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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중심인물인 김도술의 끝 글자처럼 술술 읽힌다. 세기말 IMF와 벤처시대에 돈벼락을 맞은 두 명의 글쟁이들과 그들에게 돈 쓰는 법을 제대로 시행하는 한 입지전적의 인물 그리고 그들 사이에 얽힌 정보요원과 탐욕의 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놀아나고 있다. 작가의 날선 때론 능청스런 문체가 전체적으로 그 시절의 분위기를 너무나 잘 묘사해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세계에 한 다리 걸친 채 어슬렁거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 시절 나는 20대 중반이었고 한국이 참 싫었는데... 그래서 외국에도 나가고 방황도 했고... 이 책에서도 그 시대는 세기말의 욕망과 무너진 꿈들이 섞여있는 강남의 할렘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 속을 진하게 통과한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날 것의 느낌이 강하다. 실제 인물을 연상케하는 여러 이름과 캐릭터가 나오는데... 요걸 유추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무래도 정민 작가는 실제 국정원 요원이 아닐까 할 정도로 뒷얘기와 그 세계의 작동원리에 대해 흥미로운 지점들을 보여준다. 체험으로 읽는 책, 그 안에 요절복통할 에피소드와 가오는 자꾸 입꼬리를 올라가게 만든다. 세상이 밝은 면만 있는 게 아니듯이 사람도 한 면만 있는 게 아니듯이 내 안의 응지와 세계의 어둠이 만든 토양은 우리를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나간다. 그것이 책에서의 태도, 즉 양보여도 그것은 스스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리. 실제 그 시절이 지난 15년을 규정했을지도 모른다. IMF와 벤쳐열풍 그리고 이후의 파장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세상은 더 엄혹해졌고, 어둠은 양보보다는 득세를 일삼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이 밝지 않지만, 지금 세상과 잘 맞아 그것대로 이해가 되었다.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대가 된다. 어떤 이야기로 이렇게 또 생생한 냄새를 느끼게 해줄지... 궁금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함과 적당히를 양희석은 대학 시절의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그렇게 고군분투의 평범함으로 대학 시절을 보냈다. "암 그래야지. 그래야 마땅하지. 그런데 이 시바스리갈 좀 치우지? 이 술만 보면 기분이 상해서 말이야." 우린 과묵하니까. 정보원의 생명이 뭔 줄 아나? 정보를 캐는 게 아냐. 정보를 숨기는 거야.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말하고도 안 한 척. 바로 그거지. 명심해. 그리고 하나 더. 정보원은 고마움을 알아야 해. 못된 계집애처럼 고마움을 망각하면 곧바로 망해버리지. 바로 그게 정보원의 핵심이야. 고마 움. 생큐 소 머치, 마이 프랜드. 어둠의 양보로 탄생한 낮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들은 빌딩 사이로 시작되는 어둠의 양보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둠의 양보를 응시하는 그들의 눈길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찬란한 태양이 고층 빌딩 사이로 불쑥 올라왔다. 부끄러운 표정의 붉은 태양이었다. 태양을 본 그들은 뱀파이어처럼 살짝 몸서리를 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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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어둠의 양보 때문에 탄생한 것이다..> 이 소설의 모든 것이 함축된 문장이었다..그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에 보여지는 하나의 빛 뒤에 감추어진 그 어두움...어둠과 그림자가 있기에 빛이 존재하며 태양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 인물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걸 알 수 있다.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김도술 회장의 정체..그리고 그의 수족 역할을 하였던 이기헌과 권준도..이들 세사람은 과거 서슬퍼런 국가 정보부에서 활동했으며 그들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미래피아라는 회사를 만들게 되고..그들의 후원을 받아 벤처 창업을 하려는 양회석과 한정수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IMF라는 암초..IMF 이후 우리나라에 볼어온 벤처 열풍과 장미빛 희망..그 하나의 거대한 사회적인 흐름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쪽박을 차고 거리에 내몰리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그 안에서 이득을 챙기면서 그 이득을 챙긴뒤에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는 걸 알 수 있으며 소설속에 등장하는 김도술 회장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수족들을 이용해서 명망을 얻으려 했던 김도술의 모습에는 정보부에서 쌓아왔던 오랜 습관이 있었으며 철저히 이기적이면서 기회주의자라는 걸 알 수 있다..누군가는 놓치고 스쳐 지나갔던 기회를 그 기회가 자신의 마지막 목숨줄이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으며 그럼으로서 승승장구 하게 된다..그렇지만 스스로 자신의 달콤한 성공이 언젠가는 끝날 거라는 걸 알기에, 자신이 던진 하나의 동앗줄을 잡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한채 한순간에 강물로 빠트리는 잔인함도 느낄 수가 있다.. 어쩌면 이 소설은 불편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의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는 점과 누군가의 성공을 위해 돈이라는 하나의 수단을 가지고 돈놀음하는 사람들의 모습..그리고 그 음지에서 그 돈을 가져가기 위해서 아둥바둥 희망에 부풀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 우리가 생각하는 벤처열풍과 그 안에 감추어진 거품...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는 언론의 책임없는 장미빛 기사글을 쏟아내는 모습들...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누군가 만들어놓은 게임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게임 위에 놓여진 아바타를 자신의 원하는데로 조종하려는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소모품으로서 아바타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면 그 게임은 종료가 된다는 걸 알 수가 있다.소설속에서 게임종료란 바로 벤처 열풍의 거품이 꺼지는 그 순간을 이야기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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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 하늘에서 내려다 본 빌딩 숲 교차로가 십자가처럼 보여지며 묵직한 느낌을 더해준다. 이 책은 5공 시절 중앙정보부 소속 요원이었고 현재 미래피아 회장인 김도술와 벤처 대부로 불리는 그에 의해 발탁되어 미래피아 빌딩에 입주하게 된 두 사람 양희석과 한정수가 꾸려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동할 뿐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벤처 기업가들의 대부 김도술, 그가 벤처기업을 꿈꾸는 두 사람을 미래피아 빌딩의 첫 입주자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중앙정보부에 들어가 3인자로 활약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모시던 정보부장이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면서 그는 정보부를 떠나야 했다. 대한민국에 IMF가 찾아왔을때 김도술은 전직사냥꾼답게 오히려 그것을 동아줄을 잡을 호기로 삼았고 성공해내었다. 과거 정보부요원이었던 김도술과 전직 정보부요원들이 모여 하려는 일에 양희석과 한정수가 어떤 역활을 하게 될런지 궁금하다.
'전진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 빨리빨리 결정해. 우두커니 있다간 죽도 밥도 안 되는 법이야.' (p.132) ?김도술이 5공 시절 중앙정보부의 숨겨진 주역이었다면 이기헌은 안기부에서 국가정보원 이름을 바꾼 즉 국정원의 숨겨진 3인자라 할수있다. '정부요원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가', 이것이 이기헌이 꾸는 꿈이다.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사활을 건 정책의 선봉장으로 이기헌을 내세웠고 그는 경제단 벤처팀장 이기헌이란 직함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경제의 실세로 찬란하게 세상속에 등장한 그는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계속 그렇게 잘 나갈리 없을테니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처럼 그의 찬란한 인생에도 내리막길은 존재하겠지? 소설 속 시대 배경과 현실의 배경을 비교하며 당시는 어떤 대통령이 존재했고 이기헌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한 대통령이 누구인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게 된다. 대한민국에 IMF가 발생한 시기는? 그리고 당시 대통령의 이름은? 등등등.
아무런 희망이나 비전도 없이 땡전 한푼 없던 ?두 젊은이 양희석과 한정수가 단순히 친분을 계기로 김도술 회장에게 발탁되어 미래피아 빌딩에 자리잡게 되는 행운의 순간부터 그들이 그 행운을 어떻게 이용했으며 (황금같다면 황금같은 기회를 그들은 흥청망청 술과 여자를 탐닉하며 허성세월로 보내버렸지~)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쓰고 먹으며 생활하는 모든 것을 법인카드(그것도 한도 무제한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 해결된다면 1등 복권의 행운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행운을 거머쥔 것이지. 이 모든 것은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동할 뿐이다.'라는 생각을 지닌 김도술 회장이 있어 가능했던 복이다. 중앙정보부 대빵 출신의 아버지를 둔 이상락, 그 아버지는 외국에서 실종된 것으로 인생을 마감했다지 아마. 그는 현재 술집에 여잗르을 대주는 보도방을 운영하는 사업자다. 과거 아버지의 인맥이 있어 그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는 인사들이 많다지. 불야성을 이루는 한밤의 강남처럼 그들의 인생도 그렇게 빛이 날까?
전설의 중정 요원안승호와 최수철, 중정 현직 실세 요원 이기헌, ?전문경영인 권준도, 호색한과 알콜홀릭 청년 양희석과 한정수, 야심 가득한 보도방 업자 이상락, 얼치기 경호원 조준우이 이 책의 주요인물들이다. 자~ 이제 그들이 세상의 모진풍파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지켜볼까요?
밤이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음지가 세상에 가득했으면. 술과 여자와 돈이 가득한 아름다운 밤이 영원하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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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사이공나이트>로 제 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을 '빛'에 대한 소설이라고 했다. 어둠의 양보로 탄생한 빛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들. 빛을 찾기 위해 어둠의 한복판으로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어둠의 양보>라...제목의 뜻이 궁금했는데 작품 마지막에 언급된 부분이 있다. "빛은 어둠의 양보 덕분에 탄생한 거야. 이 얼간이들은 그걸 몰라. 찬란한 저 빛의 원천은 어둠, 완벽한 암흑이라는 거지. 우린 그 암흑을 탐구해야 해. 빛을 계속 쳐다보면 결국 눈이 멀고 말아. 눈이 멀 걸 알면서도 이 얼간이들은 그 빛을 뚫어져라 쳐다봐. 때로는 눈을 꼭 감고 빛 너머의 어둠을 쳐다봐야 해. 완벽한 어둠. 그 속으로 들어가는 놈이 결국엔 성공하는 거야." 이 작품은 1970년대 부터 2010년대 까지 시대적 이야기이 등장하지만 주 시간적 배경은 IMF 가 발생한 1990년대 후반과 벤처사업의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간적 배경에 맞춰 스토리 배경은 강남 벤처사업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는데 주인공 격 인물로는 중정 출신 벤처사업가인 김도술과 김도술이 만든 회사 대표 권준도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쾌락과 향락, 성공을 쫓아 모여든 각양각색의 불나방 군중들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중앙정보부 시절 NO3로 한참 잘나가다 박대통령의 암살과 더불어 하루 아침에 옷을 벗게 된 김도술. 여러 번의 사업을 해보지만 실패...하지만 IMF 여파로 명퇴 및 강제해직으로 인한 실업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새로 들어선 정부가 경제 회생에 사활을 걸고 시작한 코스닥과 벤처사업에 운좋게(?) 편승 하게 되면서 국내 최고 벤처기업으로 떠오르게 된다. 여기에 미국 나스닥에 최초로 진출까지 하게 되면서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블루칩 회사로 등극하게 된다.
수백 억의 돈이 유입되게 되자 강남 한복판에 20층 짜리 건물을 산 김도술은 권준도를 사장으로 앉 혀놓고 국정원 벤처팀의 지원을 받으며 각양각생의 벤처 사업을 벌이게 된다. 인공위성 인터넷 회사, 검정색 래브라도 강아지를 모델로 한 인터넷 포털 회사, 인터넷 악성 바이러 스를 잡는 인터넷 보안 회사, 인터넷 메일 회사, PDA 제작회사 등(라이코스, 안철수 등 알고 있는..) 다양한 신종 벤처 회사들을 입주시키고 한도가 없는 법인카드를 쥐어주며 입주조항을 걸게 되는데. "정해진 시간에 실적을 내지 못해도 쫓겨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과 충분한 돈을 주겠다. 그 시간 이후에는 당신이 알아서 살아라."
그렇게 하루아침에 든든한 배경과 무한의 총알을 하사받은 회사(사람)들은 내일 걱정없이 오늘까지 만 살다 죽는다는 심정으로(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환경에 최대한 즐기며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일장춘몽이라...천 년 만 년 갈 것 같던 벤처의 흥행이 2년이 지나면서 거품으로 변하면서 급 속도로 빠지기 시작하게 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회사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픽션과 논픽션이 명확히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한 세대를 풍미한 사건과 인물들이 우루루~ 등장하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그 시대상을 대변,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7년 대한민국이 IMF 구제금융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맞은 후, 벤처 열풍이 불던 시기의 서울 강남을 배경으로 원대한 실험과 타락한 욕망이 교차하는 대한민국의 낮과 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 확인해 가며 읽으면 더 재밌을 작품으로 그냥 쭉쭉 읽어 내려 가며 되는 작품으로 어떤 교훈이나 감동을 얻기 보다는 '아~~이런 시대도 있었구나' 하는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깨달음(?) 정도만 얻으면 될 작품이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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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에 영화 <내부자들>을 보았다. 그 영화와 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어딘가 닮은 작품이다.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몰랐던 일이니 모르는 척 하고 싶었던 일인지 조금은 혼란스럽다. 제목과는 별개로 어두운 느낌이 전해진다. 빛이 있다면 당연히 그림자가 있고 어둠이 있기 마련이다. 고요하고 조용한 어둠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드러내고 싶지않은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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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양보>에서 만나는 한정호와 양희석은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숨기고 싶었을 이력을 가진 가족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양희석이 선택한 것은 무조건 위로 향하는 것이였다. 무학자인 어머니의 아버지는 친일파 앞잡이고 오빠는 알코홀릭이다. 양희석의 형은 최연소 카이스트 수학 교수에 임용되었으나 정신 이상으로 모든것이 사라졌다. 양희석은 적당히 사는 삶의 원칙을 갖는다. 적당히, 그럭저럭, 얼렁뚱땅. 그러면서도 위로 향하고 싶어던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등의 말을 한다. 그는 불행하게도 흙수저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그런 그에게 금수저를 안겨주는 일이 생긴다.
김도술 회장, 구조 조정 전문가 권준도 사장, 이기헌, 양희석과 한정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벤처사업의 진실은 무엇일까. 청춘들이 자신들의 열정을 모아 일을 한다기보다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각자 무엇인가 노리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 각각의 인물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그 인물들의 특징을 알아간다. 지금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하는 그들의 과거와 관계들을 보면서 진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사람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문화 콘텐츠 전문 벤처기업 창업을 하면서 양희석과 한정호는 자신들의 미래를 알지 못한다. 탄탄대로가 아닌 어두운 길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달콤한 시간들은 그들의 어둠을 숨기고있었는지도 모른다. 책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모두 어둡게 느껴진다. 사람은 양면성이 있다. 좋고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쁘고 어두운 면도 분명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밝음이 어두움을 감싸고 있다. 하지만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어둠은 우리들이 고스란히 보게 된다. 그래서 읽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스스로 어둠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난을 이기려는 것보다는 달콤함에 탐닉한 어둠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욕심과 욕망은 있다. 이들은 조금은 삐뚤어진 욕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마지막에 남은 사람들은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알고있을지 의문이 든다.
어둠의 양보로 탄생한 낮이 시작되고 있었다. (중략) 어둠의 양보를 응시하는 그들의 눈길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 본문 232쪽
달콤함에 젖어 자신의 몸이 그 안에 점점 빠져드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제 곧 온 몸이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해 죽는다는 것을 모른다. 한번쯤 자신의 몸을 들여다 보았다면 그들은 달라졌을까. 빛을 향해 걸어가기 보다는 어둠속에서 자신의 안락함을 찾으려 했던 사람들이 아닐까. 그나마 위로를 받는 것은 그들이 진심으로 원했던 것은 어둠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소중한 사람을 잃고나서야 그들의 눈에 빛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평생 빛과 어둠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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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형식의 소설이다. 처음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두 남자의 존재감이 사라진 곳을 다른 사람들이 채운다. 그런데 이들도 주인공이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주인공들 중 한 명이다. 작가는 자신의 분신 같은 인물을 소설 속에 집어넣고 그 유명했던 벤처 버블 시대의 풍경을 만화경처럼 보여준다. 이제는 기억에 희미해진 그 당시를 사실과 거짓으로 잘 엮어서 펼쳐 보여준다. 그 이야기는 과거를 통해 현실로 이어지고, 이 현실은 이제 다시 과거가 되었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약력이 나오면서 이들이 걸어온 길을 현실과 연결시키고, 단군 이래 최고의 거품이 어떤 식으로 풀려나갔는지 보여준다.
소설 속에 중요한 몇 명은 현실에서도 아주 이름난 사람이다. 미래피아의 회장 김도술은 미래산업의 정문술 회장이고, 그가 투자한 회사 중 한 곳은 그 유명한 안철수연구소다. 가명 혹은 간접적인 이름으로 이들을 가렸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름이다. 이 중에서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은 김도술이다. 그가 보여준 행동은 파격적이다. 그 당시 벤처 사업가들이 개미투자자나 정부 보조금을 이용해 어떻게 흥청망청 사용하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보여준다. 그 당시 김도술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엄청난 욕을 하겠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면 그 돈은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겼을 돈이다. 그렇다고 김도술을 적극적으로 변명할 마음은 없다.
전직 문학가와 전직 기자 출신 광고인과 전직 및 현직 안기부 요원들이 엮어 만들어내는 하룻밤의 에피소드는 이 소설의 핵심이다. 고급술과 여자들에게 돈을 쏟아붓는 그들의 행동은 건실한 벤처인들을 모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갑자기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돈을 그들은 주체하지 못한다. 김도술은 이것을 가지고 그들이 돈으로 시간을 산다고 말한다. 이때의 경험이 그들의 10년을 혹은 평생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 시기는 그렇게 길지 않다. 겨우 2년 정도다. 이때 충실하게 준비한 회사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고, 남의 돈 쓰는 재미에 단순히 빠졌던 사람들의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인 어둠의 양보는 소설 속에 몇 번 나온다. 가장 길게 나오는 것은 역시 김도술의 말 속이다. 그는 “빛은 어둠의 양보 덕분에 탄생한 거야.”라고 말한다. 빛을 계속 보면 눈이 멀기 때문에 완전한 어둠 속에 들어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긍정과 버림을 말하는데 실제 정문술이 보여준 기부는 이것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빛을 좇을 뿐이다. 김도술이 벤처기업들을 한 건물에 모아놓고 흥청망청 돈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킨 것은 이것을 잘 말해준다. 그가 미래피아 사장으로 돈 잘 쓰는 권준도를 앉힌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 인물들을 소설 속에서 아주 많이 재현했는데 어느 선까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신정아도 있고, 국정원 출신도 있다. 그 유명한 풀살롱 탄생 비화가 사실인지도. 술에 찌든 천재 문학가나 섹스 중독에 빠진 광고인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 사실인지. 노골적으로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임을 나타내는 말을 책 마지막 부분에 등장시킨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다. 작가가 벤처기업에 일할 때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당사자만 알 것이다. 솔직히 이런 부분이 읽으면서 가장 먼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이 특이한 만화경 같은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전통적인 이야기 방식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약간은 혼란스러울 것이고,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라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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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 에세이 장르를 즐겨 읽는다. 소설은 특히 장르소설을 좋아하는데 사실 일본은 추리, 유럽은 스릴러물. 거기에 한국소설은 없다 ㅜㅜ 한국소설을 잘 안 읽다보니 소설에 우리나라 사람이름 나오는 것이 생소하기까지 하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다. 1970년대부터 90년대의 한국의 역사적 사건들이 나오고 그 당시 서울 강남의 타락한 모습들을 읽으면서 아는 내용에 신기하기도, 그 느낌에 생소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로 보아 이 책의 작가는 굉장히 비판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 서울 강남의 타락한 모습을 그리고자 마음 먹어서 그런지 밝은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소개글처럼 흡사 뒷골목의 어두운 면을 표현한 느와르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이 소설은 사건의 전개보다 인물소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 나온다기보다 각각의 개성을 지닌 주요인물들이 10명 가까이 나오고 그 인물들이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가, 어떻게 그 시대를 살아가는가를 다룬다. 엊그제 티비에서 '강남1970' 영화를 해주기에 봤는데 분위기가 딱 비슷한 것 같았다. 책의 내용은 영화와 달리 주로 1990년대 IMF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벤처기업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책의 장면들을 맞춰 보았으니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 작가의 창작의도가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1990년대 벤처기업의 타락한 모습? 돈을 잘 벌고 잘 쓰는 방법? 적당한 때에 치고 빠지는(?) 기회주의적인 삶? 아무튼 요근래 읽어보지 못한 개성 뚜렷한 한국장르문학으로 새로운 경험을 해본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이 말해주고 싶은 건 이것이 아닐까 싶은 구절이다. "끝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니까. 동시에 안주하기에는 너무 짧은 삶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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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 중에 벤처 투자 붐이 일었을 때 천 억 정도의 돈을 벌었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 그 분 말씀을 들어보면 그 당시 회사에 돈이 흘러넘쳤다고 한다. 회사로 들어오는 돈을 주체 못해 전혀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투자를 하기도 하고, 저녁마다 수십, 수백만 원의 돈을 써가며 회식을 하고, 직원들 월급도 상여라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나왔다고 한다. 2015년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결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그 당시에는 실제로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강남의 벤처기업에서 일할 때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앞에서 말한 지인 분이 떠올랐다. 그 분의 말을 농담처럼 받아들였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여러 면에서 불편한 내용들이 적지 않았다. 전직 중앙정보부 요원이었던 김도술 미래피아 회장. 벤처시대를 맞아 그가 강남에 위치한 빌딩에 불러들인 사람들. 술과 여자로 뒤엉킨 이들. 이런 그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김도술 회장. 도대체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김도술 회장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시간이라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물로 그가 끌어들인 미숙아들 중에는 분명 꿈꾸던 일을 해낸 누군가도 있다(소설 속에서 간단하게 설명하지만 누군지 바로 알 수 있는 그 사람). 하지만 김도술 회장이 제공한 돈과 시간은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쾌락에 빠져 흘려보낸 순간이 아니었을까(물론 제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한다는 표현도 있지만 정말 그럴 수 있었을까? 글쎄다.)
어둠의 양보해야 빛이 들어온다는 말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욕망과 탐욕이 넘치는 순간들 뒤에 정화된 세상이 온다는 것일까? 아니, 양보라는 말의 뉘앙스에는 그런 의미가 없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막연하기만 하다.
하지만 딱 하나 김도술 회장의 생각이 옳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다른 모든 것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다 잃어도 사람이 남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이 부분은 나 역시 실제로 경험한 부분이라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런 사람을 얻는 방법은 각자가 다르겠지만.
이 책이 주는 재미 중 하나는 실존 인물을 떠오르게 하는 인물들이 많다는 점이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지만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데, 그들을 묘사한 내용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실제로 그런 것인지도 궁금하고.
이런 시대든 저런 시대든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그런 흐름 속에는 어둠도, 그 뒤에 이어지는 새벽도 있다. 그 속에서 무엇을 찾을지는 결국 각자의 몫일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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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욕설이 난무하고 본능적인 행동들과 대사들이 쏟아진다. 그것이 이 소설에서 쏟아내고 있는 어둠이다. 벤처시대, 경제적으로는 전국적 어둠같았지만 사실 아직 잔정이 남아 있었던 어렵지만 끗끗했던 시절, 사라져가는 가치를 굳게 믿으며 성실하게 시간을 보내던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서 벌어지던 벤처의 뒷이야기를 볼 수 있다. 마치 도색소설처럼 소개하고 있는데, 좀 다르다. 말초본능을 자극하는 야한 묘사가 별로 없다. 그저 이러저러한 행동들이 그냥 툭툭 내뱉어진다. 그리고 왠지 허무하다. 뭐라 설명하긴 어려운데, 그냥 허무하다. 화려해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허무한 덧없는 느낌이 전해진다. 비슷한 느낌을 일본버블기를 묘사한 소설하고 미국 대공황직전을 묘사한 소설들에서 받았던 것 같은데.. 위대한 개츠비? 글쎄, 좀 다르겠지만.. 난 이 소설을 이렇게 느꼈다. 한편으로 좀 화가 난다. 내가 가치를 믿고 묵묵히 살아가는 유형이기 때문일까. 젊음을 바친 결과로 간신히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는 권력과 자유를 맘껏 누리는 부분이. 물론, 이런 화는 올바르지 않다.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편해진다. 지금 이순간에도 누군가는 그렇게 살고 있겠지만,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제목의 유래인듯한 마지막부분의 독백은 그 위치와 상황 상 저자가 캐릭터의 입을 빌어 시대에 하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르겠다. 뭐, 그런 사람들의 생각이었을 수 도 있고. 그런데, 솔직히 별 관심이 없다. 해당 시대는 나의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큰 느낌이 오지 않고 옛날옛적에 있었다던 형이상학적인 선악논쟁의 소설적 구체화라는 생각 뿐이라서. 어쨋거나, 제목의 유래를 안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려나. 저자의 필력에 대한 뒷부분의 폭팔적인 찬사들.. 어느정도는 공감한다. 현재의 나는 저런 이야기를 쓸 자신이 없으니까. 뭐,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막 추천하고 싶어지는 깊은 감동은 받지 못했다. 아직 이 책이 내게 오기엔 조금 일렀던 걸지도 모르겠다. 뭔가 있어보이긴 하는데,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야하나. 남은 건 없지만, 충격은 받은 책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데, 보다 확실한 '남'의 이야기인만큼 이 쪽은 좀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한번 봐야겠다. 그러면 이책을 조금더 이해할 수 있게될지도 몰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