녀의 일대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주제와 논쟁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보통 동물과 진짜 동물이라는 표현이나 진짜 동물의 사람으로부터의 격리나 그 존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은 우리가 역사 속에서 보아온 인종문제 등을 떠오르게 한다. 선과 악의 문제나 독재 등의 여러 문제는 또 다른 정치에 대한 은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책을 찾고 몇 가지 그림들을 보면서 이해의 폭을 조금 넓혔다. 진짜 동물과 등장인물에 대한 것이다. 단순히 머릿속으로 상상하든 것을 그림으로 봄으로써 더 쉽게 알게 되었고, 시리즈의 여러 제목을 봄으로써 등장인물 중 중요한 몇 사람의 성격과 이 소설 속 인물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원작을 읽지 않아 정확한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아쉬움을 느낀다. 비록 이 소설이 원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른 소설이라고 말하지만 원작에서 파생되었기에 얻을 수 있는 원작에 대한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을 놓치기 때문이다.
작품은 깊이 있는 내용이고 빠르게 읽히지는 않지만 예상외 재미가 있다. 여러 가지 은유가 담겨있는 소설을 읽다보면 그 의미를 많이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약간은 역자의 주석이 필요한데 이 소설엔 그런 섬세한 편집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왠지 한자들이 나오고 번역 문장을 보면서 일본 번역서를 참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만의 착각이라면 좋겠지만 좋은 우리 단어가 있는데 한자 사용으로 이해와 가독성을 떨어트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나의 지식과 이해 부족으로 충분한 재미를 누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책 마지막에 역자가 외국 리뷰에 5명을 제외하고 모두 만점을 주었다고 하는데 아마존에서 지금 확인하니 평점은 별 세 개 반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리뷰 숫자는 이 책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게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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