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으면서도 유용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 책은 그러한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어느 책처럼 이것 저것 섞어 놓은 잡탕식 구성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와 행동으로 드러나는 취향에 의한 체질 구분에 대해서만 소개해 놓은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사실 처음엔 나도 목차만 보고선 호기심을 유발하는, 재미있지만 유행에 충실한 가벼운 느낌의 책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1부에 나와 있는 저자의 비평(사상의학의 본질에 대한 와전과 이로 인한 일반인의 잘못된 믿음, 전문가의 근거없는 감별법 등)을 보면서 이 책이 결코 요즘 흔히 쏟아지는 사상체질 구별서처럼 진지하지 않으면서 체질구별을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단순화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구성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체질을 확실히 알고 싶다면 물론 한방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지만 T.V, 인터넷, 신문, 잡지, 관련도서 등 여러 대중매체를 살펴 보았어도 지금까지 구별이 가장 쉬운 체형때문에 오인해 오다가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내 체질에 대한 확증을 굳힐 수 있었다. 소수의 몇 명만 관찰해 가지고서 태음인은 이렇고, 소양인은 이렇다는 식으로 결론 내리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질 테고,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함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여 얻어 낸 결론인지 그 점은 상당히 궁금하다. 여러 각도의 사례들 중에서 한국인 중에는 일만 명에 한 명의 비율로 존재하는 태양인이라지만 그래서인지 태양인의 해당사항이 종종 언급되지 않고 있는 점이 조금 아쉽다.
같은 책에 대해서 독자의 시각은 다르기 마련이므로 이 책의 객관성이나 타당성에 의문을 품는 예리한 독자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체질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어울려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사람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그리고 내 행동의 기질이 지니는 문제점을 돌아보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신의 체질을 스스로 찾아내고 싶은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처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주변인들의 체질은 눈에 쉽게 보이면서 정작 자신의 체질만 애매모호하다면 그것은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지 못하는 인간의 특성때문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의하면 체질은 절대 ABO식 혈액형 맞추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혈액형 인간학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 또한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소음인은 자신이 하기 싫다면 '부당한 지시'에 대한 이유를 들어 상대방에게 따지고 드는 스타일이다. 상대에 따라서는 즉석에서 짜증을 내기도 한다. 후에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어 그 일을 하지 않게 되어도 마음이 개운치 않아 "다시는 그런 일은 하지 맙시다"라는 식으로 향후의 일까지 못박아두려 한다. 자신의 논리를 정당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뒷말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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