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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과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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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신사임당의 삶에 대해 두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희생’의 아이콘인 그녀가 부각되는 것이 싫은 마음(남녀의 문제가 아닌, 희생의 강요에 대해 부정적이다)과 동시에 그러한 와중에도 자신이 선 자리에서 굳건히 삶을 일군 ‘강인함’에 대한 존경의 마음. 그래서 초반의 신사임당의 삶을 읽어 내려가며 ‘좋은 쪽’으로 서술된 내용에 대해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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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신사임당의 삶에 대해 두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희생의 아이콘인 그녀가 부각되는 것이 싫은 마음(남녀의 문제가 아닌, 희생의 강요에 대해 부정적이다)과 동시에 그러한 와중에도 자신이 선 자리에서 굳건히 삶을 일군 강인함에 대한 존경의 마음. 그래서 초반의 신사임당의 삶을 읽어 내려가며 좋은 쪽으로 서술된 내용에 대해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신사임당의 마음과 상담의 바탕은 희생일 텐데, 상담자에게 혹은 교육자에게 희생을 권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책을 읽는 것과 별개로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평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그곳이기에 복잡했던 것 같다. 다행히 뒤에 이어지는 상담의 내용은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내용들이 들어 있어 가슴을 쓸어 내렸다. 고전에서 상담 지식 추출하기를 읽으며 느꼈던 것처럼, 과거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속에서 지금, 여기에 맞고 필요한 내용들을 마음껏 선택하고 재량껏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읽기 편했던 책이었다. 마치 교실에서 내가 학생이 되어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이해하기 위한 바탕으로 신사임당의 삶을 살펴주는 초반부를 지나 그 삶 속에서 원리를 찾고, 동양철학에서 상담의 시작점을 찾은 후 입지 상담, 따스한 품 상담, 가족상담, 인내평 상담의 4가지 상담을 제시하고 있다. 고전에서 상담 지식 추출하기의 차례를 따라가고 있으며, 그 서술하는 방식이 쉽고 따뜻한 느낌마저 들어 선생님이 썼구나 싶었다. 비단 이 책 뿐 아니라 다산과 상담부터는 선생님이 쓴 글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상담과 교육이 다르지 않음은 익히 알고 있고 이해하는 부분이었지만, 확실히 상담자는 모두 교육자로, 공간은 교실로 바꾸어 상담자-청담자의 관계를, 교사-학생의 관계로 바꾸어 읽어도 무방할 정도로 교육과 학생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들이 이어졌다. 이 책 또한 그러했다. 예전의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이었다면, 지금의 학교는 가정의 역할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 그것이 좋든 싫든, 학교는 학생의 안전과 인성,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에 깊은 관여를 하게 되었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동양상담 시리즈는 교사들이 꼭 읽어야 할 부분이며, 특히 이 신사임당과 상담은 가정의 역할을 공유한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이고, 어떻게 학생을 바라보고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좋은 도움서가 된다.

 

개인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자신의 삶의 원칙을 정하고, 삶의 목표를 세워 삶을 꾸려 가는 (112) ‘입지 상담’, 공감과 수용을 기반으로 따뜻한 모성을 통해 어머니의 품 속에서 자신의 아픔을 되돌아보는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여 청담자의 성장을 돕는(127) ‘따뜻한 품 상담’,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입장에서 사람들과 대화하였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깨닫도록 하는 인내평 상담’, 가족 구성원 내에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족 구성원의 상호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하도록 돕는 상담가의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는 가족 상담4가지 신사임당의 상담 방법은 모두 현대에서, 특히 교실 속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신사임당의 상담은 지나치게 상담자 개인의 능력치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 신사임당에게 우리 현대 사회가 부여한 희생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생기는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신사임당 개인의 능력치에 기대는 것과 동시에 뛰어난 능력을 넘어서는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 같아 아쉬웠다.(재능을 그저 발휘하는 것을 희생이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상담자와 청담자가 평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상담임에도, 신사임당이라는 사람 자체의 능력치가 뛰어나고, 그것을 더 넘어서는 인고와 희생이 있었기에, 그녀의 상담에서의 상담자의 역할, 모습 역시 굉장히 높은 능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학생의 인성교육이나 현대의 문제들이 상담자, 혹은 교사 개인의 능력치로만 변화될 수 없음을 알기에 더더욱 아쉬웠다. 이는 신사임당과 상담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기보다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이 일어나는 현실에서 이를 위한 해결책은 찾기 힘들거나, 혹은 실현하기 힘든데,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나의 자리에서 신사임당과 같은 상담자가 되는 방법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느끼는 좌절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신사임당의 상담이 정말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현대에 필요하다는 것이 슬펐다. 교사나 부모는 분명 희생이 필요하다. 그러니 신사임당의 삶과 상담은 분명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이 행복하고,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믿고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은 나에게 신사임당에게 쓰인 희생이라는 이미지와, 또 개인의 능력치와 노력에 기대는 상담의 방법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YES마니아 : 로얄 y*******n 2019.05.3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