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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대화편들 가운데 널리 읽히는, 플라톤을 얘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대화편들의 텍스트를 묶은 책이다. 『향연』(1), 『프로타고라스』(1), 『소크라테스 변론』(2), 『파이돈』(2), 『국가』(1), 『파이드로스』(1)까지. 모두 6개 대화편에서 엄선하여 수록한 텍스트는 8개이다. 플라톤의 저작들을 '(문학)작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철학 분야의 저작인 것은 분명하고, 전공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정독도 싶지 않은데, 한 걸음 더 들어가는 필사를 위한 책이라니,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너무 길지 않은 분량으로 완결성을 갖춘 유명한 시선집들인 필사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만큼 유려한 문장, 직접 쓰면서 말맛을 느낄 수 있는 텍스트라야 필사하는 동기부여가 가능할 것이다. 상식이다. 우리말 시들이나 정평이 난 단편소설(대하소설 필사도 하지만)들을 수록한 필사책 기획이 편자에게도 독자에게도 '안정'적이다. 그런데 번역에다 철학적 사유를 담은 텍스트를 손글씨로 쓰면서 읽자고 한다. 파격적이며, 실험적인 제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정평이 난 천병희의 원전번역이기에 가능하다. 또한 문학작품을 읽듯 플라톤이 술술 읽히는 번역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기왕에 펴낸 대화편들 중 '빛나는' 대목들을 필사까지 해보자고 제안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의 필사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제안 하나. 텍스트는 소크라테스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향연』(일명 에로스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플라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3,4번째 수록된 『소크라테스 변론』의 두 텍스트부터 필사하라고 권한다. 플라톤의 대화편 독서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변론'은 가장 먼저 권하는 책이기도 하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아름다운 연설(변론)에 곧바로 빠져들 수 있다.
사찰의 대웅전 바깥 벽에 그려진 벽화, 심우도(尋牛圖) 가운데 첫번째 벽화인 <심우尋牛>, 동자가 소를 찾아 나서는 장면. 소는 곧 내 마음, 나 자신 또는 어떤 목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아는 것'(아래 첫 인용문과 비교),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와 맥락이 닿아 있다.
"사람들은 죽음이 인간에게 최대 불행이라는 것을 아는 양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이런 무지야말로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무지가 아니겠습니까?"(73면) "내가 대화를 통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캐묻곤 하던, 여러분이 들었던 그런 주제들에 관해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선이며, 캐묻지 않은 삶은 인간에게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내 말을 더더욱 믿지 않을 것입니다."(95면) "하지만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죽으러가고, 여러분은 살러 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운명을 향해 가는 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108면)
몇 군데 뽑아 보았다. 널리 인용되는 '변론'의 명문들이다. 『국가』 의 경우도, 유명한 '동굴의 비유' 부분을 고스란히 수록했다. 그동안 우리 독자들이 플라톤의 '국가'가 가진 면면 가운데 놓친 부분이 있음을 '동굴의 비유'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플라톤은 결코 이상만을 떠들고 있지 않다. 왜 국가는 교육을 하는가, 교육을 받은 사람이 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가, 실천철학이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 플라톤 번역의 한계는 (플라톤 철학의) 인식의 한계였던 셈이다.
필사할 꺼리(텍스트)를 선별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나무들을 보는 데만 집중하여 숲 전체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이미 플라톤의 대화편들을 숙독한 이들이 다시금 유명한 구절들을 환기하는 방법으로 필사하도록 제안할 것인가, 플라톤의 대화편들 세계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할 것인가? 자주 인용되고 따로 메모하고 싶은 그런 보석같은 말들이 어떻게 어디에 박혀 있는지, 전후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텍스트를 최대한 살려 수록했다는 점이 이 필사책의 미덕이 아닐까. |
![]() ![]() ![]()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이 너무 단조롭고 가벼워 뭔가 허전함이 느껴질 때 우리는 고전을 찾는다. 옛사람들은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갔는지.. 이런 궁금증들로 인해 찾은 이 책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어가며 손으로 한줄 한줄 써내려가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아울러 뒷장으로 가면 메모 할 수 있는 여백도 있어 다이어리로 활용하는데 손색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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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시대이다. 너무나 많은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글을 읽는 다는 것은 더더욱 힘이 든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넘기기 때문인데, 필사다이어리 북을 통해 글을 써가며 읽고 생각하며 사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넉넉해진다.
필사를 위해 아껴 두었던 빨간색 만년필도 개봉을 하였다. 두번째 장은 연필로 써 보았는데 느낌이 새롭다.
지혜롭지 못한 건 무지한가요? 지혜와 무지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 '옳은 의견을 가졌지만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 특별한 사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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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는 일반적으로 어려운 단어와 난해한 문장으로 읽기 힘들다. 이 책이 풀어쓴 책은 아니지만 철학서 그대로를 필사하며 자신의 생각을 통해 해석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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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분 곁에 있을 때 묘한 느낌이 들었다. 친구의 임종을 지켜보면서도 연민의 정이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그분께서는 태도로나 말씀으로나 내게는 행복해 보였다. 그분게서는 그렇게 두려움 없이 고상하게 생을 마감하셨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서 저승으로 가는 동안에도 신의 가호를 받겠지만, 저승에 도착해서도 누군가 그런 적이 있다면 잘 지내실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