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앨범을 만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음악적 취향이, 팝에서, 프로그레시브, 아트 락, 클래식으로 변화해 가면서도 (아직 재즈에 심취해 보지 못했다) 비틀즈는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곡들 이외로 찾아서는 들어 보지 못한 아티스트였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 시절에 이야기 주제의 많은 부분은 음악이었는데, 아내는 비틀즈 이야기만 나오면 필자가 찾아 듣지 않는다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헌데 몇일 전 우연히 KBS 제1FM 에서 비틀즈의 곡들을 베를린 필의 첼리스트 12명이 연주한 곡이라는 소개와 함께 Yesterday 가 해드폰을 쓰고 있는 귀로 흘러 들어왔다. 첼로라는 악기에 대한 호감이 있었던지라, 정신을 집중하고 들어 보는데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되고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 조지 해리슨이 "거봐라, 데이트 할 때 들어 볼 걸 그랬지" 라고 놀리는 듯 했다. 찾아 듣지는 않았지만, 비틀즈의 소위 유명한 곡들을 거의 들어 보았던 상황에서, 첼로가 주는 차분함에 Yesterday 는, 귀에서 물에 떨어진 잉크 방울처럼 자연스럽게 섞이고 있었다. 이 곳 저 곳을 뒤져 보았지만, 예스24와 교보문고는 이미 절판인데 알라딘에서 구하게 되었고, 약 10일 정도의 음악적 숙성 과정을 거치고 리뷰를 쓴다. 먼저, 첼로라는 악기의 저음에 대한 강점을 이해해야 할 것 같다. 클래식 음악에서 첼로가 담당하는 부분을 잘 이해하려면 협주곡의 2악장과 같이 조금 느린 템포로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오케스트라의 영역을 주로 담당하는 점을 상기하면 될 것이다. 앨범 구입 후 전곡을 들어보면, 소위 대중음악을 첼로로 연주한다는 일은 분명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실려 있는 곡들 중에Yesterday, Let it be, Hey Jude, Here there and everywhere 와 같은 차분하면서도 조금은 가라 앉은 분위기의 비틀즈 곡들은 첼로로써 훌륭히 표현된다. "아" 하는 감흥이 온 몸을 몰아치지만, 앨범에는 이 네 곡만 실려 있지 않다. 첫 곡인 Yellow submarine 과 같이 흥겨운 곡을 연주하는 첼로는 가벼움을 표현하지 못해 안달을 한다. 그나마 편곡이 잘 되어서 Yellow submarine 도 즐겁게 지나 갈 수 있고, 최대한 첼로에 어울릴 수 있는 곡들을 선곡하였어도 앨범 전체를 듣는데 몇 곡에서 첼로가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소소한 의구심이 든다. 본질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악기라서 그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단점은 소소하기 이를데 없다. 비틀즈의 곡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첼로가 표현하는 그들의 소위 명곡들을 접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30여년을 숙성한 비틀즈의 곡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클래식 악기를 굳이 고르라는 문제가 주어진다면, 첼로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자신감이 앨범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아이들에게 비틀즈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싶어진다. 2PM, 소녀시대, 2ne1, 원더 걸스, 빅뱅의 음악보다 아빠 어렸을 때의 음악이 좋지 않니 라고 물어 본다면, 우리 부모님께서 남진, 나훈아, 이미자의 노래를 좋지 않니 라고 물어보셨던 일들의 재탕이 될까? 조금 우스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