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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문제인가. 인간의 문제인가.
"결혼의 문제인가. 인간의 문제인가." 내용보기
너무나도 뼈저리게 동감하며 느꼈다. 때로는 어머니인 경숙 여사의 모습에 그리고 딸인 연지의 모습에 내 자신이 오버랩되어졌다. 어머니의 삶, 아니 여자들의 삶, 어렸을 때부터 자기만의 공간과 삶이 없는 그 고달픈 삶을 보며 난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다. 인생의 대부분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집안일로 허비하고도 남편에게 사랑받는 것 자식에게 존경받는 것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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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뼈저리게 동감하며 느꼈다. 때로는 어머니인 경숙 여사의 모습에 그리고 딸인 연지의 모습에 내 자신이 오버랩되어졌다. 어머니의 삶, 아니 여자들의 삶, 어렸을 때부터 자기만의 공간과 삶이 없는 그 고달픈 삶을 보며 난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다. 인생의 대부분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집안일로 허비하고도 남편에게 사랑받는 것 자식에게 존경받는 것조차도 여의롭지 않은 우리 여인네들, 그러면서도 수도 없이 밀려드는 자신을 죽이고 희생해야 행복한 가정이 유지될 수 있다고 하는 우리네 가정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여자가 직업을 가지고도 행복하려면 집안일도 잘하는 수퍼우먼이어야 하거나 직업을 택하면 가정을 소홀히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난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연지처럼 남녀평등을 전제로 하는 결혼을 꿈꾸기보다는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혼자 살자라고 생각하며 맘을 굳게 다잡아 먹었다. 그렇지만 때론 그래도 그렇지 그냥 남들처럼 순종하는 아내로 살지 않아서 불행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날 엄습하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혼이란 여자가 밑지는 장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수도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하고, 그렇게 둘이서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외롭더라도 우아하게 인생을 음미하며 살아야지... 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소녀같은 발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사회의 영향권 안에 들어 있는 이상 이 사회 대부분의 여성들의 삶에서 유독 나만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이제서야 깨달은 것이었다. 내가 다짐해야 하는 건 난 그렇게 살지 않아 라는 헛된 환상 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 삶에서 지혜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 아닐까? 어차피 내게 닥쳐올 삶이라면 순순히 인정하자. 그러나 난 그 삶에서 절망하며 살지 않을거다. 그 삶을 요리하며 살으리라. 박완서 씨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 책은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한가, 아닌가를 이야기하려는게 아니라 남녀 평등을 전제로 한 결혼이 과연 행복할 것인가 아닌가를 말하려는 소설이었다고 말이다. 난 허를 찔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난 남녀가 평등한 결혼은 행복하고 그렇지 않은 결혼이라면 혼자 사는게 낫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남녀가 평등한 결혼이 이 사회에서는 도달하기엔 너무나 먼 이상이라는 걸, 정말 작가의 말대로 애쓰고 노력해야 얻을까 말까한 것이 아니라 나는 쉽게 얻을 수 있으리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내게 일깨워 주었다. 결국 혼자 사는게 행복한가, 남녀가 평등한 결혼이 행복한가의 문제는 여성이나 남성의 문제에 집착해 보아야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이 학대당하고 남성이 권위를 주장하는 등의 결혼 제도 이전에 인간이 왜 서로 만나 결혼을 하는가를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사회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것 이전에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걸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살아가면서 인간의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리라는 것, 그리고 적어도 한 사람만큼은 내 곁에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안도감은 인간 본연의 갈망 아닌가 싶다. 혼자가 되는 것이 무서워 인간은 둘을 택하는 것 아닐까. 그런 본능을 살짝 숨기고 밑지네. 힘드네 엄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여자가 좀더 불리한 삶을 살기에 여성의 권리를 되찾자라는 말은 인간 전체의 측면에서 바라보지 못한 협소한 생각은 아닐까? 이 소설을 읽으며 또다시 생각한 것은 글이란 과연 인간에게 무엇일까 라는 것이었다. 연지 어머니가 만난 이혼녀들은 하나같이 추한 삶을 살고 있었다. 외로움에 지쳐했고, 피해 망상에 시달렸다. 그러나 연지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삶을 자기가 주도하고 있었다 아직까진. 그리고 그 이면에는 그녀가 혼자 있는 시간에 글을 씀으로써 가능하다는 전제가 밑에 깔려 있다. 정말 글쓰기라는 것이 인간을 혼자 있다라는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걸까? 내게도 그런 환상은 있다. 글에 대한 애정은 그리고 그로부터 오는 충만감은 사랑하는 사람의 애정보다도 더 만족스러운 것일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에는 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 옆에 두고 있는게 가장 행복한거라는 결론을 내려보려 한다. 글이 좋다면 글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은 거고, 가정이 좋다면 가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행복은 다양성안에 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발견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내 개성에 참다운 애정과 자신감을 가지면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박완서 그녀는 대단한 작가다. 물론 이 소설에서 그녀는 철민을 너무 속물로 그렸다는 데서 남자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편견이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흠이긴 하다. 그러나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각은 객관적이다. 그녀는 여성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다만 여성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낼 뿐이다. 놀라운 것은 그러나 바로 그안에서 독자들이 삶의 실체와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섬세한 감상을 그녀의 글에서는 발견하기가 힘들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약간은 메마른 어조를 그녀는 유지한다. 처음엔 그 어조가 너무 딱딱하게만 느껴져 쉽사리 따뜻한 애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녀의 삶을 그려내는 방법에 그리고 그렇게 그려진 그녀의 글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는 그런 글을 그녀는 이렇게 거침없이 그리고 이렇게 완벽에 가깝게 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최문희씨나 박경리씨의 글을 보았을 때와는 다른 또 하나의 충격이다. 여성스럽지 않은 문체지만 누구보다는 여성의 삶을 잘 그려내고 있는 박완서의 글. 난 이제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되기로 작정했다.
YES마니아 : 로얄 b*****i 2006.05.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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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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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궁금했다. 그 여자는 왜 서 있는 것일까.<서 있는 여자>는 주인공 '연지'의 삶, 특히 철민과의 결혼 전후의 삶에 집중해 묘사하고 있다.연지가 살아가는 모습은 1970년대의 여성들의 삶을 대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약 40년이 흐른 지금, 소설에서 드러나는 당시의 문화와 여성에 대한 의식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쩌면 굉장히 그대로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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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궁금했다. 그 여자는 왜 서 있는 것일까.


<서 있는 여자>는 주인공 '연지'의 삶, 

특히 철민과의 결혼 전후의 삶에 집중해 묘사하고 있다.


연지가 살아가는 모습은 1970년대의 여성들의 삶을 

대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약 40년이 흐른 지금, 소설에서 드러나는 당시의 문화와 여성에 대한 의식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쩌면 굉장히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많은 여자들도 

공감하고, 화나고, 어쩌면 안도하며 볼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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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그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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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평등. 이 주제는 아직도 우리 소설의 중요한 소재지만 빛이 낡아버린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질 날은 요원한데도 남성보다 강한 여성, 남성을 존재를 깔아 뭉개는 여성의 모습만이 매스컴을 통해 다루어지다 보니, 결혼이라는 은밀한 제도 속에서 자행되는 남녀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는 감춰놓고 쉬쉬 하는 금기일 뿐이다. 남녀평등을 위해 자신보다 못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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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평등. 이 주제는 아직도 우리 소설의 중요한 소재지만 빛이 낡아버린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질 날은 요원한데도 남성보다 강한 여성, 남성을 존재를 깔아 뭉개는 여성의 모습만이 매스컴을 통해 다루어지다 보니, 결혼이라는 은밀한 제도 속에서 자행되는 남녀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는 감춰놓고 쉬쉬 하는 금기일 뿐이다. 남녀평등을 위해 자신보다 못한 조건의 남자를 선택하는 여자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신랑감의 조건이 되어 버렸고, 경제력과 능력이 배우자의 최고 조건이 되어버렸다. 사랑받지 못하면서도 남편의 사회적 지위를 함께 누리기 위해 굴욕을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이 잘못 되었다고 느꼈음에도, 쉽사리 이혼을 감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을 매섭게 비판한 이 소설은 발표된 지 꽤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i****3 2003.05.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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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부도를 꿈꾸며 남발되는 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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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교수의 말마따나, 남자들은 대부분 지루하고 재미없어하지만 여자들은 너무나 재미있게 읽는 박완서 소설. 하지만 여자라고 모두 재밌게 읽는 것은 아닌게, 나만 해도 사오년 전까지는 박완서 소설이 이만큼 재미있는 줄을 몰랐다. 조한혜정 교수의 말을 빌면 '생활 세계의 식민지화',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말이 나의 의식을 설명해줄 것같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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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교수의 말마따나, 남자들은 대부분 지루하고 재미없어하지만 여자들은 너무나 재미있게 읽는 박완서 소설. 하지만 여자라고 모두 재밌게 읽는 것은 아닌게, 나만 해도 사오년 전까지는 박완서 소설이 이만큼 재미있는 줄을 몰랐다. 조한혜정 교수의 말을 빌면 '생활 세계의 식민지화',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말이 나의 의식을 설명해줄 것같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나의 의식은 어설픈 모든 것(배금주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어쩌구 저쩌구, 등등)에 오염되어 있었던 것같다. 이 소설 역시, 박완서의 탁월한 현실 묘파를 보여준다. 우리 현실 속의 결혼이 대부분, KS 마크를 꿈꾸며 제작되는 불량품, 부도를 꿈꾸며 남발되는 어음이라는 거야 누군들 인정하지 않겠냐만, '평등한 결혼'에 대한 자신만의 해답으로 자기보다 못한 남자를 골라잡는 연지의 심리, 그리고 그 결혼이 결코 평등하게 진행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여러 에피소드들에 이르러서는 여러 대목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말투나 어법이 생경하게 여겨질 때도 적지 않지만, 적어도 성(性)과 먹을 것의 분배라는 문제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의 문제를 이처럼 정직하고 생생하게 파헤치는 작가가 누가 있겠나.

[인상깊은구절]
나의 실패의 원인은 바로 남녀 평등이라는 거였어. 나는 한 남자를 사랑하기보다는 바로 남녀 평등이란 걸 더 사랑했거든. 남녀 평등에만 급급한 나머지 사랑까지도 생략하고 남자를 골라잡았던 거야. 그를 남편으로 골라잡은 건 사랑 때문도 존경 때문도 조건 때문도 아니고 바로 그가 모든 면에서 나보다 못하다는 거였어. 부모가 그를 탐탁치 않게 여기기 전부터, 사람들이 수군대며 비웃기 전부터 나는 알고 있었어. 그가 나보다 못하다는 걸. 나는 그의 나보다 못한 점을 사랑하거나 연민함이 조금도 없이 그냥 이용이나 해 먹으려 했던 거야. 그걸 이용해 거저 먹기로 남녀평등을 이룩해 보려 했던 거야. 실력이나 인격으로 자기보다 못해 보이는 남자를 일부러 골라잡아서 평등한 부부 관계를 이룩해 보려고 마음먹은 거야말로 잘못의 시작이었다. 그것은 평등에 대한 크나큰 오해였고 자신에 대한 더러운 모독이었다. (p. 347)
c******r 2001.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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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결혼의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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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설은 언제나 재미있다. 어느 비평가가 말했듯, 그녀 이야기의 소재는 대부분 다른 그녀들이다. 부끄러움이 많고 자존심이 센 나는 다른 사람과 내 집안 이야기를 즐겨하지 않는다. 이 소설의 두 그녀는 10년 전의 내 모습과 10년 후 쯤의 내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다. 그녀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사는 모습과 내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에서 위안을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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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설은 언제나 재미있다. 어느 비평가가 말했듯, 그녀 이야기의 소재는 대부분 다른 그녀들이다. 부끄러움이 많고 자존심이 센 나는 다른 사람과 내 집안 이야기를 즐겨하지 않는다. 이 소설의 두 그녀는 10년 전의 내 모습과 10년 후 쯤의 내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다. 그녀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사는 모습과 내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에서 위안을 얻게 된다. 그런 모양이다. 이게 사는 모양인가 보다. 오래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크게 다르지가 않다. 한 번쯤 읽어보자. 연속극을 보는 대신 상상의 나래를 펴며 그녀 소설 속의 다른 그녀들의 삶을 들여다 보자.
e******r 2002.09.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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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서 있는 여자>-서. 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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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쯤 그러니까 대학 3학년 겨울방학 때 읽은 소설이다. 영화보다는 소설의 내용에 쉽게 감동하고 그 분위기에 잘 휩싸이는 성격인지라,무라카미 하루키의 를 두 번 읽고(이해가 잘 안되어서ㅡ.ㅡ^)삶의 회의를 느껴 며칠간 극도의 우울함에 끌려다니기도 했고, 이외수의 을 읽고 역겨운 충격에 근 이틀동안 밥을 못넘긴 적도 있었다. 이렇듯 책의 내용에 쉽게 빠져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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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쯤 그러니까 대학 3학년 겨울방학 때 읽은 소설이다. 영화보다는 소설의 내용에 쉽게 감동하고 그 분위기에 잘 휩싸이는 성격인지라,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두 번 읽고(이해가 잘 안되어서ㅡ.ㅡ^)삶의 회의를 느껴 며칠간 극도의 우울함에 끌려다니기도 했고, 이외수의 <꿈꾸는 식물>을 읽고 역겨운 충격에 근 이틀동안 밥을 못넘긴 적도 있었다. 이렇듯 책의 내용에 쉽게 빠져버리는 내가 박완서의 <서있는 여자>를 읽은 것은 어쩌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다. 책의 내용인 즉슥 "결혼하면 무조건 여자가 손해" 라는 것이었으니, 평소 결혼 후의 여성의 삶에 회의적인 태도를 지녔던 내 생각에 곧장 기름을 붓고 라이터를 던져버린 꼴이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너무나도 사실적인 내용에 앞으로 여자로 지내야 할 삶이 두렵기까지한 정도였다. 65세의 할머니가 지은 소설이 이렇게나 섬세하다는 것이 놀라운 건 둘째 치고, 그동안 직접적 간접적으로 느끼며 바라본 여자들의 삶에서 책에 기술된 내용의 대부분을 볼 수 있었던 지라,현실 여성의 삶의 비참한 부분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글로써 묘사해 놓은 이 소설을 통해서 나의 생각은 더더욱 확고해졌다. 그야말로 연애도 싫고 결혼도 싫은 생각이 더더욱 확고해져버린 것이다... 물론 내가 강력한 독신주의나 여성해방론을 펼칠만한 능력이나 요량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 땅에 여성으로 태어나 사회곳곳에서 느끼게 되는 부당함을 해결 할 만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것에 충분히(어쩌면 겨우) 분개(밖에는)는 할 수 있었다(없었다). 여고시절 일본어 수업을 맡으셨던 여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난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난 것은 적어도 20%손해보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 때는 왜 그러한지 잘 이해할 수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사회를 접하고 보니 이해가 된다. 무력으로 지배되는 이 시대의 사회에서 어떻게보나 신체적 생리적으로는 남성보다 열세인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더 많은 구속과 굴레가 주어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대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가 한 집안의 여자로 태어나서 여중(남녀공학이긴 했으나 완전분리되어 교육받았음), 여고를 다니는 동안 여자로서 차별을 받은 적이 없고,대학에 와서 부딪히는 남자동기들과의 생활에서도 나름대로 당당하게 행동을 해 왔기에 내게 "피해의식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었으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모든 여성이 느낀 피해는 의식화 되어서 결국 세습된다는 것"이었다. 우리 부모님대의 여자가 느낀 감정,조부모대의 감정 모두는 사회곳곳에 남아있고, 그녀들에게 교육받으며,그녀들과 생활하며 살아온 나는 그러한 감정과 생각들을 나도 모르게,내 의지와 무관하게 학습한 것이다. 여자인 나와는 반대로 남자들에게는 여자들의 피해의식에 맞추어 월권(나는 어느정도 월권이라도 말하고 싶다)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의식과 감정이 세습되어 학습되고 있는 것이고 말이다. 물론 남자는 여자의 적이 아니다. 여자의 적도 남자는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 사회는 남자가 위에 서야 사회가 잘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여자를 존중하는 남자의 경우도 위에서 언급한 남자로서 얻게되는 사회의 월권에 익숙해있는 터라 쉽사리 여자먼저의 생각을 갖기는 힘들 것이다. 어제 뉴스에 나온 여자 경무관 탄생 뉴스를 방송 3사 9시 뉴시에서 보도하는 것을 보고 "아직도 여자가 이 사회를 살아가기에는 힘들구나" 를 느껴서 이 책의 내용과 등등에 대해 쓰기에 이르렀다. 아직도 이 사회서는 여자 경무관이 탄생한 것이 9시 뉴스에서 보도할 만큼 대단하게 여겨야 할 일이라는 말인가... 이러한 감정과 생각을 여자와 남자가 공존하여 사회를 이루는 한,아무리 사회가 발전한다해도 그 사회가 무력의 면에서 진행되는 한 도무지 청산할 방법은 없다. 나 스스로 생각해보아도,저명한 여성학자들이 내놓은 책자를 보아도 그녀들의 이론은 단지 이론에 불과한 외침에 불과한 것일 뿐,도무지 실현될 수 없다는, 또다시 본래의 문제로 돌아가서 해결할 길이 없다는 시대 현실에 분개하고 이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내가 슬플 뿐이다.
t****t 2005.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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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이 이루어지는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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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된지가 꽤 되었다. 이 책은 결혼에 있어서의 남녀평등을 다루고 있다. 평등한 부부관계를 꿈꾸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나온지가 꽤 되었기 때문에 지금 본다면 그때의 현대적인, 막 결혼한 부부의 이야기가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많이 보편화되어 있는 평등한 결혼 생활에 대한 사고방식이지만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쯤이 될것이다.(약간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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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된지가 꽤 되었다. 이 책은 결혼에 있어서의 남녀평등을 다루고 있다. 평등한 부부관계를 꿈꾸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나온지가 꽤 되었기 때문에 지금 본다면 그때의 현대적인, 막 결혼한 부부의 이야기가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많이 보편화되어 있는 평등한 결혼 생활에 대한 사고방식이지만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쯤이 될것이다.(약간의 고장을 하자면....) 그러니 그때는 굉장히 신선한 소재였으리라고 생각이 된다. 박완서님의 작품들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는 그분의 작품을 거의 다 읽으려고 하는데 최근에 읽게된 이책은 여태까지 내가 읽었던 박완서님의 소설들과는 느낌이 너무나도 많이 달랐다. 박완서...하면 소박함과 포근함,뭐 그런 단어들이 떠오르던 나였는데....일상생활의 파고듬.... 그런데 이 소설은 꽤나 현대적인(?)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것도 어찌보면 일상생활에서 오는 미묘한 사고방식의 차이들을 기술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주인공과 그의 어머니,두 여인이 표현하는 결혼 생활에 있어서의 여성의 위치.....약간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결국에는 여자라는 하나로 묶어지는 듯하다. 아무리 현대적이고 사고방식이 많이 깬 주인공의 남편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과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틀을 깨지 못함을 보고..안타까움도 느껴졌지만,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완벽한 화합을 이루는 모습이 보여졌다면 이 소설의 가치는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나는 미혼이다. 내가 결혼을 한 후에 꼭 이책을 다시 한번 읽어 볼것이다. 시대는 바뀌고, 그에 따라 결혼고나도 바뀌지만....부부가 인간대 인간으로서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이다. 나 자신의 1차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가끔은 3차원적인 시각에서 결혼이라는 것을 되돌아보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t***h 2000.07.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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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많이 변한 것도 같고, 변하지 않은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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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건 '작가정신'에서 나온 1991년 판.   박완서의 말맛, 갓 잡아올린 싱싱한 물고기 같이 펄떡대는 문체을 읽는 즐거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여성의 독립에 대한 고민. 진정으로 여성이 혼자 또 같이 행복해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한편으로는 이렇게나 세상이 달라졌나 싶기도 하여 깜짝 놀랐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쓴 것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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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건 '작가정신'에서 나온 1991년 판.

 

박완서의 말맛, 갓 잡아올린 싱싱한 물고기 같이 펄떡대는 문체을 읽는 즐거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여성의 독립에 대한 고민.

진정으로 여성이 혼자 또 같이 행복해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한편으로는 이렇게나 세상이 달라졌나 싶기도 하여 깜짝 놀랐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쓴 것이 1980년대 말. 이 때는 나도 머리가 이미 나름 굵어져 있던 시기라서 기억이 잘 나는데, 이렇게까지 후졌나 싶어 갸우뚱했다.

 

집, 사무실은 그렇다 쳐도 새마을호 안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다니!

대학 나온 기자가 남편에게 맞고 집안에서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서도 변호사 찾을 생각을 안 하다니!

남편이 가사노동을 같이 하려는 생각이 그렇게 대단히 파격적이고 남들 앞에서 드러내기 어려운 것이었다니!

직장 상사나 남편이 '계집이란 자고로...'라고 대놓고 말하는 내용이 너무 적나라하다. 저 시절에는 저랬나, 작가가 과도하게 나쁜놈 설정을 한 건가.

 

연지와 경숙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속도감 있게 만들기 위해 다소 무리한 설정이 있다. 인물의 심경 변화도 작위적이라고 느껴지는 면이 많다. 연지는 아버지에게 혐오감을 느꼈다가 또 격려와 조언을 얻으러 갔다가...

 

목소리 새되고 속이 텅 빈 여성운동가는 누구를 상정한 것이었을까?

대구의 산부인과 의사가 돈을 잘 번다는 설정은 대구의 여아낙태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을 은연중에 풍자한 것이었을까? 

 

남성에 대한 혐오든, 질투든, 혼자 살아보겠다는 악과 깡이든, 앞선 독립 여성들의 삶이 현재 여성들에게는 자산과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고맙다. 이리저리 몸부림치고 좌충우돌하면서 평등부부의 상을 만들어주었고 나는 나름 편하게 롤모델을 찾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에도 고맙다.

 

YES마니아 : 로얄 r****t 2012.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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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한 관점... 구세대라 어쩔 수 없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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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혼녀 친구들의 생활에 대한 절망적인 묘사, 결혼하고 달라지는 어쩔 수 없는 남존여비적 대화체, 연지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어쩔 수 없는 재결합, 그리고 대안없고 현실적 기반이 결여된 연지의 새출발에 대한 암시는 박완서님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그 분이 어쩔 수 없는 구세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군요. 좀 실망입니다. 올해 나온 소설 '' 내 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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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혼녀 친구들의 생활에 대한 절망적인 묘사, 결혼하고 달라지는 어쩔 수 없는 남존여비적 대화체, 연지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어쩔 수 없는 재결합, 그리고 대안없고 현실적 기반이 결여된 연지의 새출발에 대한 암시는 박완서님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그 분이 어쩔 수 없는 구세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군요. 좀 실망입니다. 올해 나온 소설 '' 내 아내가 결혼했다'' 의 주인공의 일처다부제를 다부지게 주장하는 명랑한 주인공에 비해 너무나도 구태의연하게 결혼생활을 끌고 나가며 살아가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도 구질구질해보이는 것은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일까요. 세상의 모든 이혼녀들이 모두 그렇게 어둡고 절망적이진 않을 것이란 생각은 비현실적인 비판일까요?
o*****y 2006.1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