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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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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에는 '진기한 풀과 아름다움 꽃은 바람을 거슬러서는 향기를 전할 수 없지만 어진 사람의 꽃은 어디서나 그 향기가 사방에 두루두루 퍼진다'고 했다. 사람마다 각자의 향기가 존재한다. 성공한 사람이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도 각자의 향기가 존재한다. 《죽어가는 짐승》의 데이비드 케페시의 향기는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쾌락적이고 탐미적이면서도 공허함이 감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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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에는 '진기한 풀과 아름다움 꽃은 바람을 거슬러서는 향기를 전할 수 없지만 어진 사람의 꽃은 어디서나 그 향기가 사방에 두루두루 퍼진다'고 했다. 사람마다 각자의 향기가 존재한다. 성공한 사람이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도 각자의 향기가 존재한다. 죽어가는 짐승의 데이비드 케페시의 향기는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쾌락적이고 탐미적이면서도 공허함이 감도는.

 

데이비드 케페시는 대학교의 강사이면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문화평론가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그의 수업에는 남학생보다는 그의 명성이 이끌려온 여학생들이 주로 많았다. 데이비드 케페시는 여성적 아름다움에 아주 약하고 무방비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눈에 뛰는 여학생들이 첫 수업에 오게 되면 그때부터 다른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예순둘에 만난 스물넷의 콘수엘라 카스티요도 그랬다. 어른의 삶에 대해 뭔가를 아는 것처럼 보이는 그 아이의 옷차림과 자세가. 콘수엘라 카스티요의 향기가 그를 취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 향기에 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노신사와 사귀는 여자아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세상을 아는 남자. 문화적 권위, 자신의 선생이라는 점에서 끌리는 거라고 데이비드 케페시는 말한다. 그렇지만 데이비드 카페시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콘수엘라 카스티요를 만나면서 느끼었을 것이다.

 

죽어가는 것과 죽음은 구별해야 해. 아무런 중단 없이 계속 죽어가기만 하는 게 아니야. 건강하고 몸이 좋다고 느끼면 보이지 않게 죽어가고 있는 거야. 확실한 종말이 반드시 대담하게 선언되는 건 아니야. ……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에게 늙는다는 것은 과거에 존재했다는 뜻이야.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서 늙는다든 것은 과거에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넘어서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해. 과거에 존재한 것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너는 여전히 존재하고, 이미 존재했다는 것, 지나갔다는 것에 시달리는 만큼이나 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너를 꽉 채우고 있다는 것에 시달. (p50~51)

 

그들이 그렇게 연인인 듯 아닌 듯 지속적으로 만났다. 콘수엘라 카스티요의 졸업 파티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끝나버린 것이다. 콘수엘라 카스티요의 오만한 지식인 비평가 선생님, 모든 사람에게 무슨 생각을 할지 가르치고 모든 사람을 바로잡는, 모든 것에 관한 위대한 권위자 선생님! 메 다 아스코!” 토 나온다는 편지 한통으로 끝나버렸다. 세 달 뒤 그림엽서, 여섯 달 뒤 추천서를 부탁하는 전화를, 그리고 취직을 했고 아주 행복하다는 그림엽서를 보냈다. 그러다 1999년의 크리스마스 밤에 꿈을 꾸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그녀로부터 연락이 왔다. 유방암을 걸려서. 무서움에 떨고 있는 콘수엘라 카스티요. 아버지가 비행기 사고로, 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할머니도 나이가 들어서 돌아가셨다. 감성적인 엄마께 말할 수 없었던 그녀는 그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운 가슴 사진을 찍어달라고 그에게 부탁을 했다. 가장 아름다웠던 자신의 가슴을 다 도려내야 하기 때문에.

 

죽음의 문앞에서 자신을 만나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죽음이 자신을 데리고 간다는 그 공포에서 바들바들 떨기도 한다. 그런 삶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것이다. 콘수엘라 카스티요도 그랬을 것이다. 부정하고 거부했지만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그리고 후회를 한다. 쿠바에서 망명했던 할아버지, 아버지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것처럼 자신도 돌아갈 수 없음을. 살아있을 때 미국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영어로 대답했던 것들이.

아무리 차분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 해도 어리석을 정도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제2의 인격이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지만(p182)

그의 불안이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을 빠지고 항상 모자를 썼던 그녀가 제2의 인격의 광기로 인해 머리를 벗어 버린 것이다. 모자를 쓰지 않은 아이를 보는 것은 섬뜩했다고 데이비드 카페시는 그녀의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 그가 그 이상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을까?

 

죽음에 다가갈수록 삶에 대한 열망은 강해지는 법인가보다. 그들은 육체적 열망은 삶에 대한 열망일 수 있을 것이다. 성욕으로 표출되어지는 것 일수도. 어쩌면 나이가 들어감으로써 가질 수 없는 그 안에 있는 열등감이 육체를 더욱 탐하는 것은 아닐까욕망이 그대로 욕망으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더 나아가 자유를 포기할 수 있을지. 그의 마지막 말인 가면 망하는 거예요.”처럼.

 

시들어가는 육체와 젊은 육체의 만남으로 욕망으로 달려가는 그들을 나는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은 삶에 대한 열망이, 불꽃이 조금씩 사그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죽음이라는 화두에 가까워질수록 삶에 대한 애착에 더 강해진다는 것을.   

a****5 2018.10.19. 신고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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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짐승
"죽어가는 짐승" 내용보기
표지를 보고 짐작 했습니다. 성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필립 로스의 작품답게 이 작품 역시 깊이있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짧지만 강력한 느낌을 줍니다. 늙음과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도록 합니다.  기대를 항상 충족시키는 필립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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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짐작 했습니다. 성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필립 로스의 작품답게 이 작품 역시 깊이있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짧지만 강력한 느낌을 줍니다. 늙음과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도록 합니다.  기대를 항상 충족시키는 필립 작품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1 2024.1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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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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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 책은 네메시스로 처음 접했는데, 네메시스를 읽었을 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에브리맨에서는 노화와 노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요. 한 사람의 인생과 욕망과 좌절, 그리고 노화된다는 것. 인생의 끝을 마주하고 그 길을 향한 외길을 달려간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일이라 더욱 마음 깊이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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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 책은 네메시스로 처음 접했는데, 네메시스를 읽었을 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에브리맨에서는 노화와 노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요. 한 사람의 인생과 욕망과 좌절, 그리고 노화된다는 것. 인생의 끝을 마주하고 그 길을 향한 외길을 달려간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일이라 더욱 마음 깊이 와닿네요.
c*****u 2024.08.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