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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병 환자들』은 심기증이 발병했던 9명의 역사다. 오랫동안 '심기증'이라고 불리다가 최근에는 '건강염려증'이라는 이름을 얻은 심기증 환자는 의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자기 몸에 기질적 질환이 있다고 의심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의사가 안심을 시켜도 소용 없는 병이다. 의사들이 보기에 심기증 환자들은 정상적인 일부 감각을 과장했을 뿐이다. 심기증은 인식 가능한 증상과 시도해볼만한 치료법을 가진 장애로 인식되는 다종다양한 수많은 가상 질병의 역사로써 연대기는 혼란스럽고 어휘는 모호하며 다층적 의미를 지니고 그 병은 때로 환자들이 상상하는 공포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놀랍고도 위대한 성취적 동기와 과정 속에는 그들의 병약한 삶 자체가 일조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의 작품 뿐 아니라 성격과 사회활동, 인격 형성과정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인들의 편지와 인터뷰 등의 증언을 통해 조명한다.
심기증은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새로운 출발을 허락하는 한 방식이다. 그것은 혼란을 가장한 조직화 원칙, 두려움으로 위장한 결의,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쓴 장면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분한 듯 자기 인생의 무대에 오르는 방식이다. -P70
프랑스의 귀족 미셸 드 몽테뉴는 자신의 에세이 <상상력에 대하여>에서 병을 보기만 해도 병이 걸릴 정도로 민감한 자신의 몸에 대해 자기 몸이 어떤 위기에 처하는지를 묘사했는데, 상상력은 질병을 유발하고 그 자체로 일종의 병리 현상이라고 묘사한다. <학부 간의 갈등>에서 임마누엘 칸트는 자신은 선천적으로 심기증에 잘 걸리는 기질임을 인정했는데 가슴이 좁아 심장과 폐가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어서였다. 하지만 그는 오직 의지력만으로 심기증을 거의 극복했다. 의학이 그리는 심기증 환자의 초상은 에드거 앨런 포의 <어셔 가의 몰락>에서 잘 드러나 있다. 기이한 고통의 역사에서 '유리망상'만큼 이상하고 교훈적인 질환은 없다. 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개념은 중세 후기부터 우울증과 심기증 관련 문학작품들에 여러번 모습을 드러내는데 자신이 부분적이든 전체적이든 유리로 만들어진 존재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찰스 6세는 궁전의 신하들이 자기에게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고 두껍게 보강된 옷을 입어 자신을 보호한 것이 실존 사례다. 토머스 톰키스의 희곡 <혀>에서 유리인간 타크투스는 자기 존재의 연약함을 "나는 유리요강"이라 하며 괴로워한다. 세르반테스의 <유리학사>와 에스파냐의 예수회 작가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비평자> 역시 유리망상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거의 모든 역사적 시기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대야말로 심기증적 불안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라고 느꼈다. 심기증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기록벽으로 잘 알려진 제임스 보즈웰에게 있어 시간이란 것은 무한탄력성을 지니고 있어 자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하루하루는 온통 헤어나오기 힘든 무익한 공상과 방탕으로 가득찰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그는 '게으름'이 자신의 유일한 병임을 깨닫고 통제해 나갔는데 독실함과 근면과 조심성이 그의 인격을 빚어나갔고 초연해진다. 그의 심기증 에피소드는 유년 시절 가정교사를 잃은 것과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에만 몰두했던 정신적 외상에서 기인한다. 보즈웰의 네덜란드 생활을 보여주는 단편적 기록들에서 존슨 이야기는 단골 소재다. 새뮤얼 존슨 역시 평생에 걸쳐 주기적인 불안과 무기력이 괴롭혔는데 우울증 발병에서 두 사람이 보인 공통점은 게으름이었다. 당시 여성의 일이 될 수 없었던 문학을 향한 갈망과 사색의 기록이 학교의 일상을 통해 억압되었던 샬럿 브론테는 훗날 에제 기숙학교에서 에제 선생을 향한 마음이 발병 원인이 된다. 로버트 화이트의 <흔히 신경병이나 심기증, 히스테리증으로 불리는 질환의 본질과 원인과 치료에 대한 관찰소견>에서 그는 신경섬유들의 비범한 섬세함, 비정상적 민감성이 유발하는 질환들을 분석했는데 샬럿이 여기에 속한다. 그녀가 가진 슬픔의 폭력성은 소설 <빌레트>에서 확인된다. 화자 루시 스노가 심기증 환자를 자임하는데 루시에게 심기증은 사람의 무리에서 자신이 추방당했다는 느낌, 군중 속 고독이다. 이것이 바로 루시와 샬럿의 공통점이다. 자신의 미래자아를 만들어낼 자신만을 위한 완벽한 고독을 찾으려면 병에 걸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니 오직 병으로만 표현될 수 있는 상상력이다. 찰스 다윈은 유년 시절 과도에 크게 상처입은 것과, 청년 시절 마취제 없이 진행됐던 두 건의 수술을 참관하면서 타인이 겪는 육체적 고통에 극심한 괴로움을 느끼고 치명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후로도 그의 인생 전반은 격렬한 심장두근거림, 두통, 배탈 등 신체이상 느낌에 시달렸는데 1839년 말부터 1882년 죽기 전까지 몇 년에 걸쳐 이어지는 병상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윈은 비참할 정도로 나른한 상태였지만 아내 엠마와 자녀들의 기억 속에는 아프면서도 상냥하고 늘 명랑했다고 회고한다. 프랜시스 골턴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윈은 "난 한 번도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한 적이 없다"라고 했는데 그의 질환들이 감정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거의 희박해 보인다.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빅토리아 시대의 심기증 환자들 중에서 가장 야심찬 사람이었다. 좋지 않은 건강 덕에 그녀의 일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고 항상 이 일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손과 마음을 재촉하고 다시 한 번 살아남아 다음 일을 추진했다. 억압적 환경에서 발휘되는 쇠약함의 탁월한 유용성을 보인 사례다. 당시 그녀가 일했던 야전병원은 넘쳐나는 인간배설물과 오염된 물 등으로 지독한 악취와 오물에 전염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던 의사들은 병동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으나 나이팅게일은 병사들을 직접 간호하겠다고 고집했다. 그녀가 보인 증상은 그녀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도 그녀가 곧 죽을지 모른다고 확신할 만큼 심상치 않았고 수년 동안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할 만큼 심각했다. 오늘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았고 절망적이며 치료 불가한 병약자였으나 노년에 이르러서 건강을 회복한다. 심리학자 겸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와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헨리 제임스의 막내 여동생인 앨리스 제임스는 몸에 오랫동안 병을 달고 살아가는 중에 간혹 위험한 고비가 찾아올 때도 있었다. 비참한 소화불량과 위 통풍으로 기록된 그녀의 병은 만성과 급성을 오가는 수십 년 세월을 아파온 자신이 급격히 스러져 간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녀가 심기증인 이유는 냉점함이 병적이기 때문이다. 냉정함은 그녀 내면에 실재하는 공포와 외로움의 표출을 막는 그 표출이 야기할 수 있는 육체적 정서적 불안을 차단하는 절연체였다. 짧은 생의 심장부에 자리했던 그 창조적 정서적 공허감을 마주하지 않아도 될 만큼만 아프게 하는 심기증이다. 정신과 도덕이 오빠들의 주제였듯 그녀가 앓았던 병은 그녀의 문학적 주제였다.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서른다섯 해 동안 끊임없이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여러 가지 기이한 환각 및 떨림 증상에 시달렸다. 슈레버와 닮은 또 다른 작가는 지크문트 프로이트다. 그의 가장 기이한 주장은 자신이 새로운 인류 탄생을 위한 신의 선택을 받았으며 새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서서히 여자로 변신 중, 탈남성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의 생각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의 몸과 관련을 맺었다. 슈레버의 삶과 그의 저서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은 슈레버의 사례를 둘러싼 분분한 해석을 통해 한 개인이 현실적 자기이해에서 얼마만큼이나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 이 책은 슈레버의 편집증을 해석한 프로이트의 1911년 논문 <편집증 환자 슈레버:자전적 기록에 의한 정신분석> 덕분에 정신 의학계의 고전이 되기도 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잠자리를 빠져나오기 전까지는 습관적으로 약용 가루를 태웠다. 만성천식이 악화되면서 특히 잠에서 깰 때 증상이 심해진 탓이다. 그는 오랜 세월 사회와 단절된 채 수도자처럼 은둔생활을 하며 소설에 몰두했으며 예민하고 신경쇠약증적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다. 열 살도 되기 전에 치명적 상태의 천식이 발병했고 서른 살부터는 건초열까지 앓기 시작했다. 이 두 질병은 심기증과 신경쇠약이라는 광범위한 질환을 가장 압축적으로 진단해내는 대표적 장애였다. 그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주변에 존재하는 광경과 소리와 냄새였다. 코가 어찌나 예민했는지 가장 부드러운 최상품 손수건들만 한 번 코를 닦고는 다시 새 손수건을 쓸 정도의 결벽증을 보였다. 한 감각의 소멸로 다른 한 감각이 고양될 수 있다는 것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공감각 현상, <스완네 쪽으로>에서 잠과 관련해 빈번히 표현한다. 준수한 외모와 특이한 연주 습관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악기와 그 악기를 만든 유명 제조사에 음울하고 모던한 매력을 불어넣은 음악인 글렌 굴드는 손가락 안전을 유난히 걱정했고 약물학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적 지식을 보유하여 처방약을 경솔하게 이용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그의 독백 성향은 중년에 들어서면서 휠씬 두드러졌다. 끊임없이 건강염려와 그로 인해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자가치료와 자기방임의 기묘한 조합은 생애 말년 그가 겪었을 육체적 쇠약에 일조했을 것이다. 질병과 예술은 그가 고독을 선택하면서 공공연히 내세운 구실이지만 신체적 경계와 방종 역시 대중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노출증에 가까운 형태의 또 다른 방식이었다. 굴드의 그 특이한 버릇과 떨림을 통해 연주와 동시에 흥얼거리던 그 은둔자적 주문을 통해 자신의 천재성과 고독과 낯설음과 심기증을 연주했다. 태생적으로 가냘펐던 앤디 워홀은 어린 시절 병을 앓으면서 더 약해졌고 훗날 심한 총상을 입으면서 탈장이 생겼으며 평생 그것을 교정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코르셋을 착용했고 역삼각형 몸매로 보이게 했다. 그의 모습은 가히 인공적이고도 야릇하게 모호한 느낌인데 성인이 된 뒤 조악한 미용치료에 의존하면서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그를 괴롭힌 것은 질병보다는 추함이어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몸의 문제에, 그 몸으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할 것인지의 문제에 진심으로 몰두했다. 그는 건강과 미학이 불가분의 관계를 맺었던 심기증 환자, 몸의 판타지를 당당히 마주했듯 몸의 진실도 당당히 마주했던 하지만 개인적 삶에서는 자신의 육체적 쇠락과 친밀했던 이들의 질병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예술가였다. 아름다움과 추함, 건강과 질병에 대한 병적 집착 그리고 그러한 두 연속체를 구별하지 못했다. 마이클 잭슨 역시 나쁜 피부와 외모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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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건강에 대하여 필요 이상으로 염려하는 상태. 백과사전이 ‘심기증’에 대해 정의한 방식이다.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니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심기증 환자는 ‘나는 병에 걸려 있다’는 지울 수 없는 관념을 지녔고, 아주 사소한 이상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주의를 기울인 결과 심신상태의 이상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경우가 잦다고. 실제로 신경증이나 조울증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하니 마음으로만 앓는 여느 병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정신질환이 그러하듯 심기증 또한 나에게는 낯설게 느껴졌다. 내 주위에서 심기증을 앓는 사람도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혹 있더라도 자신이 심기증 환자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이가 누가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보편적인 질병은 아니지 싶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도 유명인들 중에서 이 낯설기만 한 질환으로 고통 받은 이들을 끄집어냈다. 마르셀 프루스트에서부터 앤드 워홀까지, 이제는 영면에 들어간 이들이 저자의 부름에 따라 소풍과는 거리가 멀었을 자신의 생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어가 됐건 신체 증상을 호소했다는 것과 그 정도가 심각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라해라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몸이 아픈 사람이 어디 세상에 한둘이겠는가. 극심한 신체의 고통을 수반하는 질병을 앓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일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심기증 환자라 일컫는 까닭은 이들의 신체 증상이 몸 아닌 마음으로부터 비롯됐기 때문일 것이다. 널리 알려진 인물인 나이팅게일의 경우 크림 전쟁 도중 그녀가 보여준 헌신적인 간호로 위인의 반열에 등극할 수 있었다. 누구나 끔찍한 상황에 반복 노출될 경우 트라우마를 얻게 되는데 그녀라고 예외일 순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비정상적이라 할 수 있는 트라우마 상황이 그녀에게 뚜렷한 존재감 부여라는 족적을 남겼다는 데 있다. 저자는 그녀가 희생과 헌신에 중독됐다는 평가를 했다. 전쟁에서 돌아와 그녀가 보여준 행보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칩거야 주목받지 않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을 터이고 그간 쉼 없이 살아온 데 따른 일종의 보상으로 해석해도 괜찮다. 문제는 칩거 상황에서 그녀가 분명 아팠다는 사실이다. ‘정상’을 넘어선 듯한 쇠약을 호소하던 그녀가 자신이 돌볼 존재가 생겼을 땐 놀라울 정도로 생기를 찾았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스스로를 헌신과 희생의 아이콘으로 못 박은 듯 그녀는 자신이 지닌 모든 에너지를 남을 돌보는 데에 쏟아 붓는다. 글렌 굴드에게선 강박증적 성향이 읽혔다. 손가락을 이용하는 직업인 피아니스트였던 글레 굴드가 어떠한 연유로 타인과의 악수마저 거부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그는 이외에도 각종 기이한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이를 테면 수차례 연주회를 취소해 사람들을 경악시키곤 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 데서 비롯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수줍음을 잘 타는 성격이었다고 하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오죽했으면 긴장과 만성 불면증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며 바르비투르 등 다양한 약물을 복용했겠는가. 하지만 애로루트 비스킷만을, 그것도 수돗물을 받아 만든 인스턴트커피와 같이 먹었다는 대목을 읽고는 기겁하고야 말았다. 그는 분명 그것이 자신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지닌 듯했다. 각종 영양분이 고루 포함된 캡슐을 복용하는 것으로 식사를 대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식의 기대는 분명 비정상적이었다. 몸을 위하는 듯했지만 실상은 무시하고 홀대한 결과는 결국 건강에 이상을 초래하고야 만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믿어왔을 그가 얼마나 큰 충격에 빠졌을지는 짐작이 간다. 누가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지 싶은 앤드 워홀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큰 콤플렉스를 지녔다. 특히 코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아 손을 대기도 한 모양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기에 그는 무기력으로 빠져든다. 자신이 행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행했음에도 나아진 게 전혀 없이 전부 그대로라는 독백으로부터 그가 느꼈을 좌절감이 느껴졌다. 마음도 동시에 무너졌던 건지 그는 지나치지 싶은 건강 염려증을 보인다. 막연히 병에 걸린 것 같다며 불안에 떨고, 자신이 보이는 모든 행동, 심지어 걸음걸이조차도 정말 이상해 보인다며 초조해한다. 담남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병원을 두려워한 나머지 수술을 거부한다. 병원에서 자신이 정말로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이상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다가 사망할 수도 있을까봐 그는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행위들을 격렬히 거부한다. 이즈음 되면 병적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저자는 책을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었다. 갑자기 하늘로 떠난 팝의 황제. 그 또한 어느 순간부턴가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외모에의 변화를 겪어왔다. 뮤직비디오를 찍다가 발생한 사고의 치료가 원인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현대의학을 힘을 빌려서라도 자신의 명성과 권위를 지켜내고 싶었던 마음이 무엇보다도 큰 영향을 미친 게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심기증은 다 앓고 있다. 몸과 마음은 분명 연결돼 있고, 몸 또는 마음을 지켜내기 위한다며 다른 한쪽에 짐을 지우기도 한다. 짐의 무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땐 그나마 괜찮다. 균형을 잃는 건 순간이다. 정상과 비정상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쉽게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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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해서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세태를 표현한 다양한 신종어가 생겨날 정도로 참 살기 힘든 요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보니 몸도 몸이지만 마음에 여러가지 병이 생기는 경우도 허다해서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때로는 마음의 병이 커져 몸의 병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심신이 피로하다는 말이 사실일 것이다. 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통증 등을 유발하고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결론 짓는 경우도 있을텐데 이는 사람들이 보기엔 겉으론 멀쩡해서 오해를 받기도 하고 결국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러 이중삼중으로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런 다양한 증상들에서 오는 각종 질병이 '심기증'에서 기인한다는 말은 사실 처음 듣는다. 심기증이라는 말도 익숙하지 않고 오히려 처음 들어보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말 그대로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하고 염려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일단 병명이라고 밝혀지니 왠지 무섭고 대단해 보이고 또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것 같다. 아마도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을텐데 다양한 원인과 상황이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고 이는 곧 자신의 삶 전체를 완전히 바꿔버리게 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만은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상상병환자들』에서는 이렇게 다소 심각해 보이기까지 하는 심기증을 앓은 인물 9명이 소개되는데 표지에 그려져 있는 인물들이 그 주인공이 되겠다. 제임스 보즈웰, 샬럿 브론테, 찰스 다윈,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앨리스 제임스, 다니엘 파울 슈레버, 마르셀 프루스트, 글렌 굴드, 앤디 워홀까지 너무나 유명한 사람들로 이상의 9인은 그들이 남긴 역사적 유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사실 이러한 지나친 건강 염려증을 앓았다는 사실은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던 경우이다.
이 책은 어쩌면 그들이 겪었던 지극히 사적인 질병인 심기증을 통해서 그들이 고통 속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알려진 바대로 어떤 위대한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심기증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제각각이 지닌 다양한 병명은 심기증에 기원을 두고 있고, 이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이 지닌 심기증을 겪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심기증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심기증으로 접근한 9인의 전기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어찌됐든 9인에 대해서 잘 몰랐던 사실을 읽을 수 있어서 의미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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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병 환자들/창조적 삶에 대한 압박이 위인들을 상상병으로 이끌었을까?
세계적인 위인들 중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육체적 아픔과 정신적 불안감으로 고통스러워했던 이들이 이토록 많은 줄 몰랐다. 세계적인 업적을 세우고 이를 지키기 위한 부담이 정신과 육체를 괴롭혔을까?
이들을 괴롭힌 상상병은 심기증이라고도 하는데, 상상병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기에 뚜렷한 병명은 없다고 한다. 상상병은 때때로 감각이 과장되기도 하거나 광적인 집착을 불러일으키기에 폐인 취급을 받기도 하고, 정신병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해서 대개의 경우, 의사들로부터 외면받았던 병이다.
정신적 고통이 육체로 전이된 상상병은 의사들에겐 꾀병으로 보이기도 했기에 상상병을 앓던 위인들은 자신의 고통을 외부에 알리려 나름 노력도 했다. 치유를 위해 자신만의 치료법을 가졌을 정도로 상상병 치료에 애썼지만 상상병은 죽을 때까지 이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세상을 위해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위인들이 육체와 정신의 통증으로 이토록 괴로워했다니, 최고의 경지에 오른 댓가치고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상병으로 시달렸던 위인들을 보면 분야를 가지리 않는다. 제임스 보즈웰은 계획을 세우고 고치는 일에 집착한 우울증 환자였고, 샬럿 브론테는 자기 몸에 병이 있다고 망상에 가까운 생각을 한 신경증 환자였다. 찰스 다윈은 헛배부름을 호소하며 혼자있고 싶어한 소화불량증 환자였고, 간호사로서 희생과 헌신에 중독된 프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신경쇠약증 환자였다. 육체의 고통이 예술의 일부라 믿었던 앨리스 제임스는 감각과민증 환자였고, 여자가 되고 싶다던 다니엘 파울슈레버는 망상증 환자였다. 약초 연기로 채워진 방의 주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천식환자였고, 손가락을 다칠까 봐 악수까지 거부한 글렌 굴드는 강박증 환자였다. 앤디 워홀은 딸기코 등으로 인해 외모 콤풀렉스에 시달렸고,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하고 싶었던 나약한 겁쟁이였다.
다윈의 헛배부름 증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다. 최근에 과학서적을 읽으며 다윈의 이야기를 거듭 접했기에 더욱 애틋하다. 다윈이 비글호를 탄 행운으로 갈라파고스 군도를 가게됐고, 그곳에서 관찰한 기록들로 결국 진화론을 탄생시켰지만 여행 도중 내내 소화불량이나 헛배부름으로 고생했다니, 더구나 현지 와인을 마시고 배탈이 나서 한 달이나 고생했다니, 만성 통증과 소화불량을 앓으면서도 관찰이나 연구를 할 때가 가장 평온했다니, 진화론은 헛배부름의 고통을 견디며 낳은 산물인 셈이다. 그가 진화론이라는 위업을 이룩했으나 육체는 고통의 나날이었고, 입술과 손 등 신체 곳곳에서 나타나는 알 수 없는 통증들에 시달렸기에 급기야 연구실 옆의 비밀의 공간에는 물치료 장치를 두었다고 하니, 그의 고통이 전해지는 듯하다.
의학적 증거는 없지만 많은 위인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보냈다고 하니, 새삼 그들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남들보다 예민해서 일까? 이들은 고요한 밤에 머릿속에 끼어드는 심장박동 소리를 듣기도 하고, 음식물이 연동운동을 하며 식도를 내려가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현기증이나 피로감 등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소리까지 듣기에 예민한 사람들이라고 치부되기도 한다니,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고통에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심기증 치유에는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 의심에 시달리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니, 역시 상상병은 연구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준 병이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예술가나 사상가들이 알았던 상상병은 때로는 꾀병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폐인으로 취급되기도 하고, 때로는 구제불능이라는 오인을 받게 했다니, 안쓰럽다. 세계사의 중심에 선 위인들의 심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한 점도 있겠지만 연구에 대한 집착과 부담이 상상병을 앓게 했다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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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병 환자란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환자라 할 수 있다..자기 스스로 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실제 환자와 똑같은 증상과 고통을 호소하는 그러한 모습들은 어릴 적 자신의 가정환경과 자신이 직접 느낀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며 그들의 경험은 자신들의 인생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홉명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제임스 보즈웰에서부터 앤디워홀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져 있으며 그들의 정신병력이 담겨진 인생 이야기가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특히 그들이 가진 모습들은 대부분 정신전인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럼으로 고통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이중에서 관심있었던 사람은 샬롯브론테와 마르셸 프루스트이다. 샬롯브론테는 세 자매가 모두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에밀리,앤,샬롯 모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에밀리는 폭풍의 언덕을 쓴 작가이며 샬롯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제인에어를 쓴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감정와 그의 삶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특히 19세기 초반 샬롯 브론테의 성장이야기가 제인에어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제인에어에 비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설 빌레뜨에는 샬롯의 우울한 모습과 불안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르셸 프루스트가 쓴 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있다..사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요약된 한권으로 된 두툼한 책을 먼저 읽었다..그리고 그 책을 읽은 뒤 한권을 새로 구입하였으며 지금 내가 가진 책이 <국일미디어> 와 <동서 문화사> 그리고 <정음사> 버전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바로 제인에어와 같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있으며 상당히 어려운 문체로 이루어져 있다..특히 작가의 심리적 흐름을 따라 써내려 갔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기승전결이 아닌 작가의 심리에 따라 시간이 꼬여진채 소설이 진행되고 있어서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으며 마르셸 프루스트 스스로 소설 속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을 들었다.. 특히 하루의 대부분을 침실에서 살아야 하면서 집이 아닌 어디론가 떠날땐 항상 같은 호텔에서만 머물러 있었으며 그곳에서 자야 하는 별난 성격..그의 이러한 별나고 유난스러움은 그가 10살부터 앓고 있는 천식이었다..소설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그는 집에서 커튼을 쳐 놓은채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는 걸 알수 있으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채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그리고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고통을 자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집에 갖힌채 익숙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살게 되었고 누군가에 의해 자신이 어릴적부터 살았던 집이 팔리게 됨으로서 그의 인생 또한 마감을 하게 된다.. 마르셸 프루스트..그는 그가 가진 질병이 있었기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걸작이 탄생되었는지도 모른다..평생 누군가에 의지하는 삶을 살아야 했으며 소설 하나에 매달렸던 그의 모습..그의 인생이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두 사람 이외에도 다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샤롯브론테와 마르셸 프루스트와 달리 그는 과학자였으며 그가 쓴 <종의 기원>에는 그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없었기에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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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위즈덤하우스에서 나온 <미쳐야 사는 남자>를 읽은 적이 있다. 페터 토이셸 박사의 7인의 임상 기록을 담은 책이었는데, 각기 다양한사람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이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더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환경이 물리적으로 어떻게 주어지느냐에 따라 빈약한 정신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유익한 작품이었고, 이 작품으로 <상상병 환자들>에 나오는 9명의 유명 인사들은 어떤 정신적 질병에 시달렸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상상병 환자들>.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읽었을 때, 정확하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걱정과 염려가 본인의 질병을 불러온 것을 알았다. 심기증으로 불리는 질병이 현재에는 전문적인 용어로 ‘건강 염려증’이 되겠고, 순전히 본인의 걱정으로 인해 불러온 심리적 불안감이라고 하면 될듯하다. 나도 그렇지만 아는 것이 병이라고 주위에서 누구누구가 어느 병에 걸렸네, 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것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가족이나 친척이 질병에 걸려 명을 달리했다거나 심각한 치료를 받고 있다면 그 질병을 나에게 적용해 버리게 되며 그 질병이 나에게 올지도 모른다, 라는 막연한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9명의 사람들은 좀 다른 양태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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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기 작가로써 타고난 기록벽을 가지고 있는 제임스 보즈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그는 스스로 자신을 ‘게으름’이라는 병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간이란 무한 탄력성을 갖고 있어서 자제하지 않으면 무익한 공상과 방탕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기에 이것을 통제근면과 조심성으로 자신의 인격을 빚어갔다. 문제는 게으름이 자신의 병이라고 아는 사람이 그것에 관해 엄청난 토론과 기록을 하는 모습은 전혀 게을러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심기증에 대한 것을 본인의 문학 <제인에어>에 살짝 풀어놓은 에밀리 브론테의 언니 샬롯 브론테. 두 동생을 일찍이 저 세상으로 보내고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으나 그녀는 문학에 대한 갈망이 깊어 시인 로버트 사우디에게 편지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문학은 여성의 영역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에제 선생을 향한 마음이 거절당한 것도 있지만 그녀의 심기증은 제인에어를 이어 생후에 발표된 소설 <교수>의 주인공 윌리엄 크림스워스를 통해 잘 나타난다.
종의 기원으로 잘 알려진 찰스 다윈은 어린 시절 집에서 불시에 겪은 육체적 상처와 의대시절 두 건의 수술 참관, 무엇보다 파타고니아 해안지도 작성을 위해 떠난 ‘비글호’에서 극심한 멀미,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어떤 벌레에게 물린 상처로 인해 심기증이 나타난 경우라고 본다. 원인이 어찌 되었든 찰스 다윈은 그 어떤 공식적인 행사조차도 다녀오기 힘들 정도로 배탈이나 두통, 무기력을 호소한 사람이다. 이 책에서는 소화불량증 환자로 정의되는데, 내가 볼 때 증세가 나타날 때 오히려 명랑해지려고 노력한 인물로써 다윈은 심리적 압박감이나 염려 때문으로 인한 ‘심기증’으로 불리기에는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읽으면서 제일 가슴 아팠던 사람이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였다. 부모님과 숲에 다녀온 후 심한 천식을 앓게 되고, 그것이 그의 삶을 끝까지 따라다니게 되는데 동성애와 부모(엄마)에 대한 애착, 더군다나 건초열(알레르기 증상과 유사)이라는 증상까지 앓은 그는 죽기 직전까지 병마에 시달린 듯하다. 유난히 예민한 후각과 청각을 안정시키기 위해 코르크로 방을 도배했고, 엄청나게 많이 소비하던 수건과 손수건은 늘 부드러운 것으로 비치해야 했으며 꽃이나 숲조차 멀리서 보기만 했을 정도였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집필을 완성하고 말년에 고모가 무단으로 집을 팔아버려 동생 집에서 숨을 거둬야 했던 그의 마지막 호흡을 느끼며 그의 고통이 심기증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더불어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야심차게 다음 일을 진행하며 본인의 몸보다 병사들의 몸을 돌보는데 더 관심을 쏟은 나이팅게일, 신인류가 탄생한다며, 탈남성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믿었던 퓨레버, 손가락 안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하며 약물학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에 맞먹는 지식을 갖고 있다는 글렌 굴드, 추한 것을 싫어하며 미학과 건강에 초점을 맞춘 앤디 워홀.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고 피부와 외모에 집착했던 마이클 잭슨까지. 이들 중 몇몇은 단순히 내 건강이 염려되어 일어나는 단순 신경쇠약에 그칠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이유 있는 염려와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보며 현대라면 약물의 도움을 받아 조금은 편안히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도움을 주지 못하는 현실에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다만 이런 증상들을 더 확대 재생산해 자기 병을 더 크게 만들고 벽을 세워 아무도 도와줄 수 없도록 만들었기에 꼭꼭 가둔 삶에서 나올 수 없었던 이유가 아닐는지. 여기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의식 있고 창조해야 하는 일에 골몰해야 해야 하는 사람들이기에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그들의 정신적 날카로움이 심기증과 혹은 육체적 질병을 더욱 부채질하지 않았나 생각되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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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큰 혼란을 겪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국민의 예방행동이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경험으로부터 감염을 줄이기 위해 손 씻기가 얼마나 중요한지와 병원에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병문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되었다. 우리 한국사회는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등이 발병했다는 소식만 들려도 관련 음식점들이 망해나갈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나친 건강염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불필요한 행동을 하게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사람을 여러 질병에 취약하게 만든다. 이 책은 예술문화 계간지 ‘캐비닛’의 영국지부 편집장이자 기고가인 브라이언 딜런이 심기병을 앓았던 대표적 9인의 삶을 심기증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심기증이 이들의 유년 시절, 가족 및 친구 관계, 성격, 행복과 불행, 사회생활, 예술 활동, 나아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그리하여 아홉 사람이 속한 시대, 사회, 문화는 물론 그들의 내밀한 삶을 들여다본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은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으로 유명한 다니엘 파울 슈레버부터 제임스 보즈웰, 샬럿 브론테, 앨리스 제임스, 마르셀 프루스트, 글렌 굴드, 앤디 워홀 등 작가나 예술가는 물론 찰스 다윈,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처럼 이외의 인물까지 다양하다. ‘심기병’이란 자신이 중병에 걸린 것처럼 생각하는 일종의 마음의 병이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지닌 예술가나 작가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병이기도 하다. 현대에서는 ‘건강염려증’으로도 불리며 의미가 좁아지고 단순화했지만 19세기 특히 지식인과 예술인 사이에서 절정에 달한 심기증은 ‘창조적 혹은 지적 노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앤디 워홀은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고, 글렌 굴드는 손가락을 다칠까 봐 악수를 거부한 강박증 환자였다.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여자가 되고 싶어한 망상증 환자였고, 앨리스 제임스는 육체의 고통이 예술의 일부라 믿은 감각과민증 환자이기도 했다. 저자는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에 대해 ‘희생과 헌신에 중독된 신경쇠약증 환자’였다고 평가했으며,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시드니 허버트는 나이팅게일의 병과 치료법을 언급하면서 “그녀와 같은 정신 구조를 가진 사람에게 모든 적극적 활동을 완전히 접는 온전한 휴식이 과연…매우 제한적이고 적정한 선에서 어느 정도 일하는 삶보다 더 큰 고통이 되지 않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성인기의 대부분을 언제 병상에 누울지 모르는 위기 속에서 살았던 찰스 다윈은 “비록 몸은 아플지라도, 물론 이로 인해 몇 년의 내 삶이 폐기되었지만, 그 덕분에 나는 세상과 쾌락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다”며 <종의 기원>을 완성했다. 책은 우리가 아는 유명인의 이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동시에 그들도 정신과 육체 사이에서 괴로워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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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상상병 환자들
목차 1 계획을 세우고 고치는 일에 광적으로 집착한 우울증 환자, 제임스 보즈웰33 상상병환자들. 제목만 봐도 무척이나 흥미로워 읽게 된 책이다. 목차로 보면 어떤 내용이 있을지 알 수 있어 가져와봤다. 심기증. 처음으로 듣는 용어였다. 이 책 속에는 9명의 유명인이 앓은 심기증에 대해 들려준다. 심기증은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이 많이 알았는데, 이 책에 나온 사람들 외에도 무수히 많은 예술가,문학가들도 많이 앓았다. 이 책에서는 9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내가 아는 사람도 있고, 처음 알게 된 낯선 이도 있었다. 조금 충격적이었던 건, 나이팅게일이었다. 간호사들이 나이팅게일선언을 할정도로 백의의 천사라고 알고 있는데, 희생과 헌신에 중독된 신경쇠약증 환자라는 것이다. 이 책을 보다보니까 참으로 많은 일과 고민들을 안고 있었다. 일단 정말 헌신과 희생의 아이콘은 맞다. 그렇게 오만가지 일들을 걱정하고 고민하고 일을 해결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셨다.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 신경쇠약증에 걸릴 만하다. 또 앤디워홀의 이름과 얼굴은 많이 봐서 알고 있었는데, 외모 컴플렉스가있을 지 몰랐다. 나름 매력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그는 탈장이 생겨 몸매가 조금 그랬고, 피부와 모공, 여드름 때문에 피부도 안 좋았고. 딸기코에 머리숱도 줄어 가발을 썼다고.. 특히 말년에 가십 칼럼니스트들에게 장의사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그도 변화하려 노력을 했지만, 오히려 악화만 되었다고 하니 쨘하기도 했다. 거기다 세상 떠나기 14개월 전. 1985년에 한 사인회에서 어떤 여자아이가 워홀의 은빛 가발을 벗겨 발코니 아래 남자애한테 던진 일이었다. 그때 워홀은 그 여자아이를 발코니 밑으로 밀어버리고 싶을 정도였고, 욕을 했다고 했다. 사인회 중단 위기였지만 그는 코트에 달린 모자를 쓰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사인회를 계속 진행했다. 그때 그는 엄청나게 충격을 받고 많이 아팠다고 했다. 현실의 몸과 이상적인 몸 사이에 고민한 예술의 고뇌. 참으로 쨘하고 딱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심기증을 보면서 나 역시 하나쯤 가지고 있는 심기증은 뭘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산다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고, 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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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병 환자들 정신과 육체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 9인의 창조적 삶을 통해 본 심기증의 역사 브라이언 딜런 심기증이란 최근 '건강염려증'이라는 이름을 받은, 뒷받침할 만한 의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자기 몸에 기질적 질환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보기에 심기증 환자들은 정상적인 감각을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 배에서 나는 소리나 음식물이 식도를 내려가는 느낌, 현기증이나 피로감도 모두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심기증은 히스테리증, 우울증, 신경증 같은 심신 이상과 모호한 관련을 맺고 있었고 18세기만 해도 어느 정도 육체적 고통의 형태로 존재 했다고 한다. 제인 에어를 쓴 샬럿 브론테는 자신의 몸에 병이 있다고 생각한 환자였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제인 에어 같은 멋진 소설을 써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었다. 자신을 완벽하게 고독 속에 가둬둔 채 작품을 완성해낸 것이 신기할 뿐이다.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소화불량으로 인한 고생을 심하게 겪었다고 한다. 소화불량으로 인한 우울증까지 왔다고 하니 대체 어떤 소화불량인지 감이 안잡힌다. 그러고 보면 의사나 과학자들, 또 다른 창작자들 중에서 근육질의 멋진 몸매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은 없는 것 같긴 하다. 에필로그에서 나오는 마이클 잭슨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그가 겪었던 일들이 마약 중독으로 인한 사망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잭슨은 집에 고압산소실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진은 마이클 잭슨이 꾸민 일이었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은 살아 생전에 엄청난 루머들을 가지고 있었다. 동성애자라거나 성전환 수술을 했다거나 얼굴이 녹아내린다는 이야기 등등... 그러나 잭슨은 백반증을 앓고 있고 원판성 루푸스까지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춤을 추면서 독특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마이클 잭슨과 온갖 잡다한 병을 앓고 있는 마이클 잭슨... 과연 어떤 모습이 진짜 그였을지 궁금해진다. 그의 마지막 앨범을 들어보면 그런 생각들은 모두 사라진 채 마이클 잭슨만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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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를 든 외과의사들이 이 책『상상병 환자들』(작가정신, 2015)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간병인 노릇을 해 본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들 심기증 환자들을 심하게 야단쳤을 것 같다.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춰보면 그렇다. 입원실과 중환자실을 드나들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여러 상상병 환자들이 매우 철이 없고 지나치게 겁이 많고 소심하며 당연히 신경질적이고 연극적 성향과 자기애가 몹시 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작가 출신의 남성 심기증 환자들 가운데는 화려한 댄디적 성향이나 여자를 밝히는 난봉꾼 기질도 엿보였다. 유아적 성향, 그 자체다. 아니 '모스트스러운 멘탈'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심기증 환자들은 프랑스의 귀족 미셸 드 몽테뉴의 표현을 빌리면, "상상의 강력한 타격에 엄청난 충격을 받는 사람"들이 대부수다. 정신과 육체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 심기증 환자들 나름의 두려움과 고통은 십분 이해한다. 과거의 히스테리나 요즘의 우울증과 강박증 같은 것이 바로 대표적인 심기증 질환이기 때문이다. "심기증 환자는 간간이 망상적이거나 과장된 통각 혹은 은폐된 모종의 질병에 시달린다. 특정 개인이나 장소나 사물에 대해 일시적 반감을 품거나, 일신상의 위험이나 가난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 전반적인 무기력과 혐오, 삶에 대한 권태와 피로에 시달리기도 하며, 또 어떤 경우에는 짜증과 전반적 적의가 눈에 띄게 동반된다. 모든 일에 금세 지치고, 불만이나 불안…… 종종 자살충동도 보인다. 이들은 죽지도 못하지만, 살려는 의지도 없다. 불평하고 울고 비통해하며, 자신의 삶은 비참하며 자신만큼 불운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76쪽) 상상병 환자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들을 통해서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멘탈이나 지나치게 민감해 멍들기 쉬운 감수성 그리고 난폭하게 퍼붓는 신경질적 아픔을 엿볼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심기병 환자들과 근본적으로 체질과 멘탈이 다른 이들에게는 괴짜거나 병신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한낮은 한밤의 어둠을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니 말이다. 건강하고 신경이 무디고 멘탈이 다소 무덤덤한 이들이라면 심기병 환자들의 지나친 호들갑에 연민의 시선을 보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큰 수술을 받아 침실에 누워있는 중환자들에 비교한다면, 이들이 내짖는 신음소리와 울부짖음은 팔자가 좋아 내지른 다소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아,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온 앤디 워홀의 경우는 예외라고 하겠다. 심기증은 일종의 왕비병 혹은 귀족병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제임스 보즈웰이나 샬럿 브론테, 마르셀 프루스트, 글렌 굴드 같은 이들과 프랑스 대혁명 때에 불운하게 교수형당한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의 이미지가 왠지 겹쳐 보인다. 혹여 나만의 서툰 감상일까.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면 되잖아요." 이런 멘트였던가, 앙트와네트가 남긴 마지막 말이. 심기증 환자에게는 '수술이 안되면 알약과 링겔이 있잖아요' 같은 멘트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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