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만화는 우량도서라 평하기엔 여러모로 문제점이 많은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살인부터 시작해, 매춘, 마약, 남색까지 나오는 이 만화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 깊다. 이 애정은 아마도 이 만화의 아름다움에 기인한것이 아닌가 싶다.
이 만화는 유키 카오리님의 탐미적인 그림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준다. 그리고 내용 또한 이야기의 영원한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이 남색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것임은 자명하다 하겠다. 그러나 난 남색이라는것 때문에 이 만화가 평가 절하되는것은 원치 않는다. 남색또한 사랑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인류사의 위대한 철인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소크라테스도 사실은 어린 소년을 사랑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 뿐만 아니라 인류사의 위대한 위인들의 다수가 동성애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저명한 신화학자인 이윤기님은 인류가 적정나이의 이성끼리 사랑을 하는 관습이 만들어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에는 동성애뿐만이 아닌 수간과 새디즘 메저키즘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상 이성간의 사랑은 요즘시대의 주류문화이지 그것이 절대적인것은 아닌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와든 사랑 할 수 있는것이 아닌가?
또 이 만화가 표현법으로 남색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 순정만화, 즉 소녀를 대상으로 한 만화이기 때문일 것이다.(물론 작가가 남색을 좋아해서 이 표현법을 선택한 것 일수도 있다.) 이 만화는 왜 사람들이 몸을 섞어가면서 쾌락을 나누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있다. 사견이긴 하지만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연히 그와 몸을 나누고 싶어할 것이라 본다. 사람은 감각을 통해서 외부세계를 느끼고 지각해 인식하게 된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중에 누군가에 대해서 시각과 청각의 감각은 충족 시킬수 있다. 그럼 남은 감각은 후각과 미각,촉각이다. 사실상 사람의 후각은 그리 발달되어있지 않기에 후각을 통한 대상의 인식의 충족은 어려움이 많다. 이는 미각도 마찬가지다.(사견이지만 키스가 사랑을 상징하는 행위인것은 아마도 우리의 5감 모두를 가장 크게 충족시킬수 있는 행위이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대상을 더욱더 확실하게 인식하기 위해 남은 감각은 촉감이 된다. 또한 인식의 강렬함은 그 감각을 느끼는 강렬함과도 직결된다. 그리하여 섹스는 단순히 생식과 쾌락만을 목적으로 하는것이 아닌 상대를 더 강렬히 느끼기 위한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이 만화는 표현방법으로 굳이 남색을 선택했는가? 그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여성은 임신이라던가 처녀성같은 것을 이유로 사회 구조적,인식적 측면에서 남성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그것은 남성은 여성을 '따먹었다'라고 표현하는데 반해 여성은 남성에게 '당했다'라는 표현을 쓰는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즉 여성은 성적인 면에 있어서 피해자의 입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요즘에 이르러 이런 인식은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런 의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여성의 피해 의식을 건드리지 않고 여성에게 성적 만족을 주기 위해 남색이라는 코드를 사용한것으로 보인다. 즉 남색이란 여성들의 포르노라고 할 수 잇는것이다.
구구절절 말이 많았지만 결론은 이 만화는 한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다. 비록 삐뚤어지고 과거의 상처를 가슴속에 하나씩 끌어안고 괴로워 하고있지만 그래서 로렌스와 에이드리언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서로에게 하나의 구원이 될 수 있는것이다. 남색이라는 것에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 만화를 본다면 이 만화는 당신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이걸 더럽다고...했었지. 그 말이 맞을지 몰라. 하지만...그런데도 사람은 왜 이런 짓까지 해서 쾌락을 나누려 할까?
사람은 누구라도 자신의 영혼과 닮은걸 찾아다니지만,그건 찾는다고 발견되는게 아니니까...사람은 두개의 몸을 억지로라도 하나로 연결하려는거야.짧은 시간이라도 마음을 나눠 흡수하고 싶어. 그게 아무리 돈으로 산 하룻밤의 꿈이라 해도 말야. 그건 무척 웃기고, 또한 너무나 슬퍼서 부자연스럽지만...너무 싫고,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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