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테판 츠바이크는 좋아하는 작가이며,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라는 두 작가를 비교하며 다루는 기획도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사서 읽었다....글쎄, 읽기가 쉽지 않았다. 츠바이크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번역의 문제이다. 매끄러운 한국어가 되지 않는 문장들이 정말 내내 튀어나왔다. 알 수 없는 문장들을 나름대로 '해석'하며 읽기 위해 긴장하며 읽는 것은, 책 내용에 빠져 들 수 없게 하는 성가신 장애가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그렇지만 이 사로잡힌 가슴은 경고를 예감한다. 이곳은 결코 영원히 우리 고향이 될 수 없으며, 우리는 좀더 따뜻하고 우호적이지만 좁은 우리의 세계로 되돌아가야만 한다는, 우리는 부끄럽지만 느낄 수 있다. 이 청동의 세계는 우리 같은 범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 크다는 것을, 얼음처럼 차다가도 이내 불같이 뜨거워지는 대기는 우리의 떨리는 숨결에는 너무 벅찬 가슴을 짓누르기까지 한다..." (160쪽) 위의 문장 같은 것들이 정말 줄곧 튀어나온다. 뭔가 내용이 대충 짐작은 가는데 어쨌든 정확한 문장이 되고 있지 않은지라, 보다 보면 짜증까지 조금 나는 것이다. 게다가 기초적인 교정 부분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문장들을 더욱 난해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 같은 것들이 그렇다. " 아직까지도 인생의 쓴맛을 모르는 이 애송이의 허구들은 자신의 위치 때문에 세계와 대면해서는 속죄자로, 예술가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예술가로, 신 앞에서는 죄인으로, 또 자기 자신에게는 수치스런 존재로 있어야만 한다고 느끼는 장래의 의식적 작가 레오 톨스토이는 깊은 분석과는 까마득한 거리에 있는 것이다... " (61쪽) 위 문장을 이해하려면, 뒷부분 조사 하나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 한동안을,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들여다 보고 있어야 한다. 독서가 방해 받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세심하지 못한 교정 실수도 꽤 있었다.(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별 세 개 주려다가, 이런 것들이 용서 안 돼서 '책상태'에 별 두 개 매겼다) 번역자는 독문학 전공하신 두 분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이 분들이 어느 정도까지 참여하셨는지, 어떤 식으로 일을 분담하셨는지 독자로서야 아는 바 없다.사실 이 정도 수준의 매끄럽지 못한 번역들은 아쉽지만 흔히 만날 수가 있다. 그러나 슈테판 츠바이크가, 그것도 두 위대한 '작가'에 대해서 쓴 책이 아닌가. 좀 제대로 된 한국어를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독어라곤 전혀 못 하는 나 같은 독자는, 언젠가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운 번역본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책을 순수하게 즐기면서 내용에 빠져들어 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서글프다.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