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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생활에서 겪고 느끼는 궁금증에 대해서 묻고 답한다. 한 번쯤 생각은 해봤겠으나 시간을 들여 찾아보거나 공부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내용들. 마치 '알쓸신잡'의 '알고 보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느낌이랄까? 근데 쓸 데 없는 것은 없다. 내 머릿속 깊은 곳에 저장되어 언제 어디서든 나의 삶에 스며들어 영향을 미치게 될 테니까.
내가 관심 있는 '진화'와 관련된 내용이 눈에 띄었다. 인간에게 털이 없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인데, 저자가 쓴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이 피부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털을 포기한 이유는 '접촉 위안'때문이다. 따뜻한 잠자리와 먹을 것을 충분히 제공해도 안아주고 쓰다듬어주지 않은 아이는 생존율이 낮다. 인간은 타인과 더불어 공동사회를 이루어야 생존이 가능한 존재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전에 읽은 <인류의 기원>에서는 좀 다르게 설명한다. 수백만 년 전 어느 순간 환경의 변화로 울창했던 숲이 사라지고 인류의 조상은 초원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야생의 육식동물에 비해 사냥 능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인간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대낮에 사냥을 해야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사냥을 하다 보니 높아지는 체온을 효율적으로 식히기 위해서는 털이 없는 유전자가 유리했다는 말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된 순서는 다음과 같다. 초원에서 살게 된 이후 털이 없어지면서 직립보행을 하게 됐고, 사냥을 하고 불을 사용하면서 영양분을 많이 흡수하게 된다. 잘 익은 음식은 이빨을 작아지게 했고 턱을 덜 사용하면서 두뇌의 자리가 넓어졌다. 커진 두뇌는 언어와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했고, 생각하고 상상하며 협력하게 된다. 이후 인류의 조상은 다른 모든 영장류를 제치고 지구의 알파 동물로 자리 잡는다.
과학적으로는 이상희 박사의 <인류의 기원>에 설명한 털이 없는 원리가 맞겠지만, 아주 오래전에 할머니의 '약손'을 떠올리면 작가의 '접촉 위안'설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린 시절 아파서 방바닥을 떼굴떼굴 굴렀을 때 할머니가 쓰다듬어주신 손길은 신기하게도 꼬인 배를 금세 풀어주었다. 지금은 내가 어린 딸의 배를 문질러주면 아픈 배가 낫는다고 하니 '접촉'이 몸이건 마음이건 치유를 가져다주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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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는, 향기와 뇌에 관한 부분이 특히 더 재밌었습니다. 냄새가 가장 오래 남는다는 이야기, 의식이 가장 받아들이기 쉽고 소리보다 먼저 와닿는다는 부분이 감성적이고 좋았습니다. 냄새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단백질원일 뿐이지만, 이렇게 감성적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추억이 되지요. 문득 묻다 시리즈들 전부 한 권 한 권 정말 따뜻하고 재밌는 질문들로 채워져 있어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