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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희망의 대서사시-지혜의 일곱기둥3
"자유와 희망의 대서사시-지혜의 일곱기둥3" 내용보기
"이미 우리 행렬 안에서만도 불구대천의 원수들이 수백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런 불화들은 파이살의 평화 제안에 의해서 간신히 보류되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을 계속 활동하게 하고 불같은 성질을 지닌 이들을 제각기 다른 영역에 배치하고, 우리의 명령이 그들간의 질투심보다 더 중시될 수 있도록 기회와 임무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는 것, 이 모든 일들이 지독하게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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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우리 행렬 안에서만도 불구대천의 원수들이 수백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런 불화들은 파이살의 평화 제안에 의해서 간신히 보류되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을 계속 활동하게 하고 불같은 성질을 지닌 이들을 제각기 다른 영역에 배치하고, 우리의 명령이 그들간의 질투심보다 더 중시될 수 있도록 기회와 임무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는 것, 이 모든 일들이 지독하게 힘들었다."

 

  아랍의 사막은 수많은 부족들이 각자 자신의 정해진 영토안에서 산다. 생존의 극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때로는 다른 부족들과 전쟁을 불사해야 할 때도 많은데 그래서 그들은 아랍독립운동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서로가 서로의 원수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그들을 하나로 모아 아랍독립운동을 이끌어 가는 것은 파이살이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로렌스는 그런 파이살을 측면 지원하면서 아랍인들의 자존심을 세우고 목적을 달성하고자 노력했다.

 

  로렌스는 전쟁을 치르는 동안 끊임없이 회의한다.

"나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대의를 위해 나의 인생을 바치는 것을 영웅적인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의 영웅적인 이미지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것은 영혼을 도둑질하는 일이었다." 그는 아랍의 독립전쟁을 도우는 입장이면서도 그보다는 먼저 영국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영국 군인이었다. 강대국들을 제국주의적 논리에 따라 자칫하면 아랍인들을 이용하고 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로렌스는 그런 자신의 이중적인 위치 때문에 사막 위에서 끝없이 번민한다. 그러나 그는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마스쿠스를 탈환하여 아랍인들을 터키로터 해방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를 움직인 것은 꿈이다. "나는 낮에 꿈을 꾸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꿈을 향해 행동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가 꾼 꿈은 바로 아랍의 독립이다. 자치적으로 아랍을 운영해 갈 수 있는 아랍인들의 나라, 그가 꾼 꿈은 바로 그것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웠던 것은 바로 지도였다. 내용에 따라 아랍의 지도를 책에 넣어줬으면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이다. 낯선 지명을 따라 가는 것은 눈 감고 길을 가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책을 읽고자 했던 원래의 목적인 아랍의 이해는 어느 정도 이루었다. 아랍이라는 땅은 사막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추위와 더위가 혼재하고, 곤충과 부족한 식량때문에 극한 삶의 투쟁을 이어 가는 공간이다. 그러나 그 사막 곳곳에는 그 환경에 맞는 생존법을 택한 수많은 부족들이 살아간다. 그 부족들의 중심 공간은 우물이고, 그 우물을 소유한 이가 그 부족의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인간의 품위라는 것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했다. 사막의 전쟁터라는 극한 공간에서 품위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로렌스는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것은 정직하고 신의적이며 타인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씩은 터키 패잔병을 살려 주기도 한다. 그들도 결국은 그 전쟁에 희생된 불쌍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남는 것은 결국 인간의 품위이다. 품위 있게 산다는 것은 결국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다. 인간이 낙타나 당나귀가 아닌 인간인 이유는 바로 존엄성 때문이다. 그 존엄성을 상실해 버린 순간 인간은 바로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로 변질되어 버린다. 이 좋은 세상, 이 무한한 가능성의 세상에서 내가 잃어버린 품위는 어떤 것이었을까.



h******0 2014.03.13. 신고 공감 0 댓글 0