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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 영화를 얼마나 자주 봤는지 횟수를 세아리는 것도 이미 잊은지 오래되었다.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됐을 땐 그냥 장진영이라는 배우가 좋았어서, 영화가 괜찮지 않더라도 그녀가 연기하는 것을 보는 게 좋지 않나 싶어 봤었다. 그땐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도 없는 나이었으면서, 아직 많이 어렸으면서 열 몇 살된 나는 이 영화를 보며 펑펑 울었다. 술집에서 일하지만 화끈하고 정 많고 욕도 잘하는 연화와는 지구와 달의 거리 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었으면서, 뭐가 그렇게 감정 이입이 됐던건지 나는 펑펑 울었고, 그 이후로 이 영화는 살다가 문득문득 깜깜한 방 안에 환히 화면을 켜고 멍하니 들여다보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이미 여자가 있는 영훈이 술집 여자 연화와 만나게 되고, 둘은 그렇게 사귀다-아니, 연화의 말을 빌리자면 거의 살다시피-하다 영훈이 결혼을 하게 되며 점점 멀어지게 된다. 장진영이 연기하는 연화란 캐릭터는 얼핏보면 쿨해보인다. 이별 같은 건 아무렇지도 않고, 혼자서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영훈과 연애를 하게 되며,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는 점점 망가지고 약해진다. 제목과는 참 다른 영화이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묘한 감정이 든다. 제목처럼 연애라는 건 참을 수 없이 가볍기도 하고, 한없이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트릴 만큼 무겁기도 한 것처럼 느껴진다. 서로가 마냥 달달하고 드라마 속 주인공들마냥 멋진 행동과 멋진 대사들을 줄줄 읊는 멜로 영화는 사랑을 마치 팬시제품처럼 예쁘게만 담아낸다. 하지만, 사랑이 그렇게 예쁘고 아름답기만 하다면 사람들은 왜 그것이 끝났을때 울고 망가지고 때때로 깊게 상처받아 다시 사랑을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할까? 새 팬시제품을 사면 될 일인데 말이다. 하지만, 사랑은 분명히 그렇게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기때문에 연애라는 말은 지금 자주 쓰이는 만큼 그렇게 가볍기만한 것이 아니기때문에 사람들은 연화처럼 사랑때문에 변하고, 망가지고, 매달린다. 모든 것이 다 끝난 후 다시 재회한 영훈과 연화가 마주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들은 서로 무슨 말을 했을까. 아니, 말을 서로 할 수 있기나 했을까. 참을 수 없도록 가볍기 때문에 쉽게 깨지지만 참을 수 없도록 가볍기 때문에 쉽게 털어낼 수도 없는 것이 연애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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