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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평론집을 처음 접한 것이 언제였나? 지금 생각이 나는 것은 서영채의 <소설의 운명>이었다. 그 때 한창 근대, 모더니즘, 포스트 모더니즘과 같은 말에 현혹되었는데, 소설의 운명이라는 제목이 마치 근대의 종말이라는 환영으로 내게 다가왔더랬다. 어쟀든 문학평론문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 책이었다.
그 뒤 만난 평론집은 남진우의 <숲으로 된 성벽>이다. 굉장히 아카데믹하고 견고한 서영채와는 달리 아름답고 감성적인 평론으로 기억한다. 남진우는 분명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일게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 마음 속으로 깊게 감동하는 사람일게다, 그리고 그 소설에 자신이 왜 감동받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 평론이라는 글쓰기를 했을 것이다, 라고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그만큼 저자의 섬세함이 글 곳곳에 잘 표현되어 있어, 평론이 아닌 하나의 고급에세이를 읽은 인상으로 내게 남아있다. [인상깊은구절] 신경숙의 소설은 항상 읽는 사람의 내면에 아스라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지나온 한 시절의 깊고도 내밀한 어둠 속에서 스쳐 지나갔던 풍경이 그녀의 소설을 읽는 동안 홀연히 재생되어 섬광처럼 눈 앞에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