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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흐르던 강의 흐름을 막는 보를 설치했던 ‘4대강 공사’는 이미 끝났지만, 아직까지 곳곳에서 사실상 거대한 규모의 댐으로 기능하면서 환경오염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그릇된 현실에 매서운 목소리를 아까지 않는 저자는 ‘이명박 정권’ 시절에 자행되었던 '4대강 사업'을 비롯하여 실패한 정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을 해왔고, 그 시절 썼던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당시 오만한 정권의 폭주를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기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실천적 인식으로 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현실 정치에 대한 관심만이 아니라, 시인으로서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관점들을 곳곳에서 또한 오롯히 드러내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시화전에 출품한 시 작품이 문예반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자, 이후 노동자로 생활하면서도 시작 활동을 꾸준히 해서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산문에서도 거친 듯 하면서도 현실에 대한 따뜻한 감성이 충분히 발현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따로 제목을 붙이지 않고 전체 3부로 구성된 목차에서, 1부에는 모두 11개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 호흡이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여기에서 특히 ‘공부하며 투쟁하는 일 혹은 투쟁하기 위해 공부하는 일’이란 글의 제목과 내용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녹록치 않은 노동 현실에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투쟁 현장에서 시낭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저자는 그러한 수동적인 방법이 아니라 ‘투쟁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대화를 하거나, 책 얘기를 하거나, 문학논쟁을 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에게는 시낭송보다는 그러한 방식이 ‘가장 인문학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문학’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수단이라는 지론에서 비롯된 생각이라고 하겠다. 현실에서는 그러한 제안은 매번 거절당했지만, 그것이야말로 ‘인문학이 민중의 일상에 머물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저자의 인식에 공감할 수 있었다.
모두 9편의 글이 수록된 2부의 글들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비평’으로, ‘대부분 이러저런 지면의 부탁으로 쓴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내용들도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전개되엇던 투쟁 현장의 상황과 그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고 파악된다. 마지막 3부는 6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인으로서 저자의 문학에 대한 인식을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김남주와 김수영 시인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생각이 짙게 드러나고 있으며, 노동자 시인의 계보를 잇는 백무산에 대한 작가론과 함께 ‘노동시’에 대한 평가도 제시하고 있다.
이 시대 문학의 효용성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글들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저자는 평소에 ‘시인에게는 일생 동안 딱 한 권의 산문집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저자에게는 바로 이 책이 그러한 산물일 것이라고 여겨진다. 출간된 지 시간이 한참 지나 읽게 되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생각과 문학에 대한 열정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