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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난 건, 도서관의 외국시 코너다.
'파괴냐 사랑이냐'라는 다소 격한 제목 때문에 대출하게 되었는데,
시집은 웬만해선 사지 않는 난, 이 책을 갖고 싶어 몸살을 앓을 지경이었다.
예스 24엔 검색해도 나오지 않고, 1:1 답변에 질문까지 했는데, 이 책이 들어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급기야, 서울에 올라간 길에 대형서점에 들러서 이 책을 사게 되었다.
- 책꽂이에 꽂혀있는 이 시집을 보던 그때의 그 감동이란 !_!
그런데 조금 전, 예스 24를 둘러 보던 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럴 수가.. 그것도 20% 나 할인된 가격으로...(이건 배신이다, 배신 ㅠㅠ)
하지만, 이런 좋은 책을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그의 시는 대부분 장시다.
산문시 성격을 갖고 있는데, 그의 사랑관, 세계관, 인생관을 볼 수 있다.
누군가의 세계관을 본다는 게 뭐 그리 특별한 일이겠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기 전엔.
내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되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았을 때나 흘리는 감동의 눈물이 스미는 그런 책이다.
너무 거창하다고요 ?
이 책을 사기 주저하는 사람에게 파스칼의 팡세 한 부분을 말해 주고 싶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다가 그 사람을 존경하거나 사랑하게도 되는데,
그건 그 사람이 나도 모르는 훌륭한 사상이나 철학을 얘기해서가 아니고,
내 안에 있었으나 내 안에 있는지 몰랐던 그런 정념을 얘기하기 때문이라는 구절..
너무 횡설수설하다고요 ? ㅠㅠ
하여간, 이 책은 가볍고 깔끔하기만한, 요즘 시들에 질린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사랑으로 다가올 책입니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사랑이 무언지 고민하고 있다면
꼭 사세요~~~~
[인상깊은구절] 나는 운명 그래, 난 어느 때보다도 너를 사랑했다. 왜 네 입술에 키스할까 ?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안다면, 사랑함이 단지 삶은 망각하고, 현재의 어두움에 대한 눈감음이 육체의 반짝이는 경계를 열어제치는 것임을 안다면. 난 책에서 물처럼 조금씩 조금씩 올라오는 진리를 읽고 싶지 않다. 난 어디서든지 산들이 부여하는 그런 거울, 내가 그 감각을 알지 못하는 새들이 가로지른 내 이마를 비추는 벌거숭이 바위를 단념한다. 난 산다는 부끄러움에 몸을 물들인 물고기들이 자신의 열망의 한계 기슭을 습격하는 강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겠다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들이 봉기하는 강가, 수선화들 사이로 몸을 내던진 내가 이해 못하는 기호가 판치는 그 곳. 난 원치 않는다, 결단코. 그런 먼지, 그런 고통스런 대지, 그런 물어뜯긴 모래, 육신이 성체를 건네주는 산다는 것에 대한 그런 확신을 삼키기를 단념한다 세계와 이 육체가 천상의 눈이 알지 못하는 그런 기호로서 굴러다님을 이해할 때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