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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양서가 주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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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일 분 후의 삶] 마지막의 작가 후기가 감동적이었다............ <우리는 사그라질 어떤 생명의 불씨를 다시 지펴줄 때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선명하게 느끼지 않을까? 그만큼은 아니어도, 불편한 누군가 내 손을 붙들고 일어날 때 내가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생겨나지 않을까? 그가 내게 한 번 웃어 보일 때 내 속의 나는 “살아 있네.” 하고 말하지 않을까? 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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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일 분 후의 삶] 마지막의 작가 후기가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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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사그라질 어떤 생명의 불씨를 다시 지펴줄 때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선명하게 느끼지 않을까? 그만큼은 아니어도, 불편한 누군가 내 손을 붙들고 일어날 때 내가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생겨나지 않을까? 그가 내게 한 번 웃어 보일 때 내 속의 나는 “살아 있네.” 하고 말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흥분된 기쁨이고, 흐뭇한 유쾌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희망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찾아오는 것 같다. 내가 쓴 글을 스스로 읽어보며 그것을 깨닫는다. 희망은 내가 이 끈을 놓치지 않으면 가까운 곳의 누군가 찾아와 내 손을 맞잡고 당겨줄 거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지극히 소박하고 현실적이며 단단하다. 그리고 우리는 역경을 견디고 넘어선 사람들을 단순히 바라보기만 해도 감동받고 더욱 굳세진다. 그래서 나는 희망이 어떻게 번져가는지 알 것 같다. 도와주고, 살려낸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선명한 희망이 또 생겨나 더욱 뜨거워지고 활기를 띠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두 가지의 공동 책임을 진다. 희망을 붙들고 놓지 않을 책임, 희망을 지키고 당겨줘야 할 책임이다.

이러한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가난한 자들의 수호성인인 프란치스코를 새 이름으로 삼은 교황의 말씀을 통해서도 그것을 확인한다. 내가 이 책을 쓰는 동안, 그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명심할 점 열 가지를 말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를 이렇게 꼽았던 것이다. 

“살아라, 그리고 살게 해라Live, and let live.”>



벌써 주위에서는 다들 잊어가고 있지만 세월호 사건은 누구에게나 아픈 충격을 주었다. 

작가도 "이 책을 쓰는 동안 내 가슴에는 배 한척이 가라앉아 있었다. 앳되고 새파란 학생이 수백 명 타고 있던 배였다. 마음 뿐 아니라 몸조차 아파왔다."고 썼다. 작가는 맹자의 한 대목을 말하면서 "맹자는 삶을 버려서라도 의로움을 구하는 것을 ‘사생취의舍生取義’라고 했다."고 썼다.


이 '사생취의' 정신이 구현된 이야기들이 이 책에 여러 가지가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유조선에서 실습하는 여학생들이 죽을 위기에 몰리자 자기가 손에 쥐고 있던 구명 튜브를 던져주고 자기는 망망대해로 헤엄쳐간 심경철 항해사 이야기이다. <성에에 새긴 이름>이라고 제목이 붙은 이 이야기야말로 "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정신이 살아있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저절로 눈물이 흘러 나왔다. "이런 선원, 이런 사람들도 있는 것을."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목포해양대를 졸업했고, 3년 의무승선의 만기가 두 달 남은 상태였다. 그는 선량하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는 얼굴이었다. 두 달 전에 피-하모니로 옮겨왔고, 실습생들에게 힘든 일은 없는지 늘 먼저 묻고 보살펴주던 이였다. 그녀는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미약한 것, 소멸해가는 것에 연민을 갖는 것은 소중하다. 옳은 일을 해내는 힘이다. 그런데 그 연민이 고개 돌리지 말라고 호소할 때 내 일부로는 소용이 없으면 어찌해야 하나. 그 연민을 다하려면 내 목숨이 필요할 때 어찌해야 하나. 2항사는 그것에 대답하고 물에 젖은 채로 건져졌다. 입술이 청색이 된 스물여섯 살의 의로운 청춘은 혹시 호흡이 있을까 코끝에 손을 대도 아무 숨이 없는 채로, 이름을 부르고 가슴을 눌러도 아무 말이 없는 채로, 눈꺼풀을 열어보아도 눈동자는 하늘만 담은 채로 연민을 완성하고 바람 찬 갑판에 누웠다. 2항사의 아버지가 병원의 그녀들을 찾아와 아들이 어떻게 숨을 거두었는지 물었다. 그녀는 고스란히 말해주었다.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미안한 감정이 일어, 고개를 들고 차분해지는 것이 힘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러나 감정의 미동도 보이지 않고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들어주었다. “내 아들이 그렇게 희생적이었군요.” 하고 서글프게 말할 뿐이었다......>


책 전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생각해야 할 윤리학을 말하고 있었다. 어렵지 않고 따스한 목소리로, 강요하지 않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깊숙해지고 내가 사유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

작가는 초판을 쓰고 미진한 부분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6년간이나 메모를 모으고, 자료를 찾아서 다시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묘사나 생각을 쓴 부분들이 섬세하고 다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야기들 한편 한편이 감동적이지만, 그것의 인문학적인, 철학적인 의미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을 받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몰입도가 대단한 책이지만 일부러 아껴 가면서 천천히, 한자 한자 읽었다.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도 다 읽어가면서는 '내용이 좀더 있으면......'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세련되고, 다정하고 깊이 있고 아름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고맙다.

이런 책이 양서이다.





 


o*******n 2015.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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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 권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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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 권기태"시간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시간마다 성격이 다르다. 즐겁고 시쁜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괴롭고 힘든 시간은 느리게 지나간다. 고통의 날이 길고 지루하고, 늙어서 내 인생이 괴로움뿐이었다고 여기는 것, 이런 게 모두 시간의 그런 성격 때문이 아닐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평범한 시간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면 어떻게 될까? 과거의 그늘도 미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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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 권기태

"시간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시간마다 성격이 다르다. 즐겁고 시쁜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괴롭고 힘든 시간은 느리게 지나간다. 고통의 날이 길고 지루하고, 늙어서 내 인생이 괴로움뿐이었다고 여기는 것, 이런 게 모두 시간의 그런 성격 때문이 아닐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평범한 시간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면 어떻게 될까? 과거의 그늘도 미래의 불안도 없는 현재의 소박한 시간을 감감하게 음비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음미한 만큼 내가 더 행복해지고 인생이 더 풍요로워지는 게 아닐까?" - <나의 오른 손 中, 본문 153쪽>

저자는 ‘이 책은 생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인생으로 초대받은 열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집이다. 초판의 열두 사람 가운데 완성도가 충분히 높아진 열한 사람의 이야기를 실었다.’며 이 책을 소개한다.

저자 ‘권기태’는 1966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부산진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일했으며,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서는 전쟁 특파원으로 일했다. 귀국한 후에 특파원 시절 자주 드나들었던 호텔이 테러로 파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당시에 느꼈던 강한 생의 감각을 살려 『일분 후의 삶』을 집필했다. 1988년 입대 전에 응모한 단편『입대』로 군 복무 중 '대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책에는 연말 송년회 후 길을 맨홀에 빠져 9일에만 기적처럼 구조된 회사원, 해발 7000m의 ‘포베다’ 등정 후 하산 길에 조난을 당해 후배와 함께 죽음 직전까지 간 등반가, 갑자기 일어난 산사태와 불어난 물에 파묻혀 생사에 기로에 섰던 마을 주민, ‘방글라데시아’의 망망대해에 표류 중 ‘바다거북’에 의해 목숨을 건진 선원 등 ‘강변의 새나 벌판의 들꽃처럼 평범하게 살아오다가 갑작스레 생사의 위기를 맞았던 열한 사람의 실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전한다. “생의 극한에 다다른 순간 그들은 언제나 혼자였다. 그리고 그 때 내면의 간절한 소망을 듣는다. 『일 분 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들은 깨닫게 된다. 그 매서운 시간 속에서도 「생은 변함없이 나의 편에 서서 조용히 격려하고 있었다.」는 것을.”

‘열한 편의 논픽션은 단편소설의 얼개 속에 써내고자 했다. 사실관계와 세세한 묘사는 일어난 그대로 밝혀두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생사의 기로에 섰던 그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느껴지는 ‘삶에 대한 무게감’은 원고지 400매 분량을 추가한 이 책의 무게보다 더 무겁게 다가온다.

‘생사 고비에서 배운 진실한 삶의 수업’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살아있음’에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달을 수 있다. 고대 희랍의 비극시인인 ‘소포클레스’의 유명한 명언 한 구절이 생각난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h******1 2016.03.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