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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이중성과 개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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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 사회학과 전공과목, 교수님께서는 인간의 역사는 해방의 역사라는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하셨었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수많은 과학기술의 발달을 인류 스스로 이루어왔으며, 그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스스로를 제약하는 수많은 것들로부터 해방을 이루어왔다. 전기, 텔레비전, 컴퓨터 등, 이러한 발명품들은 인류에게 편리한 생활을 보장하였고, 우리는 이러한 것들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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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 사회학과 전공과목, 교수님께서는 인간의 역사는 해방의 역사라는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하셨었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수많은 과학기술의 발달을 인류 스스로 이루어왔으며, 그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스스로를 제약하는 수많은 것들로부터 해방을 이루어왔다. 전기, 텔레비전, 컴퓨터 등, 이러한 발명품들은 인류에게 편리한 생활을 보장하였고, 우리는 이러한 것들 없는 삶을 더 이상 상상 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중립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유전공학을 통한 생명복제 등은 그러한 논쟁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문제일 뿐, 어떠한 과학기술도 윤리적 문제로부터 벗어나진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아인슈타인의 양자 역학 등, 발견 혹은 발명 그 당시에는 비록 중립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의 토대가 되어버린, 그렇기에 우리는 핑크빛 미래만을 막연히 꿈꾸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대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인터넷을 이야기할 것이다. 주소창에 웹 사이트의 주소를 쳐 넣는 순간 다른 나라의 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으며, E-mail은 사람을 사귐에 있어서 지역적,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없애버렸다. 또한 사이버 공간은 과거 불가능했던 저항을 가능케 하는 효과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부당행위 등의 고발은 그 높은 파급효과로 인하여 마냥 무시할 수 만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어느 사이트에 접속하였는지, 내가 어떠한 내용의 편지를 누구에게 보냈는지가 완벽하게 보호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사람들은 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인터넷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첩보 행위의 가시성을 없애주었다고 생각한다. 벤담 그리고 푸코에 의해 이야기 되어졌던 원형감옥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필요가 없다. 과거의 통제체제가 감시의 내재화에 의한 저항 불가능을 유발하였다면 이제는 감시하는 체제가 누구인지, 아니 감시를 당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사회가 도래하였다. 오히려 개개인은 통제에 자발적으로 순응한다. 통제를 거부하는 그 순간 개개인은 처벌을 받는 것이 아닌 특정 혜택으로부터 배제당한다. 그것은 처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이트 가입을 위해 사용자들이 입력한 개인정보는 본인도 모르게 상업적으로 혹은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게다가 잘못된 정보일지라도 수정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자가 되어있기도 하며, (그 정보가 비록 틀렸을지라도) 그로 인하여 사회 안에서 나에겐 어떠한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쌍방향적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기에 사이버 민주주의를 꿈꿀 수 있다는 그 밝은 미래만큼이나 암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자유의 확대를 빙자한 개인의 죽음이며 더 나아가 다른 형태의 전제주의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사이버 공간은 국가의 권력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으나, 과거의 봉건주의 체제와는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히려 그는 몇몇 불순(?) 정보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져야 하며, 인터넷 시대에서 민족국가만이 통제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정 분야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랍인이기 떄문에 테러의 위험 소지가 있다는 명목하에 모든 E-mail 내용이 정부 기관에 의해 검열을 받는 현실, 국가 체제에 위협적이라고 판단되어지는 모든 정보에 대해서 철저히 통제되어지는 현실 속에서 그 통제의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나는 인터넷의 발달이 인류에게 자유와 동시에 속박을 가져왔으며, 자유적 측면은 가시적인 반면 속박의 측면은 비가시적이라고 생각한다. 강남과 인사동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감시받고 있으며, 감시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이들은 인터넷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는 대신 그 혜택의 그림자인 속박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데 익숙하다. 오히려 기술의 악용을 우려하며 보다 강력한 규제가 행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많이 존재한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나의 것을 지키기 위한 의심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은 양면적인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를 속박하는 만큼 우리에겐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 이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대해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절망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일 것이다. 이는 죽어가는 개인에게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요소일 것이다. 다만 일방적으로 보이지 않는 원형감옥에 일방적으로 갇히지 않기 위한, 세상으로부터 매장당하지 않기 위한 개인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q*****2 2003.07.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