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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나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본, 영국 혹은 미국이나 북유럽 소설을 열심히 찾아 읽었다. 읽으면서 늘 아쉽다고 생각했던 건 바로 우리식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은 왜 없을까 하는 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 작가들이 쓴 미스터리 문학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찾지 않았을 뿐, 우리나라에도 우리 식의 글을 쓰는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얼마 전 읽었던 춤추는 집의 작가가 쓴 책을 찾아보았다. 많지는 않지만 그의 책을 만나는 시간. 좋아하는 작가가 또 생길 것 같아 좋았다. 정석화 작가의 미스터리 문학선은 2006년에 나온 책이다. 모두 5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이 책은 작가가 주는 미스터리 단편의 매력을 모두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의 선물’은 교통사고로 딸 보라를 잃은 엄마의 이야기다. 자신의 앞에서 덤프트럭에 치인 딸. 죽은 딸 앞에서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했던 엄마는 죄책감이 아이가 죽은 그 시점에서 기억이 멈춘다. 하지만 어느 날 죽은 아이의 사진을 보다 아이의 시선이 어디인지를 찾게 된다. 그 끝에는 누군가가 있었고 그녀는 복수를 위해 목을 매게 되는데... ‘발가락 찍기’는 한 여자가 살해 되었는데 그녀의 시체가 없다. 사건을 쫓는 김형사는 두 남자를 만나게 된다. 한 남자는 죽은 여자의 남편으로, 또 한 남자는 죽은 여자의 현재 동거인으로.. 그리고 그들과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부인이었던 오은영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사건의 진실은... ‘남편을 지독히 사랑하는 여자’는 벌거숭이 연쇄살인 사건으로 정신없는 강형사에게 전화가 오면서 시작된다. 강형사의 친구가 자신의 여동생을 찾아 달라고 한다. 실종된 지 열흘이라면서. 친구의 여동생 혜선은 한때 강형사가 사랑했던 여자. 사건이 나기 전 강형사를 찾아왔던 혜선. 그리고 발견된 시체. 과연 혜선의 시체와 벌거숭이 연쇄 살인 사건은 연관이 있는 것일까? ‘홈즈는 알고 있다’는 전직 형사가 도시의 변두리 마을로 거처를 옮기면서 발생된 사건을 다뤘다. 그곳에는 수요일 연쇄살인사건으로 어수선하고, 애완견의 살인과 실종으로 부산스럽다. 이곳에 전직 형사는 홈즈로 그 집의 주인은 왓슨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종족 보전의 법칙’은 고양이의 후예일지 모를 여자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미스터리 추리하면 장편만을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책은 추리 소설도 단편의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두 기억에 남고 여운이 남지만 발가락 찍기는 더욱 간담이 서늘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완성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사람들.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때론 사람도 수단과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하게 된다. 상처받은 인간을 상처받은 또 다른 인간이 보듬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한마디로 가당치도 않았어. (102) 우리는 흔히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에 보다 오래 그리고 간절히 사랑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상처 받은 인간은 자신의 상처에만 몰입할 뿐 상대의 상처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의 상처에 몰입하지 않으면 사랑이 식었다 생각하기도 한다. 어쩜 상처 받은 인간이 상처받은 또 다른 인간을 보듬을 수 있다는 건 착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혹은 놓고 싶지 않기에 한순간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 무엇이 진짜 우리를, 나를 지키는 인생일지는 분명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새로운 작가를 알고 새로운 작가의 좋은 글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겁다. 작가는 또 시간이 되어 어떤 책을 쓰게 될지... 기대되는 작가를 만나 행복하다. |
| 세 편을 읽었고 세 편은 처음 읽는다.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선물>은 좋다. 작가가 미스터리 독자에게 주는 선물처럼 또 다가온다. 미스터리 작가가 미스터리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작품이다. 좋은 작품이다. 정석화의 작품에는 어떤 형식이나 일정한 패턴이 없다. 그만의 독특함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작품만 봐도 이건 누구 스타일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리고 작가의 작품에서 나만이 발견할 수 있는 일정한 패턴을 바란다. 어쩜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살아가는 이야기. 이런 인생, 저런 인생. 누군가 겪음직한 이야기에 미스터리라는 옷을 입힌다. 결말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결말도 미스터리일 수 있는 거니까. 작가는 ‘인간’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인간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인간들이다. 그들이 다가온다. 하지만 우린 모른다. 내 발가락도 안 보이는데 남의 그림자가 보일 리가 없으니까.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시대가 갈팡질팡하는 중생에게 갈 길을 정해주길 바라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동전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사실, 그것만은 새기고 싶다. 선과 악, 흑과 백과는 다른 종류의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작가의 작품 속에서도 발견하고 싶었고 작가도 담아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발가락 찍기>같은 작품은 드라마 한편을 본 느낌이다. 그럴 수도 있겠지. 꼭 우악스럽게 악다구니 칠 일 있나. 그저 그렇게 흐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한번뿐인 인생에서 내 주먹만 움켜쥐고 살 필요는 없는 거겠지. 하지만 나중에 진짜 발가락 찍을 수도 있을지 모르는데 그땐 또 그때대로 살아가려나... <남편을 지독히 사랑하는 여자>는 사실 처음부터 너무 뻔했다. 왜? 라는 물음을 던진다. 정말 지독히 사랑하면 이렇게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흔하다. 지나치게 인간적이다. <종족 보존의 법칙>은 색다르고 독특하다. 고양이 부족이라... 여자는 어쩌면 고양이 같은 그런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고양이 같은 면이 좀 더 부각되었다면 좋았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건 모처럼 나온 단편집에 <자양화>가 빠졌다는 점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니 <당신의 선물> 다음으로 좋아하는 작품인데 아쉽다. <홈즈는 알고 있다>는 요즘 나온 작품이니 차라리 이 작품 대신 <자양화>를 넣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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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의 미스터리 단편집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한국처럼 추리작가들에게 지면이 부족한 곳에서, 여전히 추리소설을 쓰고있는 작가들이 있다는게 고마울 뿐이다.
정석화의 작품은 서스펜스 소설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어서 잠깐 서스펜스 소설이 뭔가 싶었다.
히치콕 영화를 봤을때 느끼는 그런 서스펜스?
주인공이 어떻게 움직일지,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보게 되는 작품들?
사실 그런 것보다는 정석화의 작품을 읽다보면 같은 문구를 반복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문장이 이상해서도 아니고, 도무지 뜻이 해독이 안되서 그런것도 아니다.
같은 문구를 다시 되씹어보게 되는 것은, 그렇게 다시 읽어보면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은 무거운 듯한 문장이 가끔 부담스러워 잠시 책을 내려놓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내 다시 책을 들게 되고, 이제는 그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해 또 책을 잠시 덮어야한다.
그래서 정석화의 작품은 훌훌 읽어버리고 던지는 추리소설이 아니고, 찬찬히 보게 되는 그런 소설이다 [인상깊은구절] "이봐, 강형, 여자한테 속는 거, 아무래도 그게 남자의 인생같지 않아?" "그렇다면 여자란 남자에게 불필요한 존재겠군. 죽는다고 해도 별 불만 따윈 않겠어." "남자에 대하 여자의 최종 목표는 어쩌면 그것인지도 몰라. 남자를 살인범으로 만드는 것. 그래도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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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공개된 '당신의 선물'을 읽고 주저없이 선택한 책이었다. '남편을 지독히 사랑하는 여자'도 마음에 들었지만 결국 '당신의 선물'을 뛰어넘는 작품은 없었던 게 아쉽다.
두 작품을 제외한 작품들은 아쉽게도 내 취향이 아니었다. 발가락찍기는 내 기준에서는 별로 '재미'가 없었고 종족 보존의 법칙은 좀 가볍고 환상소설집 같은 데서 많이 보고 들었음 직한 이야기였다. 뒷이야기가 너무 뻔히 보여서. 쩝... 그런 가벼움이라면 차라리 '홈즈는 알고 있다'의 소재나 캐릭터가 훨씬 생생하고 재밌다.
이 작가분의 이야기는 사건보다 사람에게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면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와 비슷하게도 느껴진다. 아직 작품집이 이것 하나라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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