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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국가지도자 이순신
"대항해시대 국가지도자 이순신" 내용보기
매번 '존경하는 인물' 투표를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위인이 있다. 바로 이순신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어 조선을 지킨 명장이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다. 우리는 더 이상 거북선을 타고 학익진을 펼치며 나라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제 세상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세계화로 변해 갈등양상이 더욱 다양하고 첨예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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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존경하는 인물' 투표를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위인이 있다. 바로 이순신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어 조선을 지킨 명장이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다. 우리는 더 이상 거북선을 타고 학익진을 펼치며 나라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제 세상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세계화로 변해 갈등양상이 더욱 다양하고 첨예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순신'을 보며 답을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시대를 뛰어넘는 '리더십'때문이다. 아무리 시대가 발전하고 갈등양상이 변하여도 그것이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임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사이, 집단과 집단사이, 나아가 국가와 국가사이의 갈등에서 핵심은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대항해시대의 국가지도자 이순신>은 이순신 연구에 있어 저명한 10명의 전문가들이 서울대학교 국가리더십연구센터에 모여 펴낸 책이다. 국가리더십센터는 우리나라가 '모범국가'로 발전하고 성숙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설립되어, 현재는 정책리더십, 역사리더십, 국가리더십 연구포럼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며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나온 첫번째 책이다.

그 동안 여러 매체에서 이순신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을 통해 이순신을 공부하는 것에는 3가지 의의가 있다.

첫번째는 수십년 동안 이순신을 연구해온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집필한만큼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 기반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순신이라는 주제는 드라마와 영화, 소설과 같은 여러 작품을 통해 각색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이는 우리가 이순신에 대해 익숙하지만 정확히 알기에는 힘들게 만들었는데 ,허구가 섞이거나 그의 영웅적 측면만 부각된 정보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임진왜란을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임진왜란과 그 배경을 동아시아 3국(일본, 명, 조선)의 입장에서 각각 살펴보고 더 나아가 15세기,16세기의 세계적 흐름이었던 대항해시대 속의 동아시아를 조명해 본다.

세번째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알아보는데 그치지않고 그 기원에 대해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순신의 위대한 업적에 대한 책은 많았지만 더 나아가 그 뿌리를 파고드는데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렇게 외면적 성과만을 강조하는 태도는 자칫 이순신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빠질 수 있다. 그는 영웅이었지만 선천적이거나 하늘이 내린 독존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오히려 끝없는 자기 수양을 통해 만들어진 영웅에 가까웠다. 책에서는 그 뿌리에 대해 이순신의 언행과 16세기 조선의 성리학을 기반으로 찾아보려한다.


책은 크게 5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왜 이순신의 리더십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보려한다. 21세기의 세계정세와 대항해시대로 표현되는16세기의 정세 속 공통점을 찾아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는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부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각각 일본과 명, 조선의 상황에서 바라본다. 이를 통해 일본의 개전이유, 명이 조선을 도울 수 있었던 배경, 조선의 무기력한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다. 3부에서는 이순신의 지휘아래 조선의 수군이 일궈낸 여러 해전을 통한 국난 극복의 과정을 다룬다. 4부에서는 백전백승을 가능케 했던 이순신의 승리 리더십과 류성룡의 실용 리더십에 대해 분석한다. 5부에서는 이순신이 보여준 리더십의 뿌리를 찾아 당시 조선 학문의 근간이었던 성리학을 통해 해석해본다.


자강의 리더십 부족


리더십 부족의 문제는 임진왜란 전부터 여실히 드러난다.

'대항해시대'라는 세계적 흐름에서 본 조선은 발전할 수 있던 기회가 충분했음에도 그 가능성을 살리지 못하였다. 대항해시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대표되는 해상국가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로를 개발해 막대한 발전을 이룩했던 시기이다. 책에서는 대항해시대를 가능케 한 요인으로 3가지를 제시한다. 넓은 세상에 대한 열린 세계관, 중국으로의 막대한 은 유입, 해상로 장악에 이용된 화포를 장착한 강력한 함선이 그것이다. 1402년태종 2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보면 일찍이 조선은 넓은 세계에 대한 지리정보를 알고 있었다. 또한 조선은 일본에 회취법이라는 은 제련기술을 소개할 정도로 혁신기술을 갖추었고 해금정책을 펼쳤던 중국과 무역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게다가 고려말 최무선에 의해 발전된 화약기술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함선까지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은 지나친 존명의식에 빠져 은광 개발 제한 정책과 수군에 대한 중요성 인식 부족으로 대항해시대의 주도권을 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반대로 일본은 조선으로부터 은개발기술을 전수받아 상대적으로 뒤쳐진 입장임에도 일찍이 상업의 중요성을 알고 중국뿐아니라 유럽과도 활발한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결국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명으로의 진출까지 꾀하게 된 것이다. 명나라도 차츰 무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금정책을 완화하는 등 국내정세를 살피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존재하지만, 결국 '자강(自强)'의 리더십부족으로 수렴한다. 당시 조선은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명나라에 의존하는 태도는 넓은 세계를 보지 못하게 했고 스스로 강해져야 할 의식이 없었던 조선은 변화의 흐름을 타지 못했다.


이순신의 리더십


'자강'의식이 부재한 암울한 조선은 어떻게 임진왜란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도 여러가지 설명이 존재한다. 명나라의 지원, 강력한 육군에 비해 형편없었던 일본의 수군, 고려 말부터 이어진 화포로 무장한 조선의 진보된 수군이 그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빛나는 것은 '이순신의 리더십'이다. 책에서는 이순신의 승리리더십을 총 5가지 유형의 리더십(실력형, 변화 혁신형, 수평 소통형, 가치 지향형, 인격 감화형)으로 소개한다. 전쟁 전에는 꾸준한 전술 연구와 군사 훈련을 통해 철저히 대비하였고 전쟁에 임할때는 병력집중, 화력집중, 지리이용, 정보획득 등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전장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노력하였다. 이는 이순신의 '실력형 리더십'을 보여준다. '거북선'은 이순신의 '변화 혁신형 리더십'을 대표한다. 당시 일본 수군은 칼싸움에 능하여 주로 상대의 배에 올라타 싸우는 백병전을 주로 구사하였다. 이에 이순신은 일본 수군의 백병전을 무력화시키고 조선 수군의 강력한 화포의 이점을 최대화 할 수 있는 '거북선'을 만들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지상군의 전술인 학익진을 수군에 적용시켜 큰 승리를 거둔 것에서도 이순신의 변화 혁신형 리더십을 느낄수 있다. 이순신은 중요한 결정을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언제나 지휘관과 참모들과 상의하여 결정하였고 이들의 의사를 존중하였다. 병사들과 함께 훈련하고 밥을 먹으며 늘 소통을 통한 수평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 여기서 '수평 소통형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이순신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은 그에게 3번의 파직과 2번의 백의종군을 명했다. 그럼에도 불평없이 이를 감내하는 모습은 '가치 지향형 리더십'의 면모를 보여준다. '충'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과 역사의식이 있었기에 언제까지고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칠천량해전 이후 패잔병들을 이끌고 '명량해전'의 기적을 가능케했던 것은 그의 '인격 감화형 리더십' 덕분이었다. 원균의 대패이후10척 남짓의 군선만이 남았지만 백성과 병사들은 백의종군 후 새로 부임한 이순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위해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들게 하는 힘은 그의 '인격'에서 나왔다. 언제나 백성들을 위하고 걱정했던 마음은 '난중일기'의 여러 대목에서도 보여진다.


리더십의 뿌리


그럼 이러한 리더십은 어디서 온것일까. 책에서는 당시 조선사회를 관통하고 있던 정신, 성리학에서 그 답을 찾았다. 성리학은 성인(聖人)을 이상적인 인격자로 삼아 이를 목표로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양법을 논한 학문이다. 책에서는 성학론에서도 이이가 지은 <성학집요>를 따라 이순신의 리더십을 해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변화 혁신의 리더십'의 뿌리를 찾아보자. 당시의 지식인들은 이순신을 무인이지만 '선비'라고 자주 표현하였다. 끊임없이 자기를 수양하는 모습이 선비와 같다는 것이다. 이는 성학집요의 '수기(修己)'에 해당한다. 끊임없는 수양이란 '격물치지', '성의정심', '수신'의 개념을 내포한다. '격물치지'란 사물의 이치를 궁극에까지 이르게하여 지식을 넓힌다는 의미다. 이순신은 격물치지의 자세로 전술을 익혔으며 일본의 정세, 민심을 파악했다. 이는 곧 '거북선'과 '학익진'이라는 '변화 혁신의 리더십'으로 통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책에서는 사실 이순신은 난세 속 돌연변이같은 영웅이 아닌 당시 조선사회가 지향했던 동양의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임을 강조하며 조선사회자체를 부정하는 잘못된 해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본래 왕들의 국정운영의 교과서 쓰였던 '성학'의 개념을 보편적 가치로 확대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갈등과 문제해결의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사이 분쟁은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더십이 강조되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지도자의 리더십은 더욱 중요해진다. 지도자의 비전과 판단이 그 구성원 전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한일 무역분쟁은 우리에게 지도자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케 해주는 사건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집단에 속해있고, 집단을 이끌어나간다.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인생에서 지도자가 되어야 할 필요가있다. 여기서 16세기 우리나라를 지켜준 '이순신의 리더십'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순신의 리더십도 결국은 끊임없는 수양을 통해 이룩한 것임을 기억하고 그를 본받기위해 정성을 다한다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d*****k 2020.02.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