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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타지 소설이 다른 환타지 소설과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작가의 캐릭터 종족에 있다.
작가는 기존에 흔히 나오던 엘프나 드워프 외에도 묘인족이나, 사인족 조인족이라는 인간보다 강한 종족을 새로이 만들어 냄으로써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게다가 이 소설에서는 인간은 이종족과 비교당함으로써 한층 초라하게만 보이기까지 하다.
주인공은 인간 몇천 명과 맞먹는 힘을 지닌 묘인족의 왕 쿠베린이다. 그는 그러한 묘인족중에서도 가장 강하기에 500년이 넘게 왕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마음이 여려서인지 다른 왕들과는 달리 형제와 싸워도 죽이질 않는다. 또한 애를 낳아서 자신의 손으로 애를 죽이는 일이 없도록 묘인족과 관계를 맺는 일도 없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소년의 모습으로 항구도시에서 살고 있다.
바람둥이에다가 잘생기고 더군다나 강하기 까지 하다. 그런 그가 하찮은 인간과 함께 살아가며 겪는 에피소드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다. 색마 엘프(?)라든지 특이한 성격의 캐릭터들은 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마법사가 나타나서 사인족을 속이고 묘인족의 아이를 납치하면서 점차 이야기는 심각한 쪽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이번이야기도 아이를 찾기 위해 살육을 끝내고 쿠베린 일행은 노스엘스턴으로 떠난다. 그 와중에 옛날 엘프의 피를 이어 받았다고 자신이 고귀하다고 착각하는 고왕국 인간이라든지 쿠베린을 좋아해서 약한 인간의 몸으로 따라나선 미트라, 묘인족의 아내를 둔 수인족 케슈파란 가지각색의 인물들이 나온다.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더라도 한순간에 엘프의 왕에게 엉덩이라고 떳떳하게 말하거나 인간이나 다른 종족의 예절을 어이없을 정도로 가볍게 말하거나 시니컬할 정도로 인간에 대한 경멸을 표시할 때의 쿠베린은 자신이 강한 묘인족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 버리질 않는다는 걸 잘 알려주고 있다.
가끔씩은 인간에게 정을 준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건 진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런 척하는 건지 알 수 조차 없다.
작가는 그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하잖은 점들따위는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상깊은구절] "저게 고왕국에서 왔다는 사자냐?" "....일단은 그런 셈이지." 엘프의 왕이 억지로 대답했다. "왜 왔는데?" "... 옛 동맹 때문이다." "옛 동맹? 설마하니 그 고리짝 시절의 엘프 아가씨가 눈이 삐어서 수상쩍은 인간 나뭇꾼에게 겁간당하고 그 이후로 줄줄이 엘프들이 가엾어서 돌봐주었다는 그 전설을 말하는 거냐?" "대체, 대체 뭐라는 거냐!" 녀석은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벌떡 일어났다. "아빠, 그게 무슨 이야긴데요?" 에이리가 얼굴 가득히 라즈베리 즙을 묻히며 나를 돌아보았다. 아이들은 모두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 에이리만은 여전히 말이 많다. "아아, 엘프와 인간 사이에 얽힌 너무나 비극적인 이야기지" "어떤 비극요?" "응, 인간의 남자에게 재수 없게 걸려서 슬프고도 긴 생애를 살았던 한 가련한 엘프 여인의 인생 역정이야." "뭐, 뭐야!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 녀석은 탁자를 주먹으로 후려치면서 소리 질렀다. 흠, 진실은 원래 쓰디쓴 법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