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어지간히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나에게 여행은 그리 유쾌한 일이 되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갔었던 천편일률적인 수학여행. 여름 바캉스 시즌이 되면 고속도로가 점거당할 정도의 짜증나는 인파들. 유명한 관광지의 바가지 상술, 그리고 박제화된 사진 배경들. 글쓴이는 내가 가진 고정관념 속의(비단 나 뿐이 아니니라) '여행'이란 이미지를 뒤엎는다. 책 제목인 '길 위에서 버린 생각'이란 말처럼 '버리'라고 주문(?)한다. 여행을 통해서... 또한 세상이 정해놓은 틀에 박힌 의미가 아닌, 자기 자신만의 의미를 지정한다. 정처없이 떠나 이름모를 낯선 역에서 본 어떤 풍경도 글쓴이에게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고, 지역 축제에서 본 노인의 웃음도 글쓴이에게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여행가가 동시에 사진가이고, 많은 사진가가 여행가를 겸하듯 글쓴이 역시 여행가이자 사진가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경어체에 종종 들어있는 사진까지. 그냥 주욱 읽어내려가다보면 자연스레 책 속에 동화되고, 강하진 않지만 소박한 감동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것이 과장되지도, 왜곡되지도 않은 순수한 말그대로의 여행이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