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현대사 문헌연구}는 서문에서도 필자들이 언급했듯이 북한자료를 보기 위한 하나의 표준적인 분류 및 조망의 눈이 필요하다는 공통적 인식을 토대로 하여 제출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북한정권의 수립이 벌써 50년이 훌쩍 지나버린 이 시점에서도 아직도 일부에서 '북한연구의 최대 걸림돌은 1차 자료의 부족을 비롯한 정보의 제약에 있다'고 탓하는 현실 속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이 된다. 주지하듯이 북한현대사 자료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북한당국의 필요에 따라 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을 연구하는데 있어 연구자들이 어떤 자료를 취사선택해야 하는 지에 대한 어려움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그동안의 북한연구에서 항상 제기되어 왔던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총 4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총론 격인 제1장에서 서대숙 교수는 북한 문헌중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김일성 저작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시도했다. 예컨대 {김일성선집}만 하더라도 일본 三一書房에서 출판된 것과 북한에서 출판된 것이 있으며, 이후에 여기에 실린 김일성 저작이 포함되고 새롭게 추가되어 발행된 {김일성저작선집}, {김일성저작집}, {김일성전집},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로 출판된 {김일성선집} 등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제목의 문건일지라도 어떤 책에 실린 글이 가장 원본에 가까운지, 또 어떤 부분이 개작되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그러한 점에서 서대숙 교수의 글은 이러한 무수히 많은 자료들을 선별하고 어떤 기준과 잣대로 북한문헌을 보아야 하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의 연구 결과 김일성 문헌을 모아 놓은 책으로는 {김일성저작선집}에 실려 있는 글이 가장 신빙성이 있으며,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까지는 1953년까지 출판된 초판 {김일성선집}에 실려 있는 문헌들이 원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김일성이 말년에 들어서서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도 북한연구의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이완범, 전현수 박사의 글들은 각각 해방 직후 북한자료를 북한과 러시아에서 생산한 자료를 중심으로 자료해제를 시도했으며, 강광식 박사는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주체사상의 체계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북한사료의 변화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들의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기존의 북한자료에 대해 '날조되었다'거나 '그런대로 북한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식의 일반론적인 분석이 아니라 어떤 지점에서 어떤 자료가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있으며, 또 그것을 어떻게 독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네편의 논문들은 모든 북한자료에 대한 문헌해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북한연구에서 중요도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자료들에 관한 해제라는 점에서 북한을 올바로 이해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