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무라 카오루는 처음 읽은 작가이고, 무엇보다 남들은 다 추천해주는데 책을 구할 수가 없어서 굉장히 안타까워했던 작품이었다. 어찌어찌 회유와 협박(....;;;) 으로 책을 구하고 나서 즐겁게 감상하려 했으나.......;;; 이건 추리가 아니라 형사물이라고 먼저 이야기해야겠다. 그만큼 초반 부분은 감정몰입이 어려운데다가, 톡톡 튀는 부분이 드물기 때문에 읽기가 조금 어려웠다. 추리소설은 아무래도 초반에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쫒는 것이 숨막히게 전개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책은 그 예외에 속하는 작품이다. 즉, 천천히 사건을 쫒아가는 형사의 이야기다. 번뜩이는 추리에 뒤통수를 맞아가며 읽고 싶은 새디스틱한 독자라면, 부디 이 책은 안 맞으니 피해가시라. 전작인 마크스의 산과 연달아 읽었는데, 정말 내가 읽은 추리소설 중에 발동이 제일 늦게 걸렸다. 초반 부분에서 이 책을 추천해준 사람들을 지근지근하게 씹어가며 읽었으니(;;;) 말 다했지.....;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내가 고다가 되어서 사건을 천천히 쫒아가는 그 흐름에 익숙해 진 것 같다. 히로인이라고 해야 하나...; 마크스때는 그래도 이입이 좀 됐는데 석양은 좀더 이입이 안되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마크스는 속도감이라도 있었지만.....;; 이건....; 범인을 먼저 제시하고, 그 범인을 뒤쫒는 이야기이므로, 범인을 추리하고 싶어서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 분은 피해가시기를. 코난 신권의 날개 죽지의 탐정 소개를 보고 덥썩 집어들었다가(탐정이라기 보다는 형사지만) 왠지 모르게 가노와의 다른 쪽(......;;;)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결국엔 끝까지 독파한 책 되겠다. |
| 최근 일본에서는 다카무라 가오루의 신작이 발표되었다고 해서 화제가 일고 있다. 왜 화제인고 하니 이 작가는 작품을 뜨문뜨문발표하기 때문이다. 마치 <양들의 침묵>과 <한니발>을 쓴 작가 토마스 해리슨을 연상시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석양에 빛나는 감>으로 번역된 이 작품은 다카무라 가오루의 역작이다. 이 책을 알게된 것은 방송이 먼저였다. 언젠가 우연히 일본 NHK 위성방송에서 방영하는 시리즈물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방송내내 무엇인가 끈적끈적하고 살인의 동기나 해결방식이 불분명한 채 끝나버려 왠지 모르게 기분 나빴던 기억이 있다. 이후 대형서점에서 이 작품을 원본으로 대하게 되었지만 일본어 실력도 모자라지만 방송을 보면서 느꼈던 기분나쁨이 살아날까 봐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작가가 왜 그다지도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세 주인공의 심리묘사는 숨을 턱턱 막히게 하면서 도대체 이것이 추리소설인지, 심리소설인지 모르게 만든다. 특히 책 전반부의 열공장 시설을 묘사한 부분은 이 책의 압권이다. 열처리를 하는 주인공의 일상이 정말이지 가슴답답하게 다가왔다. 올해 들어 추리소설붐이 불고 있다.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너무 옛날 책 위주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소 식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추리소설은 매우 뛰어나다. 무엇보다 인간의 심리묘사가 뛰어나고 가슴 답답한 현실에 주눅들어 살고 있는, 어찌 보면 우리도 비슷하지만, 일본인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일본의 추리소설의 세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 석양에 빛나는 감빛은 인간의 내면의 색이다. 그 강렬하지만 잠시 보였다 사라지는 그 빛은 인간이 자제하고 있는 모든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그 빛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마음속에, 눈에, 세상에 남게 되는 날, 인간은 드디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나타난다.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이라는 이름으로, 질투와 자기 파멸이라는 이름으로... 그래서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비교되는 작품이다. 인간은 왜 살인을 하는가??? 살인자로 태어나는 것도 아닌데 그저 평범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죄를 짓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품 안에 있다. <나는 지금 어디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그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살다 문득 그곳이 전혀 낯선 딴 곳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좌절감, 분노, 이런 감정들... 그것이 석양에 빛나는 감빛으로 인간의 눈을 멀게 하여 죄를 짓게 하는 것이리라... 죄를 지으면서 구원을 바라는 것이다. 누군가 이런 나를 알아 달라고, 붙잡아 달라고 애원하는 몸짓... 그것이 인간이 짓는 죄라는 것의 원형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