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왠만한 매체에서 하도 떠들어 댄 이 책에 유난히 눈독 들이고 있었던 터라 받자마자 읽던 책도 접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휴 ~, 읽기는 쉬운데 가볍지 않는 주제에 마음이 무겁다. 필사적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보다는 그림책 작가 베비 콜여사의 말말따나 따로따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이혼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차선의 선택일 수는 있다. 아니게 아니라 요즘 이혼은 또 다른 모습을 한 가정 형태로 서서히 자리 잡고 있는 추세이고 보니 이혼이 뭐 대순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마련이다. 배빗 콜의 <따로따로 행복하게>는 이혼을 유머스럽고 코믹하게 그리고 있지만 사실 이혼의 과정은 필경 끔찍한 아수라장 한복판에 서 있는 기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의 이혼에 대한 관대함은 아무래도 우리 패밀리의 한 가정이 그러한 경우를 겪다보니 생기는 경험에서 우러나올 것일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은 이혼 가정에 한 쪽이 좀 더 참으면 될 것이라든가 아니면 둘 다 문제가 있어서 그럴거라는 쌍방의 책임론을 들먹이며 이혼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던 나는, 시동생과 동서의 결혼생활을 보면서 결코 이혼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사람 좋은 양반의, 걸핏하면 애는 혼자 방안에 나두고 술먹고 새벽에 들어오는 동서때문에 장장 6년의 속앓이와 그리고 말할 수 없는 동서의 염장질에 속이 타들어가는 시어머니을 지켜보면서 가정의 행복의 조건은 인내와 끈기도 그리고 참을성도 아니라는 사실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결국 결혼 6년의 마침표는 아들내미를 아빠가 맡는 것으로 끝났지만 오히려 지금 현재의 행복한 싱글파 상태로 있는 시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된 모양새로 살아가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동생이 만약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이혼을 결심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 양반에게 이혼을 결심하게금 용기를 준 사람은 다름아닌 아이였다. 텅 빈 방에 아이 혼자 나두고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동서에게 애걸복걸도 해보고 지지고 볶고 소리지르고 별의별 수단을 다 써보았지만 동서는 애는 내팽겨치고 새벽2시도, 어떤 경우는 외박도 마다 하지 않았다. 시동생이 애가 불쌍해서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해나가기 힘들다고 이혼해야겠다고 말했을 때 우리 가족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사실 이전에 도로 싱글이라는 말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시동생이 아이를 맡으면서, 난 이 도로 싱글이라든가 다시 싱글이라는 말에 심한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아니 도로 싱글이라니 그러면 아이는 어떻게 하고 ? 좋기도 하겠다. 아이는 상대방에게 맡기고 다시 혹은 도로 싱글로 세상에 나오니 얼마나 홀가분하겠니, 애들 교육에 신경을 쓰기를 해 아니면 아이들이 어떻게 되든 나몰라라하고 내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된다 이거지 너무 이기적이라는 거 알지. 그래도 그 애들한데 네 핏줄 한방울이라도 있어. 쬐게 책임 질 줄 알아야하는 거 아냐, 하는 비아냥이 내 속에서 맴돌았다. <노란 코끼리>를 읽으니 여기에서도 한쪽이 싸가지 없기는 마찬가지. 요군의 열한번째 생일날 왔으면, 한때는 아내였던 사람에게 최대한의 성의와 애정을 보였어야지 살 찐다고 고기 한점 억지로 먹고 게다가 비오는 날 우산 내미는 딸 나나에게 " 우산 빌려가면 다시 돌려주러 와야 한다고 필"요없다고, 인간아 그렇게 살지 말아라. 칼럼이나 쓰면서 애들 키우겠다고 열심히 살고 있는 와이프 보기가 그렇게 싫든. 네가 애들 키워봐. 내가 애 키울거야 이말이 얼마나 위대한 말인줄 알아, 당신 내 옆에 있었다면 귀싸대기 맞았어. 그리고 너 요군, 너도 인마, 엄마한테 잘해. 그래도 너희들 잘 키워보겠다고 운전 면허 따서 노란 코끼리도 몰고 그 노란 코끼리는 너의 엄마의 용기야. 초보인 너의 엄마 다나카가 세상과 맞짱뜰 수 있다고 ,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험난한 세계로 돌진하는 용기의 상징이었단 말야. 그 노란 코끼리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지고 선뜻 어디로 떠나볼까(217쪽)하는 용기가 생길 수 있던 거야. 이 세상에서 요군과 나나를 받아주었던 그 엄마가 아무리 덜렁대고 기계치고 너희들을 몰라준다고 해도 너희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엄마가 있는 한 요군과 나나는 행복한 거야. 알았니 ! &nbs; 생활이 힘들어도 언제나 싱글벙글인 싱글맘인 다나카도 그리고 아들내미와 알콩달콩하는 사는 우리시동생 싱글파도 이 세상의 편견을 어느정도 무시하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고 그 용기를 지탱해주는 아이들과 이웃과 가족이 있는 한 세상 살기는 한결 수월하리라. 어째든 꿋꿋하게 잘 살아 보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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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받았다.
마음 한쪽을 아리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소박한 표지의 연필의 터치가 따스하게 느껴지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책이었다.
보여지는 눈과 보여지지 않는 마음의 눈앞에서 나뭇잎은 어지러이 날리고 있고, 핸들을 잡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엄마와 무엇인가에 토라져 있는 듯 보이는 옆 좌석에 앉은 아들의 모습, 그리고 마냥 신나기만 한 듯한 여자아이의 모습에서 어울리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러한 그들을 한 공간에 태우고 있는 왠지 불안해보이는 노란 소형 자동차를 한 대 볼 수 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헤메이는 길 잃은 아이같아 보였다.
알지 못하는 앞을 향해 점점 넓어져만 가는 길을 달려가야 하는 그들...
그들 앞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 "아빠가 떠나 버렸다. 우리를 버리고~~
엄마와 5학년인 나 그리고 동생 나나가 남아 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새로운 가족이 된 노란 코끼리.
어딘가에서 강제로 끌려 온 듯 불안해 보였던 노란 코끼리 덕분에 우리 가족은 가슴속에 남아 있던 불안과 맹목적인 그리움을 조금씩 지워갈 수 있었다.
엄마 - 얼떨결에 싱글 맘이 되어 낯선 세상에 버려진 듯 모든 걸 처음부터 시작해야하는 실수투성이 엄마는 시회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씩씩해 보인다. 아기코끼리를 든든한 친구삼아 많이 어설프지만 그리고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애 같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나나 - 울기부터 하는 투정쟁이 나나도 엄마와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따뜻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나 -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나. 하지만, 가슴 속 아픔을 내보이지 않고 투정도 부리고 잘난 척도 잘하는 덜렁이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다. 엄마와 나나의 든든한 짝꿍으로 새로운 희망을 향하여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노란 코끼리 - 밝고 귀여워 보이지만 수줍음을 품은 고집스러움을 풍기는 노란 중고 자동차. 어쩌다가 운전도 세상살이도 초보인 우리 엄마를 만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문제투성이 외로운 엄마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불안해 보이는 우리 가족의 마음을 한 곳에 모아주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삶에 적응해 힘을 얻는데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낸 우리 가족의 새로운 세상에로의 지름길 같은 존재다. 』
이 책은 이혼 후 겪어야 할 가족간의 보이지 않는 문제를 되짚어보게 하는 책이다.
빗속에서 나나가 전해 준 우산을 “우산 빌려 가면 다시 돌려주러 와야 한다.”며 비를 맞고 가는 아빠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두 번 다시 뒤를 보지 않고 집으로 되돌아 온 두 아이. 두 아이는 엄마와 아빠에 대한 바람과 그리움을 접어가는 방법을 배워가게 된다.
엄마와 동생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스스로도 지쳐 투정부리고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지만 찡그린 얼굴과 마음을 홀로 달래면서 훌쩍 어른이 되어가는 요군(나)의 모습도 부드럽고 따뜻하게 표현되어 있다.
마음 속 슬픔을 함축한 대사와 사건들이 자주 터지지만, 읽는 독자가 그 슬픔 속에 빠져 즐길(?) 여유도 주지 않고 아주 간결하고 톡톡 튀는 표현으로 더 큰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아이의 어른스러움과 무던함이 덜렁이이지만 아픔을 표현해 내지 않는 엄마의 성격과 잘 어울려 잔잔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하지만 가슴 찌릿함을 간직한 채 끝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한층 더 단단해지고 넓어져 있음을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키우는 따뜻한 소설이다.
새로운 꿈과 희망의 바다를 향하여 마지막 힘을 내어 달리는 노란 코끼리의 뒷모습은 할 일을 무사히 끝낸 듯 지쳐보이지만 편안해 보였다. [인상깊은구절] "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잘하잖아'' 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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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자동차 붕붕이가 있다. 엄마를 찾는 철이와 함께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는 착한 붕붕이. 엄마 잃은 슬픔을 철이가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붕붕이 때문이었다. 붕붕이는 힘이들땐 꽃향기를 맡고 악당을 물리쳐주는 영웅이 되어주기도 하고 철이가 외로울 땐 포근히 안아주는 엄마가 되어주기도 하고 함께 신나게 달릴때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철이에게 붕붕이가 있다면 요군네 집에는 노란 코끼리가 있다. 노란 코끼리는 요군네가 어딜가든 함께 달려주는 자동차이다.
주인공 요군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아빠가 없어진 집의 가장이란 생각에 장어덮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군이다. 덜렁거리는 엄마와 아직은 우는 것이 가장 큰 무기인줄 아는 여동생 나나를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요군이다. 아직은 아이여서 엄마를 도울 힘이 부족하다고 속상해하고, 무얼하더라도 아이여서 엄마를 걱정하고 아빠가 없이 자라야 하는 나나를 걱정하느라 바쁜 요군은 겨우 11살이다.
싱글맘가족, 우리는 그런 가정을 결손가정이라는 말로 그 가정의 아이들을 슬프게 바라본다. 그런 우리에게 책은 경쾌한 분위기로 웃음을 선사하고 아빠의 빈자리는 서로를 보듬으면 채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반가워! 노란 코끼리
-어느 날 엄마는 선전포고를 한다. 운전을 배우기로 했다고. 통조림 하나를 따는 데도 손가락을 베고야 마는, 기계하고는 정말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이 바로 요군의 엄마인 것이다. 요군의 걱정은 하늘로 뭉게뭉게 올라간다. 그도 그럴것이 요군의 엄마는 여동생 나나의 유모차 하나도 제대로 밀지 못해 도랑에 빠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얼른 커서 자신이 면허를 따는 것이 빠르겠다고 생각하는 요군이다.
요군은 알고 있다. 아빠가 없기때문에 엄마가 운전을 하는 것을. 그래서 걱정이 되면서도 말릴 수가 없다. 엄마는 필사적이니까. 아빠의 몫까지 엄마는 해내고 싶은거라는 것을, 요군과 나나에게 아빠몫까지 최선을 다하고픈 맘을 너무도 잘 알기에 요군은 엄마를 응원한다. 그래서 요군은 아기 코끼리를 닮은 노란색 차를 차고에서 발견했을 때 하늘을 날 것 같았다. 노란 코끼를 타고 붕붕붕~ 엄마가 면허를 따지 못해 차가 먼저 와있다는 소리를 듣기 전까지 요군은 노란 코끼리를 타는 상상은 달콤했다. 그 달콤함은 한달이 지나서야 다시 시작된다. 한달이 지나서야 노란 코끼리와의 여행은 시작된다.
#상처 입어도 끄덕 없어요. 노란 코끼리는 행복을 먹고 사니까.
-노란 코끼리는 요군 가족과 닮아있다. 작고 아담한 왠지 달리기에는 불안해 보이는 아기 코끼리. 아빠가 더이상 집으로 돌아오지 않음을 깨달으면서 요군은 알게된다. 전과 같을 수는 없을거라고. 그래서 요군은 어른이 되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빠가 먹던 장어요리를 먹고 어린 동생 나나가 울지 않도록 잘 돌봐주고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려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요군은 얼마나 아팠을까?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엄마가 있지 않은 집을 문을 열고 들어오며 요군은 생각했었다. 엄마가 아빠처럼 들어오지 않을수도 있다고. 그럴리 없다는 것을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은 요군의 마음을 빗물처럼 적셔버린다. 엄마가 일로 인해 늦는 것을 확인한 요군은 한숨을 내쉰다.
''엄마까지 집을 나가는 일은 절대로 없겠구나. 그런 보증만 있다면,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조금쯤은 일어난다고 해도 그런 건 모두 헤쳐나갈 수 있어.''
아마도 요군은 이때부터 마음 속은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가는 요군을 보는 엄마의 마음도 편치는 않다. 아이는 아이답게 키우고 싶은 엄마인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힘들어 한다. 엄마의 건망증은 더 많은 것을 암기하느라 생긴거라 생각하는 착한 요군이 엄마의 마음을 울린다. 서로를 위해 전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믿는 가족. 힘들지만 행복한 뭉게구름이 날마다 피어오르는 가족이다.
노란 코끼리는 엄마의 서툰 운전 솜씨로 성할 날이 없다. 눈을 다치고 옆구리가 치이고 엉덩이도 멍이 가실 날이 없다. 그래도 노란 코끼리는 달린다. 불안하고 덜컹대지만 잘 달린다. 요군네도 잘 달린다. 아빠가 없지만, 엄마는 여전히 덜렁대지만, 어른이 되고프지만 아직은 아이인 요군도, 아무것도 모르는 예쁜 나나도 잘 달린다. 행복을 향해. 상처 입어 달릴 수 없을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확인 시켜주려는 듯이.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잘 달려나간다. 노란 코끼리를 타고.
#가끔은 울어도 괜찮아.
-행복, 따뜻함, 귀여움, 즐거움, 사랑, 포옹, 배려.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따뜻했던가! 그런데도 울고 말았다. 내내 너무 따뜻해서,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울고 말았다. 혼자서 척척하려는 요군의 마음이 예뻐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나가 하나씩 깨닫게 되는 슬픔이 아파서 힘들어도 힘든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엄마가 안타까워서 울고 말았다.
요군의 집에도 가끔은 비가 내린다. 그 비는 그치고 나면 맑게 개인 하늘을 선물한다. 그렇게 비가 오고 날이 개고 선선한 바람이 분다. 요군네는 누가 뭐래도 행복하다.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러니까, 요군 가끔은 울어도 괜찮아."
#성장동화? 아니, 이건 우리 모두를 위한 동화.
-아이의 마음을 이렇게 섬세하게 나타낼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어떤 소설보다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감정의 폭이 넓고 생각이 깊다. 간혹 우리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길밖에 세워둔다. 어른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길 밖에. 그 길에서 아이들은 듣는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운다. 아이들의 길과 어른의 길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어린이였을 때와 어른이 되었을 때의 길이 달랐는가! 우리 역시 한 길로 왔다.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는 길로. 아이들도 그렇다. 그걸 이 책을 통해 다시 깨닫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니다. 어른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기분으로 노란 코끼를 타보면 된다. 웃음, 감동, 눈물, 여러가지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도 어린이에서 어른이 될 것이다. 요군처럼! [인상깊은구절] ----------<눈물이 살짝="" 고인="" 구절="">------------------------------ #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다른 여자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자 엄마는 너무도 충격을 받아 그 길로 집을 나가버렸다. 그때, 엄마는 죽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중략) 학교에 가서도 사라진 엄마가 걱정이 되어 공부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을 받다 말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가 선생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 # 가방에서 나나의 팬티를 한 장 꺼내 갈아입혀 주었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오줌 좀 싼 걸 가지고 울면 안 돼. 강하고 씩씩하게 살아야 한단 말이야." -요군이 나나에게 하는 말- # 하지만 지금쯤 엄마는 낯선 고장의 호텔 침대에 혼자 동그마니 앉아 자신이 저지른 멍청한 짓을 싫증날 정도로 곱씹고 있을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 한 곳이 이상하게 찌릿찌릿하며 안 된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정신이 없는 건 덜렁대는 성격 때문이지만 요즘 들어 더 심해진 거, 어쩌면 전보다 일을 더 많이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빠가 없어서 두 사람 몫을 혼자 하다보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내 가슴에는 이제 어두운 기운이 드리워졌다. 마치 유리창을 신문지로 막듯이. #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잘하잖아.'' 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 <아빠를 따라잡은="" 나나가="" 우산을="" 건네주었다.="" 두="" 사람은="" 무슨="" 말인가를="" 두세="" 마디="" 주고받았지만="" 물론="" 그=""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나나가="" 발길을="" 돌려="" 우산을="" 든="" 채로="" 되돌아왔고,="" 아빠는="" 비에="" 젖은="" 채="" 찻길로="" 향했다.="" 내가="" 있는="" 곳까지="" 돌아온="" 나나는="" 우산을="" 내밀며="" 빨개진="" 눈으로="" 말했다.="" "우산="" 빌려="" 가면="" 다시="" 돌려주러="" 와야="" 한다고="" 필요="" 없대."="" ''그런="" 말이었구나......"="" 나는="" 나나에게=""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저="" 우산을="" 펴서="" 나나에게="" 씌여줄="" 뿐이었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두="" 번=""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또="" 그렇게="" 원하든="" 원치않든="" 훌쩍="" 커버린="" 것="" 같았다.="" 어쩐지=""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 씁쓸해진="" 그="" 날은="" 내="" 열한="" 번째="" 생일날이었다.="">아빠를>눈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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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이혼을 하면 당사자가 마치 큰 흠결이 있는 듯 여겼지만 지금은 거의 그렇지 않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렇지만 성인 남녀 둘의 합리적인 선택에 의한 이혼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어느 한 쪽이 갑자기 당하는 이혼이라면 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으로 독립이 어려운 여성이 당사자라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여성 혼자 아이들까지 함께 양육해야 할 상황이라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갓 열 살이 넘은 아이가 부쩍 자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나’는 엄마와 여동생이랑 살아간다. 아빠가 다른 여자랑 살게 되어 셋이서 살게 되었다. 엄마는 덜렁대기 일쑤고, 일처리도 신통치 않다. 갑자기 아빠가 떠나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먹고살기 위해 처녀 시절 잡지사에서 일한 경험을 되살려 잡지 등에 기사 따위를 쓰며 생계를 감당한다. 그렇지만 마감이 임박하면 심각해지고 예민해져 식구들은 안중에도 없다. 기계 같은 것에도 익숙하지 않아 운전면허에 계속 떨어지지만 중고 자동차를 먼저 덜컥 들여온다. 그러고는 차 키를 꽂은 채로 차 문의 잠금장치를 잠가버리기도 하며 소소한 사건들을 일으킨다.
주인공은 여동생을 챙기는 한편 실수투성이 엄마까지 챙긴다. 생일날 찾아왔다 쓸쓸히 돌아가는 아빠의 뒷모습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다시는 아빠가 자신들을 찾아오지 않으리란 사실을 예감할 만큼 영특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어른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엄마가 다른 남자를 사귈까봐 걱정하기도 하고 엄마가 불법 주차한 차를 견인해 간 상황에서도 그저 같이 외식하기로 한 약속이 깨지는 것만을 걱정할 뿐이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랑 함께하려는 마음, 그리고 셋이서 떠난 여행에서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 폐차를 하게 될 상황이 되지만 꿋꿋한 마음은 엄마를 크게 위로한다.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잘하잖아’ 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 물론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폐를 끼치게 될지도 모르지만, 우리도 이젠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어떻게든 씩씩하게 살아가야 해. 별일도 아닌 걸 가지고 놀란 고슴도치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말이야. 엄마는 이제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나아갈 거야. (218쪽) 주인공이라고 왜 주눅 들고 힘들지 않았을까. 엄마가 다른 남자를 사귈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이나 친구들과 격렬하게 싸운 배경에는 이혼이라는 무게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덜렁대는 엄마와 어린 여동생을 챙기고 스스로 추슬러나가는 모습이 기특하다. 엄마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함께 경험하고 함께 아파하며 함께 나아가는 성숙이 보기 좋다. 그 매개가 자동차라는 것이, 노란 코끼리라고 부르는 자동차라는 것에 선뜻 동의하고 싶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뭐, 엄마의 홀로서기와 아이들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자동차도 아주 나쁘지는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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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일단 재미있다. 주요 등장인물인 엄마, 아들, 딸의 캐릭터와 그들의 일상이 재미있게 꾸며져 있으니 읽는 동안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겐 재미있는 것에서 그친다.
어수선하고, 똑 떨어지지 못하고, 철없는 이혼한 엄마는 2% 부족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존재. 아빠를 대신하는 가족에서 유일한 남자임을 자각하고 때론 애늙은이처럼 구는 아들. 예쁘지만 아직 어려서 철모르는 순진한 딸. 가족구성원이 어쩜 이리도 판에 박힌 시트콤 등장인물같은 캐릭터인지! 그 캐릭터를 억지로 부각시키지 않고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한 저자의 글재주가 뛰어난 것은 쾌히 인정하나 뻔한 인물설정은 실망스럽다.
또 운전면허증을 따기도 전부터 노란 자동차를 떡하니 사다놓은 정말 철없는 엄마의 에피소드로 시작하여 옛보모를 만날 장소를 누누히 잘못 이야기해주는 엄마때문에 졸지에 미아가 될 뻔한 에피소드로 마치는, 현실에선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것 또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몇 개의 사건들-오토바이맨을 엄마의 애인으로 착각했다든가, 차 열쇠를 꼽아둔채 문을 잠갔다든가 등-은 충분한 개연성을 가져 매우 공감할 수 있고, 특히 엉망으로 끝난 아빠와의 마지막 식사, 그리고 그냥 비를 맞고 가겠다며 돌아선 이야기는 마음이 찡하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 책은 성장소설이라고 하겠지만 어른이라도 가볍게, 즐겁게 읽어볼 만하다.
책을 덮고 문득 든 생각-이 소설을 아들의 눈으로 바라본 바와 엄마의 눈으로 바라본 바를 동시에 이중으로 엮었다면 어떨까. 같은 상황에 대한 두 인물의 다른 생각이 교차된다면 굳이 '노란 코끼리 덕분에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갖게 되었다'는 것 같은 엄마의 설명이 글로 적혀있지 않아도 될 것이고, 그렇다면 보다 풍부한 상황전개와 상황을 해석하는 여러 각도의 시각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을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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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넘어선 찬사와 감동! 이라는 선전문구가 처음 눈에 띄었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내 마음 속에 여전히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당시 난 눈물을 연신 찍어내며, 코를 훌쩍 거렸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는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책의 두께가 얇아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단샤'' 최고의 작품이라는 문구가..
행복을 꿈꾸며 젊은 두 남녀는 결혼을 한다. 우리나라 3쌍 중 1쌍은 이혼한다는 통계에도 아랑곳 않고. 그저 자신들의 미래에는 노란 행복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고 말이다. 이렇게 이혼율이 높다보니 편부모 가정도 늘고 있다.
이 이야기 역시 편부모 슬하에서 자라는 11살 어린이의 성장기 소설이다. 또한 남편의 외도로 혼자 남게된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여성의 이야기다. 상처를 극복하고, 스스로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을 어린 아들(지로)의 시각에서 그리고 있다.
지로의 시점에서 엄마를 바라보면 언제나 걱정되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항상 보살펴 줘야 할 것 같다. 요리는 잘 하지만 그 외의 일은 젬병인 엄마. 건망증도 심하고, 어떤 일을 해도 실수 투성이다. 그런 엄마가 어느 날 운전면허도 없이 덜컹 자동차를 샀다. 노란 자동차는 그날 이후로 ''노란 코끼리''가 됐다. 노란 코끼리가 도로에 서면 한 없이 작고 초라해져 ''아기 코끼리'' 가 된다. 노란 색이라는 이미지는 약하고, 미성숙하고, 어리숙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마치 혼자 남게된 엄마 같다. 그리고 이제 막 11살 생일을 맞은 지로 같다.
지로에게는 엄마뿐 아니라 보살펴야할 존재가 한 명 더 있다. 세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 나나. 나나는 오빠인 지로가 봐도 예뻐서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 한다. 그러나 셈을 내거나 하지 않는다. 엄마의 심정까지 헤아릴 줄 아는 어른 같은 아이다. 어느 날 아빠가 지로의 생일을 맞아 검정색 빤딱빤딱 빛이 나는 자전거를 사오셨다. 그런데 불안했던 예상대로 엄마와 아빠는 또 말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식사 도중 일어서는 아빠.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아빠는 비를 맞고 가셨다. 나나와 지로는 아빠를 부르며 달려간다. 그런데 아빠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직 나나짱만 지금의 아빠를 쫒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지로는 나나짱에게 우산을 건내준다. 그러나 쓸쓸하게 돌아오는 나나짱. 아빠는 우산을 빌리면 다시 돌려줘야 하기때문에 받지 않겠다고 말했단다. 이때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 그리고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빗물에 씻어냈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 졌다.
그러나 몇몇의 일화를 제외하면 나머지들은 꽤 유쾌하다. 엄마의 좌충우돌 실패담. 혼자 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엄마는 예 경험을 되살려 출판사에 글을 넘기는 프리랜서 작가로 일을 하고 있다. 마감에 쫓기며 일을 하고 있는 엄마에게 ''왜 그러게 일을 미리미리 했어야지"하며 일침을 가한다.
엄마와 지로, 나나짱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드디어 엄마가 대형 사고를 친다. 꼬불꼬불 도로를 내려오다가 그만 맞은 편에서 오는 트럭과 부딪힐 뻔 한 것. 다행이 노란 코끼리의 한 쪽눈이 다치고, 벽에 부딪혀 조금 찌그러 진 것뿐이지만, 트럭에서 내린 아저씨는 엄마를 나무란다. "여자가...어쩌구 저쩌구"라며..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엄마와 지로는 한 층 더 성장했다. 지금까지 엄마와 지로, 나나짱이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은 다 아기 코끼리 덕분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넓어지고, 선듯 어디로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고 엄마는 고백한다.
드디어 노란 아기 코끼리와도 작별이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기 코끼리는 떨어지는 거대한 붉은 태양처럼 최후의 멋진 모습을 발산하고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잘 하잖아'' 하는 기불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나의>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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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넘어서는 찬사와 감동'이라는 대단한(?)문구에 끌려 바로 사버렸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눈물빼며 읽었기 때문에..과연 정말일까 하는 생각으로 봤는데~ 역시 재미있게 봤다. 싱글맘 엄마가 혼자 가정을 꾸리는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무던하게 풀어 쓴 내용도 좋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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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교양도서 선정이라는 책 앞의 마크가 눈에 띕니다.
노란 코끼리는 엄마가 사용하려고 산 자동차의 별명이에요.
엄마의 일 때문에 쫓아간 출판사에서는 동생을 보호하기 위한 오빠의 활약이 돋보이고,
우울할 것 같은 이혼가정의 모습이 아닌 사람사는 가정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약간은 조숙한 우리의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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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문득, 노란 아기 코끼리가 다가왔다.
매사에 덜렁거리는 기계치인 엄마가 드디어 운전면허를 결심하면서 '나'(요군)에게 새 가족이 생긴다. '노란 아기 코끼리'라는 애칭을 수여받게 된 중고차가 바로 그것. 엄마의 운전면허증보다 먼저 도착한 노란 코끼리는 한 달이 지나서야 바다로 첫 나들이를 떠난다. 엄마와 나, 동생 나나. 이렇게 셋이서.
앙증맞은 제목만큼이나 사랑스런 외모를 갖고 있는 책, <노란 코끼리>. 그냥 휘리릭~ 넘겨보면 첫 느낌은 삽화책 같기도 하고 동화책 같기도 하다. 마티즈를 연상시키는 노란 자동차가 굴러가는 표지 위에 샛노란 띠지를 걸치고 속지까지 노랗게 물들인 귀여운 이 책은, 책 속에 책표지와 같은 그림이 새겨져있는 이쁜 책갈피 선물까지 품고 있다. 오~ 작은 걸로 큰 감동주는 센스쟁이~! ㅎㅎㅎ
또래보다 성숙한 아이 요군과 매사에 덜렁대지만 엄청난 낙천주의자인 싱글맘인 엄마의 가족 이야기인 '노란 코끼리'는, 아이의 어른스러움과 시니컬함이 매사에 덜렁대는 엄마의 성격과 서로 상충되며 웃음을 유발한다.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키득대면서도 마음 어딘가가 짠하다.
부모의 행동은 어떤 형태로든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빠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 또한 어린 요군을 너무 빨리 애늙은이로 만들어 버린다. 아빠 없는 가정에서 맞는 현실이 녹록찮다는 것을어린 나이에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요군의 열한 번째 생일에 찾아왔다가 어린 나나의 우산도 마다하고 비오는 거리로 사라진 아빠의 뒷모습을바라 보는 요군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너무 일찍 씁쓸한 어른의 세계를 알아버린 요군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나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부끄럽지만 내 운전면허는 소위 장롱면허다; 취득한지 벌써 오래지만(없어지지 않았다면 나도 어엿한 녹색면허자가 되어있을지도;; ^ ^;;) 일년에 운전을 하는 횟수는 얼마되지 않는 터라 오랫만에 운전대를 잡기라도 하면 무뎌질대로 무뎌진 감각에 바짝 긴장을 한다. 기계치는 아니지만 그때의 심정을 알기에 <노란 코끼리>의 기계치인 엄마가 콧잔등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도록 긴장하는 그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그런 엄마가 운전면허를 결심한 건 자신이 지켜야 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무섭고 겁이 나지만 용기를 내어 운전면허증을 따고 운전대를 잡는다. 이 책에서 엄마의 운전은 싱글맘으로서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려는 엄마의 의지표출이 아닌가 싶다.
엄마의 중고차 '노란 아기 코끼리'가 찾아오면서 시작된 <노란 코끼리>는 그 코끼리를 떠나보내면서 끝난다. 그러나 노란 코끼리는 떠난 자리엔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남아있다. 두려움에 맞짱뜨면서 운전대를 잡는 엄마는 어쩌면 세상을 향해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모든 싱글맘의 모습이 아닐까. 차 안에 열쇠를 두고 문을 잠그는 황당한 실수부터 주차해둔 차를 견인당하고 집으로 들어오고 나가면서 수없이 차를 긁어대고 때론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수난을 겪으면서 베스트 드라이버로 거듭나듯이, 원고 때문에 머리를 쥐어짜고 출판사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날마다 아이들과 한 판 승부를 벌이고 말 안 듣는 아들 걱정이 이어지는 일상을 보내면서 엄마도 아이도 한 뼘즘 성장해 간다.
싱글맘이란 쉽지 않은 소재로 이야기를 꾸려나가지만 <노란 코끼리>는 예의 그 미덕인 밝고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부록으로 웃음도 동반한다. 그렇지만 그 짧은 이야기 안에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많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래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마지막 가족여행에서 돌아오며 엄마가 하는 말은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잘 하잖아' 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 물론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폐를 끼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우리도 이젠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어떻게든 씩씩하게 살아가야 해. 별 일도 아닌 걸 가지고 놀란 고슴도치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을 수 만은 없으니 말이야. 엄마는 이제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나아갈 거야. (218 쪽)
아참,, 부모가 모두 없다고 해서 '결손가정'이라 부르는 것도 하나의 편견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전에 들었다. 그들의 가정이 우리랑 조금 다르다고 해서 '결손'되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이혼률이 증가하는 요즘 그들이 우리의 생각없는 말로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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