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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친근하고 평범한 보잘것없는 음식이다. 고수로 담근 내시김치에서부터 흰 꼬리를 달린 꽃이 퐁퐁 솟는 동치미꽃, 깍뚜기와 둥둥이김치까지.. [김치 읽는 시간] 속에는 우리의 곁에 아무렇지도 않게 놓이는 김치에게서 기억이 솟아나고 상처가 덧나 아프며 척박한 삶이 기대어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삶에 느닷없이 끼어든 허방다리를 보는 듯, 김치 하나하나가 아프게 끼어들었다. 그러나 어쩐지 조그맣게 믿고 싶어졌다. '뚜껑을 열자 자잘한 흰 꽃이 만개해 있었다. 듣도보도 못한 꽃김치에 매콤새콤한 냄새가 달려들었다'는 책 속의 글처럼 어느 순간 내 삶의 뚜껑을 열면 만개한 흰 꽃이 둥둥 떠있지 않을까 하는. 오늘은 첫눈이 내렸고 나는 이 책을 다 읽었으며, 어쩌면 기다려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치미 독 뚜껑을 열자 여기저기서 작고 하얀 꽃이 꼬리를 끌고 올라와 퐁퐁 피어난다.'는 말처럼, 퐁퐁 피어날 내 삶의 한 순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