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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다알리아..혹은 추악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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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친구가 된 출판사 직원은 절판된 추리소설만 모으는 신종 활자중독증 환자다.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꼭 책을 가지고 있거나 활동범위 근처 어딘가에 꼭 안 읽은 책이 있어야만 하는 나보더 한 단계 더 심하다 ㅡ.ㅡ;;;;;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 덕분에 절판된 추리소설들을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제임스 엘루이의 블랙 다알리가가 첫번째 타자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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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친구가 된 출판사 직원은 절판된 추리소설만 모으는 신종 활자중독증 환자다.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꼭 책을 가지고 있거나 활동범위 근처 어딘가에 꼭 안 읽은 책이 있어야만 하는 나보더 한 단계 더 심하다 ㅡ.ㅡ;;;;;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 덕분에 절판된 추리소설들을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제임스 엘루이의 블랙 다알리가가 첫번째 타자였고, 두번째는 "이와 손톱"이었다. LA 컨피덴셜의 작가인 그는 어릴 때 어머니의 비참한 죽음을 경험했고, 이 책의 서문에 오래 전 죽음을 당했던 어머니에 대한 헌사가 들어있다. 개인적인 아픔이 투영된 글이었기 때문일까? 나는 블랙 다알리아를 읽으면서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폭풍을 만난 기분이었다. 불과 얼음, 전직 권투선수였던 버키는 경찰 급여인상을 위한 친선 권투경기를 벌이는 것을 인연으로 가까운 동료가 된다. 역시 권투 선수였던 리는 은행강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만난 의문의 여인과 동거중이었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된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세 사람의 행복은 어느날 공터에서 발견된 끔찍한 시신덕분에 봄날의 꿈처럼 흩어진다. 참혹한 고문끝에 절단된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리는 행방불명이 되고, 버키는 블랙 다알리아와 인연을 맺고 있던 미모의 여인과 이상한 사랑에 빠지는데... 요즘 빠져들고 있는 "씬 시티"처럼 오직 선과 암흑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세상 속에서 주인공 버키는 끈질기게 살인자를 찾아나선다. 몇 년간의 노력끝에 그는 결국 살인사건의 끝에 도달하지만, 그것이 과연 끝일까? 글의 진정한 마력은 여운이라고 믿고 있다. 책을 덮고 난 이후에도 글씨로 이루어진 문장과, 그 문장들로 이루어진 문단들의 옭아놓은 진흙수렁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오직 글만이 할 수 있고, 책만이 이룩해낼 수 있는 위대한 범죄행위일 것이다. 수천명의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근사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나 영혼의 울부짖음 같은 힙합이 보여주는 여운과는 또 다른 세계이다. 제임스 엘루이의 블랙 다알리아는 그런 여운을 한껏 품고 있다. 너무나 지독하게 품고 있어서 책을 덮은 이후에도 한 동안 떨리는 손을 멈출 수 없었다. 그의 글 속에서 창조된 것들은 하나같이 추악하고 끔찍하고 비겁하다. 그래서 아름답다.
r*****a 2006.10.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