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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 사이에.. 우정이 가능할까? 이 주제에 내가 아는 어떤 지인(이 친구는 남자아이다. 아니 남자 동기다)이 장난스럽게 이야기 한다. ‘그 여자가 미인이면 가능하지 않고, 미인이 아니면 가능하지.’ 외모 지상주의라며 뭐라고 했었지만.. 사랑과 우정이.. 과연 외모에만 영향을 미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친구 같았던 남자와 여자도 내가 모르는 사이 가랑비에 옷 젖 듯,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사랑은 아무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오는 경우도 많으니까. ‘맞다 아니다’를 단정 지을 수 없는 건 그만큼 사람의 마음이 복잡 미묘하기 때문 아닐까 일간지 기자인 유민아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이. 바로 승우에게 이메일을 받는다. 그리고 며칠 후 그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14년 전 친하게 지냈던 그들. 하지만 어느 순간 멀어져 잊고 지냈던 시간들이 다시 떠오른다. 1980년대. 어지러웠던 시대.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았던 민아는 고시를 선택하고 범륜사라는 절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민아는 승우와 성재를 만난다. 한 남자. 승우는 강남 중산층 집안 출신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고, 그에게는 ‘정임’이라는 약혼녀가 있다. 그런 집안 때문인지 승우는 둥글둥글하고 서글서글한 것이 성격이 좋다. 또 한 남자. 성재가 있다. 그는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경북 지역의 ‘신동’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성재에게 존대를 하고 그게 당연했으며, ‘여자가...’라 시작하는 말을 자주하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그랬기에 자유분방한 민아에게 늘 까칠하기만 하다. 그리고 주인공 나.. 민아는 조금은 복잡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유복한 철부지 같은 숙녀다. 평행선 같았던 이들에게 균형이 깨진 건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다. 민아와 성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승우가 민아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 신동이었던 성재는 고시에 계속 낙방한다. 승우는 행시에 합격했는데... 한 번도 실패를 해 본 적 없는 성재는 혼란스럽고 그런 성재를 바라보는 민아 역시 눈물 바람이고 그런 민아를 바라보는 승우 역시 마음이 아프다. 성재의 그림자만 쫓는 자신을 돌아보던 민아는 신문사에 입사하게 되고 조금은 행복한 듯 하지만 또 다른 소식이 그녀를 힘들게 한다. 바로 성재가 미국 유학을 떠나 버린 것. 이후 민아에게 적극적이던 남자 김건배 반장과 결혼하게 되는데... 이런 느낌을 뭐라고 해야 할까? 지난 사랑은 그냥 지난 거라고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사람의 감정.. 칼로, 가위로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하지 못했기에 결혼을 하고서도 이들은 감정 때문에 힘들었겠지. 사랑이 이뤄지지 못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를 바라보는 걸 알면서도 참아야 하는 사람들까지도. 여자 하나, 남자 둘. 그 셋 사이에 우정만 가득했다면 누구도 상처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셋 사이에 사랑이 싹 트고, 그 사랑이 이뤄지지 못해 더 힘들다. 그 셋 중에 한 커플이라도 나왔다면 다른 한 쪽이 깨끗하게 포기했을까? 모두가 각자의 인생을 살면서도 14년 전 감정을 깔끔하게 지우지 못한다. 각자 자신의 가정이 있으면서... 차라리 모두가 혼자였다면 책을 읽고 나서 덜 찝찝했을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가정이 있으면서 14년 전 감정에 매몰되어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라니... 내 입장에서는 과히 기분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감정이 마음대로 자를 수 없는 것이니.. 그게 안타까울 뿐이다. 왜냐. 가장 사랑해야 할 내 가족에게 충실하지 못했을 테니까.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던 내 사랑은 가짜였다.’ (168) 만약 사랑에 용기를 냈다면 어땠을까? 용기 내어 고백하고, 사랑한다 말했다면.. 어쩜 감정 정리가 더 쉽지 않았을까? 상대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일단 고백을 했다면 후회하지도 않았을 텐데.. 뭐가 그렇게 자존심 상한다고 그냥 보냈고, 그냥 떠났을까? 그래서 그들은 사랑에 더 미련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14년 동안 정리하지 못한 감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더 많이 사랑해 줄 내 주변 사람에게 소홀한 것 같아서... 사랑은 늘 그렇다. 너무 어렵고 묘하다. 정리 된 것 같으면서도 쉽게 정리할 수 없는 마음의 한 단면이니까. 나는 지난 사랑은 만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늘 지금 현재, 현실에 충실하고자 하니까. 지금 현재 누리고 있는 그 일상이야 말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다 지나고 보면 후회할지 모른다. 그때 감정 정리 잘할 걸.. 혹은 지나고 보니.. 또 사랑은 조금 다른 색을 가졌네.. 혹은 지금 현재의 사랑이 진짜구나.. 느끼게 될 때가 늦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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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선희는 일간지 기자로 23년째 근무 중이다. 절필 10년 만에 다시 습작소설을 시작했는데, <5월의 파리를 사랑해(2015)>의 주인공 민아, 성재, 승우가 작가가 다시 습작을 하며 만난 주인공들이다. 저자의 습작은 이 세 명의 주인공이 함께 했다. 대여섯 편의 스토리가 이어졌고, <5월의 파리를 사랑해>를 끝으로 세 주인공과 작별했다. 이 작품을 끝내고 나서야 작가는 등단을 하고 소설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누군가가 내 주인공들을 기다려주었으면 하는 열망이 생겼다고 했다. 작가로서의 열망을 가져다준 민아, 성재, 승우.
일간지 기자인 유민아는 14년 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 김승우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그리고 출장 중 비행기 안에서 그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대학 시절의 친구 승우와 성재를 떠올린다. 1980년대 중반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 시절, 운동권과 방임세력 중 어느쪽에도 속하고 싶지 않았던 대학교 3학년 민아는 고시 공부를 선택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범륜사라는 절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승우와 성재를 만난다. 승우는 강남 중산층 집안 출신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고, 그에게는 ‘정임’이라는 약혼녀가 있다. 서글서글한 성격을 지닌 승우는 민아에게 살갑게 대하며 먼저 손을 내민다. 반면 성재는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으며 경북 지역에서 ‘신동’이라 불리었다. 부모님 모두 성재에게 존대를 하며,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그런 영향으로 자유분방하고 철부지 같은 민아에게 늘 까칠하다. 그들은 고시 공부를 함께하며 추억을 쌓고 가까워진다. 방학이 끝난 후에도 그들의 만남은 이어지고 더욱 돈독해진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로의 마음에 다른 마음들이 커져가고 있었다. 민아와 성재는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성재는 민아를 혼자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엉켜갈 때쯤 승우는 행시에 합격하고, 한 번도 실패를 해본 적이 없는 성재는 자꾸 시험에 낙방하게 된다. 자꾸 사라지기만 하는 성재를 바라보는 민아는 눈물이 마를 새가 없고, 그런 민아를 바라보는 승우도 마음의 눈물을 흘린다. 성재의 그림자만을 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뒤늦게 깨달은 민아는 마음을 다잡고 신문사에 입사한다. 그것도 잠시 군에서 제대한 성재와 다시 재회한 민아는 다시 성재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행복해한다. 하지만 성재는 민아에게 말 한마디 없이 민아를 버리고 자신의 미래를 찾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후 민아는 성재를 잊고 경찰서에서 알게 된 김건배 반장의 적극적인 구애에 결혼을 하고 십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뉴스에서 성재의 수상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그들은 재회를 하는데…….
그들이 서로에게 용기를 내었다면, 진심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면 다른 결과를 맞이했을까? 물론 그들의 끝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솔직하지 못했던 사랑에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사랑했던 다른 누군가도 고통을 받았다. 하지만 젊은 날, 소리 내어 사랑을 말했다면, 민아, 승우, 성재도 덜 아팠을 테고, 그후 그들 곁에 다른 이들도 덜 아팠을 것이다.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상처가 두려워 진심을 숨긴다면, 더 큰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다. 사랑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가 잘 아물도록 어루만지고 견디고 애써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 상처는 희미해지고 또 다른 사랑이 다시 나에게로 다가올 것이다. 그 상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해도 그 상처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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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같은 시절이었다. 모든 것이 메말라 있었다. 나는 늘 목이 말라 생수병을 끼고 살았다.
행복해지려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한테서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 그 밖의 사람들, 수백 수천 명이 사랑해준다 해도 행복해지지는 않는 것이더라.
난 고통은 기억나지 않아요. 오직 행복한 기억밖에 없어요. 오직 당신으로 인해 내 삶은 너무나 행복했어요.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던 내 사랑은 가짜였다.
시간은 가혹한 것이어서 함께하지 않으면 익숙했던 것들을 낯선 것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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