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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읽은 필립로스의 책. 평도 좋고 짧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고른 책. 필립로스의 악명높은 긴 문장을 감안하면 의외로 쉽게 읽혀진다. 물론, 어려운 단어들과 무지막지한 길이의 문장으로 영어 가독성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한 인간의 삶을 180쪽 내외로 간략하게 읊어가지만 죽음으로 시작하고 마무리되는 책의 내용은 절대 가볍지가 않다. 어쩌면 가볍게 보기에는 이미 내가 인생의 늙어감의 단계에 들어서있기 때문일까. 피할수 없는 악몽같은 늙고 병들음, 살아가면서 저지르는 수많은 실수들, 그로인한 후회와 홀로됨, 그리고 외로움... 이제는 거리를 두고 소설로만 인식하기에는 나이를 조금 더 많이 먹은걸까. 근래에 이만큼 강하게 늙어감과 죽음을 느끼게해준 예술은 없었던 듯 싶다. 짧지만, 강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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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목은 필립 로스의 말로 기억해서 옮겨 보았다. 보다 엄밀히는 "영감을 찾는 이는 아마추어고 우리는 그냥 일을 하러 간다"는 워딩이었던 것 같은데 아마 맞을 것이다. 그 말이 꽤 인상적이어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기로 했으니까. 필립 로스 개인은 비판 받을 여지가 큰 사람이다. 그의 두 번째 부인이 이혼 후 그에 대해 쓴 바에 따르면 그는 여성혐오자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물론 그 자신은 부인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좋을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할 것을 바란다는 이유에서 비판에 대한 반박을 늘 적극적으로 했었지만 일부 사안들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명백히 드러난 그의 잘못들까지 감출 수는 없을 테니.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나라나 그런 작가는 있기 마련인 것 같다. 작가 개인으로 보자면 등을 돌리고 싶은데, 마땅히 그래야 할 것도 같은데, 그의 작품 만큼은 저버릴 수 없는. 이를테면 작품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How game are you?" 이 텍스트 자체를 무조건 비판하긴 어렵다. 문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그런데 그 문맥을 이 작품에서 보자면 저 말은 다분히 여성혐오적 발언이다. 해석을 달리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굳이 꼭 저런 표현을 써야 했나 하는 점에서는 내 생각과 같이 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런 표현도 나온다. "It's best to give while your hand is still warm." 이건 컨텍스트에 대한 고려 없이 바로 텍스트 자체로 이해해도 되고 또 그래야 한다고도 보이는데 이렇게 냉탕과 온탕을 수시로 넘나드는 기분이 느껴지는 것이 그의 작품의 매력 중 하나라고도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믿고 읽는 역자인 정영목 선생의 번역본을 조만간 참고해 보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만든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