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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과학이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다. 삼체 문제. 두 물체 사이의 인관 관계는 이해하겠는데, 또 다른 한 물체가 끼어 들면 그 인과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사이에 끼어드는 물체가 헤아릴 수 없다면. 여기에 저자는 현대 과학의 카오스 이론과 불교를 대입한다. 뭐 그렇다고 인간이 카오스 이론과 불교 이론을 이용해 수 많은 혼돈의 연기적 관계를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해의 단초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는 현대 양자물리학에서 관측자가 관측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에서 불교의 유식이론을 끌어온다. 그래서, 미래의 아니 현대 과학은 종교와 특히 불교와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제시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종교와 불교의 불편한 동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연기장'이라는 개념을 계속 강조한다. 융의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과 불교의 의식의 단계 제 7식인 아래야식을 끌어 와 카오스와 불교 이론 그리고 현대 과학과 심리학을 연기적으로 이어주는 밑 바탕에 '연기장'이라는 개념을 놓는 것 같다. 불교의 '인드라망'처럼 중중무진, 일즉다 다즉일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어쩌면 공각기동대의 네트워크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곳 연기장에는 우주만물의 무수한 업이 통시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이고, 동시에 공시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그렇다. 허나 이 이해가 바른 이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흥미있는 주제를 하나의 큰 틀 속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 나갔다. 가능하면 괴력난신은 불언할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사실은 뭐고 진실은 무엇인지 헷갈린다. 책의 마지막에 이제 불자들도 한문투성이의 불교 경전에만 매달리지 말고 현대 과학의 동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세상은 돌고 돈다. 이제 정말 개량적 사고보다는 몇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듯 싶다. 허나, 당연히 우리의 두 발은 니체의 대지에 굳건히 닿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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