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권이 나왔을때 쯤인가, 잡지리뷰에서 처음보고 이런것도 만화냐 하고 비웃었을 정도로 못 그리는 그림,뭔가 구리다는 느낌의 표지와 글씨체. 하지만 여기서 속으면 안된다. 뒤늦게 친구한테 내용을 알고 전권을 다 구입했다. 조금씩 읽었는데, 읽으면 읽으수록 무서웠다. 왠지 두려우면서도 계속 보는건 뭘까. 아마 두려운것은 감추려고 하는것을 이 만화를 읽으면서 무언가를 계속 기억나게 하기때문일것이다. 자신의 추함, 무력함, 게으름등을 인정하기 싫었던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만화를 계기로 많이 변한것 같다. 인정할건 인정하고 자신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것이다. 어릴적부터 공상같은걸 좋아하고 현실을 피하려고만 했는데 지금은 많이 변한것같다. 무슨 책광고하는것 같이 말했는데, 정말 상당한 만화이다. 이런게 정말 성인물이 아닌걸까 생각한다(하지만 본인은 고등학생). 자라나는 청소년들한테는 별로 권하고 싶지않고(?),힘들어도 나눠서 읽기를 권하는 봐이다. 그리고 한권한권 읽을때마다 정신적 데미지가 상당하므로 '천재 유교수의 생활''피아노의 숲''좋은 사람'과 같은 휴머니즘물과 같이 보기를 바란다. |
| 96년도 일본만화순위 서적[이 만화가 굉장하다!]란 책의 1위가 이 [도박 묵시록 카이지]였다. 공신성있는 통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보고 대체 이 촌스러운 만화가 왜 1위인가 의아해 했었다. 그리고 얼마 뒤 이 책을 본뒤 그 이유를 깨달았다,. 후쿠모토 노부유키는 엄밀히 말해서 그림을 못그린다. 먼저 세련됐다는 느낌도 안들고, 인물을 보면 데생이 엉터리다. 하지만 그는 만화를 잘 그린다. 구성과, 연출력도 뛰어나고 대사는 폐부를 찌를만큼 강렬하다. 즉, 만화가 너무나 재미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인생을 하릴없이 보내던 카이지라는 청년이 생각없이 보증을 섰다가 거액의 빚을 지고 그 빚을 값기 위해 도박선에 타고 인생을 건 도박을 벌인다. 정말 놀라운 것은 얼핏보면 치졸해보이기까지 하는 그림으로 점철 된 이 화면의 흡인력과 몰입도는 정말 굉장하다. 카이지가 벼랑 끝에 서는 심정으로 [한정 가위바위보]라는 도박을 할때 보고있는 나까지 긴장 때문에 옆구리가 결릴 정도였다. 작가는 카이지에게 간단히 영광을 부여하지 않는다. 카이지의 도박은 돈에서 신체 부위까지 점점 확대되고 모든 인간과 마찬가지로 욕망에 의해 좌초되고 만다. 카이지는 비범한 직관력과 판단력을 가졌음에도 계속해서 수렁으로 빠져들고 처절하게 몸부림쳐 기어오르고 또 오르다가 다시 더 깊은 수렁으로 곤두박질친다. 작가는 즐겨 [돈]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듯하다. 돈과 권력을 상대로 자기 한 몸과 근성으로 맞서는 주인공, 그리고 그를 둘러싼 강한인간, 약한 인간, 비겁한 인간, 무기력한 인간등 수 많은 인간 군상들을 제시해 인간의 본상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작가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섣불리 흘려 들을수 없는 무계와 예리함을 지니고 있다. 작가의 다른 만화인 [은과 금][무뢰전 가이]등과 비교해 가며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
| 그동안 여유시간을 온통 차지했던 비디오를 VTR이 고장나는 바람에 못보고 있다가 군 제대후에는 몇년동안 접하지 않았던 만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손에 땀을 쥔다는 것이 바로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까? 시간가는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었고 일본만화의 위력을 다시금 실감했다. 도박하면 흔히 포커가 떠오르곤 한다. 우리나라가 고스톱 천국이긴 하지만 만화나 영화에서는 포커를 많이 다루는 것 같다. 그런데, '도박묵시록 카이지'에 나오는 도박의 종류가 사뭇 색다르다. 가위 바위 보 게임이 나오는가 하면, 줄타기 인간경마가 나온다. 그러나 내용은 황당하지 않다. 이야기 구성이 탄탄하고 인물의 성격에 현실감이 살아있다. 인간 군상들의 벌거벗은 욕망, 그 욕망의 추한 몰골, 음모, 배신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특히, 인물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에 맞닥뜨릴때에 묘사되는 세밀한 심리묘사를 보노라면, 작가가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시리즈를 보노라면 주인공 카이지가 목적을 이루는 듯 하면서 끝내 못이루곤 한다. 그것은 카이지가 적자생존의 정글속에서 '인간적'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우리 인간 현실세계는 '인간적'이면 살아가기 힘들뿐만 아니라 비참해지기 쉽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만화의 끝이 궁금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카이지가 승리하면서 만화는 끝나게 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