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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머리, 삐죽머리, 뽀글뽀글이~~ 개성 다른 세 녀석이 뛰어다닌다. 늘 학교에 가면 반에 한 명씩은 개구쟁이 장난꾸러기 싸움 짱이 있기 마련이다. 교실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들. 조용했던 모습보다 북적했던 시장 바닥처럼 그렇게 웅성거렸던 분위기. 내가 기억하는 초등학교 모습의 한 자락이다. 지금의 내 아이의 교실에 한번씩 들어가보면 그 때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아침 햇살에 하얀 먼지가 보이지 않는다. 가라앉은 분위기. 아무래도 반의 아이들 수도 작으니깐... 한 명씩 있는 튀는 아이도 보이지 않는다. 그림책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이다.
싸움을 좋아하는 아이, 싸움대장이라 불리는 아이가 또래 친구2명과 몰려다니며 학교를 누빈다. 얼굴에 장난끼 다분히 있는 아이라고 적힌것처럼....... 싸움의 종류도 다양하고, 싸움에도 절도와 규칙이 있다고 말하는 아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가 뭔가 아는구나~!!!! 무릎치기, 뒷발 걸기, 손가락 튕기기, 기마전...... 친구가 다치고, 엄마가 학교에 오고, 형의 침대가 망가지고..... 싸움 대신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이. 그리고, 아빠가 밤중에 자는 척 하는 나에게 가만히 이마에 뽀뽀해주는 것.
아이의 잔잔한? 일상을 엿보았다. 아이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일기장을 엿보듯 재밌다. 역시 스토리가 있는 문고판 도서...... 짱이다. 효진이랑 한권씩 물들임 하고 있다. 문고판 도서 중에서도 그림이 있고, 글자도 조금 큰..... 싸움과 달리기 아빠의 뽀뽀가 좋다는 아이. 그럼 효진이는 뭘 좋아할까? 생각해보니 울 효진이는 그림 그리기, 노래하고 춤 추기, 핸폰 가지고 놀기, 보자기로 놀기, 인형..... 젤 좋아하는 건... 엄마 쭈쭈 만지는 것? 아닐까싶다^^ 건강하게 하루 하루 재밌고 신 나게 노는 것....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아닐까?!!! 어제와 또 다른 오늘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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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참, 묘한 기분이다. 아들놈의 일기를 통해 학교생활을 훔쳐 본 느낌의....
"말썽부리는 일은 정말 신난다니까." "나는 적당한 싸움은 아이들한테 좋다고 생각해."라는 녀석의 거침없는 자랑 속에는 "물론 싸울 때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라는 나름의 개똥철학이 숨어있다.
"아빠가 밤중에 불을 꺼주려고 내 방에 왔을 때, 자는 척하는 게 나는 참 좋아. 아빠는 가만히 내게로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없이 이마에 뽀뽀를 해줘. 그러면 나는 깊이 잠든 것처럼 천천히 숨을 쉬지. (중략) 나는 아빠를 무지무지 사랑해! 아빠도 어릴 때 나처럼 싸우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대."
과연 나는 책의 주인공 꼬마인 구스타브네 아빠만큼 아들놈에게 사랑받고 있는 걸까? 또 나는 지금은 '아버님'이 되어버린 내 어린 시절의 '우리 아빠'를 이놈만큼 사랑했었을까? 그리고 지금은?
이 글을 쓰면서도 책에서 보았던,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사랑한다던 구스타브 녀석과 축구 시합하는 운동장까지 쫓아와서 "아빠! 아빠!"를 연호하는 아들 녀석의 얼굴이 자꾸만 교차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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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152 아이들은 싸움이 아닌 사랑을 좋아해 ―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베아트리스 퐁타넬 글 마르크 부타방 그림 김영신 옮김 큰북작은북 펴냄, 2006.12.5. 8000원 아이들은 무엇이든 좋아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기에 어느 것은 좋아하면 안 되거나 어느 것만 좋아해야 하지 않아요. 어른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어른들은 저마다 다 다른 것을 좋아해요. 아이들만 따로 이것은 좋아하지 말라고 막거나 윽박지를 수 없지요. 다만, 아이들한테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어느 것이 ‘싸움’이거나 ‘거친 말’이라면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야지요. 싸움이란 무엇이고 거친 말이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그야말로 낱낱이 차분히 부드러이 이야기로 들려주어야 합니다. “하지 마!” 하는 말로 막아 보았자 막을 수 없어요.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크면 어릴 적에는 조그맣게 툭탁질을 할 테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커지는가를 알려주어야 해요. 거친 말 한 마디는 ‘듣는 사람’을 넘어서 ‘말하는 사람’ 스스로 마음을 어떻게 좀먹는가를 부드러우면서 슬기로이 알려주어야지 싶습니다. 나는 적당한 싸움은 아이들한테 좋다고 생각해. 물론 싸울 때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 일단 상대방의 목을 조르면 안 돼. 사내아이들의 고추를 발로 차서도 안 되고, 고추를 맞으면 까무러치게 아프단 말이야. (9쪽) 베아트리스 퐁타넬 님이 글을 쓰고, 마르크 부타방 님이 그림을 그린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큰북작은북,2006)을 읽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나 혼자 읽습니다. 이 책을 궁금해 하는 우리 집 큰아이한테는 읽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에 깃든 줄거리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사회 생활·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벌이는 ‘싸움질’이 왜 그칠 수 없는가 하는 대목을 아주 쉽게 풀어내면서도, 아이들 나름대로 홀가분하면서 스스럼없이 이 싸움질을 또 쉽게 떨칠 수 있다는 대목까지 차분히 엮어냅니다. 형의 침대가 망가진 뒤로, 나는 싸움 대신 달리기를 시작했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달리기를 무척 좋아해! … 황금가마우지처럼 양팔을 벌리고 달리면서, 학교 운동장을 맘껏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지. (34∼35쪽) 내가 이 책을 어버이로서 혼자 읽고 아이한테는 읽히지 않은 까닭은, 이 책을 섣불리 읽으면 ‘싸움질’을 둘러싸고서 ‘어떤 몸짓과 말짓’이 흐르는가 하는 대목에 휩싸일 수 있겠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에 나오는 사내 아이는 ‘참말 좋아하는’ 것은 싸움질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밝힙니다. 사내 아이는 학교에서 날마다 싸움질을 즐긴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사내 아이들끼리 여러모로 부딪히거나 부러 거친 말을 뽐내다가 싸움질까지 불거지는구나 하고 느껴요. 작은 놀이를 하면서도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들면 그만 놀이가 아니라 겨루기가 되어 끝내 싸움으로 마무리가 되기 일쑤예요. 어린이문학에 나오는 사내 아이는 어느 때부터인가 싸움질에 재미를 잃고는 달리기를 한다고 해요. 혼자서 마음껏 달린다고 해요. 바람을 가르면서 달리고, 마치 새처럼 날아오르듯이 달린다고 해요. 그것 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게 또 있어. 아빠가 밤중에 불을 꺼 주려고 내 방에 왔을 때, 자는 척하는 게 나는 참 좋아! 아빠는 가만히 내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없이 이마에 뽀뽀를 해 줘. (38쪽) 그리고 이 아이는 잠자리에서 아버지가 살그마니 뽀뽀를 해 줄 적에 가장 좋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래요, 이 아이는 집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따스하게 보살피거나 어루만지는 손길을 받으면 아주 좋아할 테지요. 동무끼리도 서로 아끼거나 어깨를 겯는 손길을 받으면 몹시 좋아할 테고요. 어느 아이나 같다고 느껴요. 사랑을 받으면서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아이는 없으리라 느껴요. 사랑을 받지 못하는 나머지 싫거나 밉다는 마음이 싹트고 만다고 느껴요. 우리 집 큰아이가 궁금해 하는 이 책을 안 보여주면서 말로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얘야, 넌 싸움을 하고 싶니?” “아니.” “그런데 왜 동생하고 싸워?” “윽!” “싸움을 나무라려는 말이 아니야. 너희가 싸우고 싶으면 그냥 싸우면 돼.” “아냐, 싸우기 싫어.” “그래, 싫구나. 그런데 또 싸우네.” “…….” “너희가 마음으로 서로 아끼면서 보살피려는 생각을 심지 않으면 앞으로 언제든지 또 싸우고 말아. 내가 더 가져야 하거나 내가 이겨야 하거나 내가 못 가졌다고 여기거나 내가 못 했다고 하는 생각을 자꾸 마음에 담으니까 싸움이 불거져. 그냥 다 줘. 그냥 다 내어줘. 그러면 싸움이 없이 사랑이 피어나.” “다 줘?” “응, 다 줘.” “다 주면 돼?” “응, 다 주면 돼. 줘 봐. 줘 보면 알아. 아버지가 너희한테 뭘 해 줬다고, 너희가 아버지한테 뭘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니?” “아니.” “그렇지?” “응.” 잠자리에서 아이들 이마를 쓸어넘기면서 뽀뽀를 쪽 하면,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면서 좋아합니다. 어린이문학에 나오는 이야기로만이 아니라 참말 그렇습니다. 온누리 모든 아이가 이와 같으리라 생각해요. 사랑받는데 싫을 아이란 없어요. 사랑처럼 꾸미면 이내 알아채고 싫어할 테지만, 따사롭고 너그러운 숨결로 얼싸안는 사랑이 될 수 있으면 우리는 저마다 어여쁘며 고운 살림을 짓는 보금자리를 가꾸리라 봅니다. 2016.7.2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문학 비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