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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검은 선 미세레레 늑대의 제국 크림슨 리버 (..) # 읽고 나서. 어릴 적 상처 (살해당한 언니)를 가진, 그래서 공부와 일에 매달렸고 지금은 사랑에 고픈 여판사 잔이 역시나 찌질하게 연락 안 오는 남자를 스토킹하려고 권력을 이용해 그가 다닌다는 정신상담소에 도청을 설치한다. 매일 배달되는 도청 내역을 들으며 본래 목적은 잊고 상담 의사에게 괜한 호기심이 생긴다. 그리고 그가 맞이한 최근 환자, 요아킴의 상담 내역을 듣고 뭔가 상당히 찜찜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에게 찝쩍대는 친구 텐이 자신이 담당한 사건에 조언을 부탁한다. 둥그스름한 체형으로 비너스를 떠오르게 하는 여성이 난자당했는데 식인의 흔적까지 보이고 벽에는 이상한 상형문자 비슷한 걸 써놓았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 잔은 상담소에 있던 요아킴과, 그의 범행을 예고하는 아버지의 목소리, 그리고 정말 있었던 범행을 연결하며 요아킴이 범인일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고 그를 추적하기로 한다. 자폐아 병원의 간호사, 혈액분석가, 원시 모형 제작가.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하나로 연결하는가.? 그리고 잔은 상담의사가 이미 남미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 답이 있을 거라 확신하며 무작정 떠난다. 범인은 식인 습성을 가진 발견되지 않은 신인류일지 모른다는 (갑자기 산으로 가는 듯한?!) 가설이 제기되고 잔은 그것을 믿지 못하면서도 그 흔적을 계속 따라간다. 그리고 반전 끝에 그녀가 찾은 것은.. 악의 기원 3부작의 마지막 3부라고 한다. 읽고 나니 '악의 기원'이라는 타이틀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악하게 태어나는가? 무엇이 인간을 악하게 만드는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장 악마 같은 악마는 결국 인간이라는 슬프고 씁쓸한 현실과 마주한다. 그 악이 인간의 사회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모든 것은 악순환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 탈출에 성공한 잔은 그냥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 모든 악과 마주하고 나면 지금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상당한 두께의 책이었는데 순식간에 읽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거 아니야 하는 순간이 있었지만 그걸 이렇게 순식간에 뒤집을 줄이야. 배경에 깔아 주는 이야기들도 하나같이 흥미로웠고, 비현실적인 잔의 모험담이지만, 재미있으니 되었다. 다른 작품들이 많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 *밑줄 "아버지의 매커니즘. 아버지가 만능열쇠예요. 언제나 아버지의 그늘이 아이의 인성, 행동, 욕망을 형성하죠. 악행의 경우는 더욱이 그렇고요." - 123쪽 잔은 어린 날의 우상이었던 로자 룩셈부르크가 한 말을 되새겼다. "자유로운 인간이란 다르게 결정할 줄 아는 인간이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 남자들이 나를 어떻게 취급하든,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한 자유로운 인간일 뿐이다. - 292쪽 "남미에서 피를 내다 판다는 건 지금도 착취와 빈곤의 동의어예요. 가난한 나라에서는 내다 팔 것이 두 가지뿐이죠. 딸과 피. 헌혈에 대가를 지불하는 브라질의 한 혈액원에는 매년 리우 카니발 직전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요. 피를 팔아서 옷 살 돈을 마련하려고요." -347쪽 "교훈은, 우리를 미개인 취급하면 안 된다는 것. 우리가 6세기에 만든 달력은 오늘날 당신들의 것만큼 정확했어요. 언젠가 우리도 볼리비아처럼 인디오 정부를 가질 날이 올 겁니다. 또 시간이 더 흐른 언젠가는 당신들이 우리 신들께 저지른 죄를 물을 날이 올 거고요. [포폴 부]에 이런 말이 나와요. '결단코 우리 민족은 서로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민족의 운명이 어두운 세월을 이기고 승리할 것이다.'..." - 398쪽 눈을 감으니 파리의 고독한 밤이 떠올랐다. 쌀밥. 녹차. <그레이스 아나토미>. 렉소밀. 거기에 빠지지 않는 화이트와인... 그냥 사는 것. 이제 보니 그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 589쪽 # 읽으면서 생각난 책들. 아주 잠깐.........<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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