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섹 ㅣ영국 소설을 개척한 조셉 콘래드 문명과 야만, 인간 본성의 그늘과 제국주의의 위선을 파헤친 대작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 소설
어쩐지 구미가 당기더니 그런데 그 영화 좀 그랬는데
175쪽
내가 커츠를 정당하게 대접해서 그가 실제로 했던 그 무서운 말을 그녀에게 들 려주었다고 하더라고 하늘이야 무너지지 않았을 거야. 커츠는 자기가 정당한 대접을 받는 것을 원할 뿐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가? 그러나 나는 그를 그렇게 대접할 수가 없었어. 나는 그녀에 게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던 거야. 그 진실이 그녀에게는 너무 암울하게, 온통 너무 암울하게만 들렸을 테니까
말로는 이야기를 마치고 명상에 잠긴 부처의 자세로 말없이 희미한 모습을 보이며 저만큼 떨어져 앉아 있었다. 한동안 아무 도 움직이지 않았다. -중략- 그리고 이 세상이 끝나는 곳까지 나 있는 그 고요한 물길은 찌뿌린 하늘 아래서 음침하게 흐르면서 어떤 엄청난 암흑의 핵심 속으로 통 하고 있는 듯했다.
9쪽 이내 강물에도 변화가 찾아와 그 평온함은 차츰 빛을 잃으며 점점 더 심오해졌다. 이 세상의 가장 먼 곳까지 통하는 수로 의 고요한 위엄을 보이며 펼쳐져 있던 넓은 옛 강은 여러 시 대에 걸쳐 양쪽 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위해 훌륭하게 봉사한 후 이제 저무는 날을 맞아 아무런 동요 없이 휴식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존엄한 강물이 한번 찾아왔다가 영영 사라지고 마는 짧은 하루의 그 생생한 열기 속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되는 기억 이라고 하는 장엄한 빛 속에 잠겨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물이 없이 스토리가 없이 소설의 문장만을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앞뒤가 연결되어 있는 작품을 보면서 인물과 스토리와 시대상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저의 마음은 바쁘네요. 천천히 천천히 휘두르기는 참 어려운 과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