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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b의 평점은 7.2씩이나 되지만 지루한 스릴러이며, 결말이 암울하기까지 해서 더 비호감이다.
출연진의 면면은 볼만한데,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의 뒤통수를 치는 오바다이어 역을 맡았던 제프 브리지스가, 남 일에 중뿔나게 나서는 대학 교수로 나온다. 여기서는 대학교수지만 그는 주로 머리칼인지 수염인지 모를 털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다니는 무법자(근현대 불문)로 자주 나왔더랬으며, 다만, 해양지질학에 조예가 깊으나 사회성 제로인 geek 역을 맡았던 게 제시카 랭 주연의 <킹콩>(1970년대물)이 있긴 했다. 거기서도 고릴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다닌다. 엉뚱하게도 그 학자 이름이 잭 프레스콧이었는데, 이 제프 브리지스 버전의 잭은 아마도 리처드 드레퍼스가 맡은 맷 후퍼 캐릭터(스필버그의 <죠스>)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여기서 제프 브리지스가 연기하는 역사학과 교수 역은 이름이 마이클 패러데이인데,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는 도통 이해불가다. 그 수수께끼의 이웃 건축가 역인 팀 로빈스의 캐릭터 이름은 올리버 랭인데, 뭐 구태여 제시카 랭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건축가의 부인(인지 이념적 동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셰릴 역에는 존 쿠색의 누나인 조앤 쿠색이 나온다.
뜬금없이 어떤 꼬마(메이슨 갬블 吩)가 손에 피를 흘리며 거리를 떠도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너무 놀라고 아파서 소리도 못 지르는 것 같고 이 상황을 이웃 교수 패러데이 씨가 마주하고는 바로 병원으로 데려간다. 지금까지 꽤 이웃으로 오래 거주했는데도 정작 통성명조차 없었다는 데에 이상한 죄책감마저 느끼게 된 패러데이 교수는 뭘 만회라도 하겠다는 듯 건축가 랭씨네와 급속히 가까워진다. 교수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마누라를 데리고 사...는 줄 알았으나 아마도 대학원생 제자 출신인 듯하고, 본처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얼마 전 죽었으며 현재의 '여친'하곤 아들 그랜트(꼬마임)가 반대하는 까닭에 아직 합치지는 못하고 있다. '여친' 브룩은 이 사정을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하며 원만한 관계 형성에 애쓰는 중이다.
교수와 그의 여친 브룩은 꽤 나이 차가 나는 편임이 누구 눈에도 확연한 데 반해, 저 랭씨네 부부는 정말 비슷한 또래가 만나 엮인 기색이다. 팀 로빈스도 나이에 비해 좀 노안이라서 혹시 둘(제프 브리지스하고)이 비슷한 또래인가 생각했으나, 당연하지만 제프 브리지스가 십 년 정도 먼저 데뷔했으며 나이도 대충 그쯤 차이난다. 사람이 나이를 먹었으면 나잇값을 해야 하는데 이 교수는 젊은 커플에 대해 시샘이라도 생겼는지 자기 경력을 소개하면서 말이 앞뒤가 다르다며 건축가 랭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아마 지 아들을 살려 줬으니 그 정도 빚은 내게 졌다고 여기나 본데 중산층의 처신과 스타일치고는 참으로 격이 떨어지는 짓이며 여친 브룩도 지금 뭐하는 거냐며 말리고 든다.
허나 교수의 직감은 근거가 있었음이 점차 드러나며, 건축가 랭은 무슨 사연인지 과거를 숨긴 채 죽은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며 살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러니 졸업 학교 기록도 호적도 전부 가짜였던 것이다. 그렇다 쳐도 이쯤 했으면 경찰(인맥도 있겠다)에 넘기는 게 온당한데 교수는 자격 사칭까지 해 가며 정보를 캐고 또 캔다. 들키면 망신살이 장난 아닐텐데 무슨 동기가 이처럼 이 중년 사내를 사로잡는 것인지 개연성이 매우도 부족하다. 잔머리 굴리고 집착하는 품이 한니발 렉터의 범죄성향을 능가하며 이쯤 되면 누가 진짜 범죄자인지 모를 지경이다. 이 역의 연기가 실감난다기보다 밉살맞기만 한데 제프 브리지스는 목소리도 우렁차고 너스레도 잘 떨며 남부 사투리 연기도 그럴싸하지만(타 작품에서), 이런 걸 보면 배우로서의 한계가 분명한 사람이다. 뭔 성격, 동기인지 설령 각본이 부실했더라도 이 정도 짬밥이면 자기가 알아서 보충을 해 넣어야 하지 않겠는가. 가서 한 대 패고 싶었다. 교수는 본업도 말아먹은 채 건축가 뒤 캐기에만 열심인데, 연구실 앞에 office hours cancelled 라고 푯말이 걸린 건 (엉터리) 자막처럼 '휴강'이 아니고, 지도교수로서의 인스트럭팅을 쉰다는 뜻이다.
줄거리를 더 이상 적으면 스포일러라서 이만 줄이고, 결말은 소름 끼칠 정도의 배드 엔딩인데 사실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게 (이하 스포일러이므로 읽지 말것) 조앤 쿠색이 전화 걸던 브룩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선 동행을 권하는 장면이다. 며칠 전 리뷰한 공포물에선 하나도 무서운 씬이 없었는데 정작 이거 보면서는 엄청 놀랐다.(...) 영화 속에서 구체적 설명은 없으나 이들 부부 중 누가 교수 집에서 들어와서 음성 사서함을 다 지웠다는 뜻이다. 하긴 지도 남 집에 들어가서 이상하게 뭘 캐고 들었으니 최소한 주거 침입 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겠다. 두 어린 딸이 교수의 청을 선뜻 들어주지 않았던 건 (결과적으로는) 옳았으나, 뭔가 제 부모가 떳떳한 소속이 아니었기에 외부인에 폐쇄적으로 구는 습벽이 들었다는 일종의 복선으로도 볼 수 있다.
캠프에 아이를 보내기로 해 주고 다만 지가 없을 때 아빠와 그 여친이 더 찐한 관계를 다질까봐 마음이 불안한(캠프는 지가 졸라 놓고) 꼬마가 이것저것 물어보자, 애 마음을 미리 알고 '더 쎈' 한 마디로 아들 마음을 안심시키는 멘트를 교수가 하고, 이때 꼬마가 씩 웃는 연기가 좋았다. 뭔가 미안한 마음도 들면서 동시에 내 마음 그리 알아 주니 고맙다는 복합 심리가 잘 표현되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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